김선경(Claire Kim) 展

 

Fictional Veracity 허구적 진실성

 

After school fishing_oil on canvas_190.0×130.0cm_2024

 

 

갤러리 도스

 

2025. 3. 12(수) ▶ 2025. 3. 18(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02 737-4678

 

https://gallerydos.com

 

 

인형의 집 III_oil on canvas_97.0x162.2cm_2025

 

 

나의 상상력의 한계는 다른 차원의 세계,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공간과 사물이 얽힌 장면을 떠올리는 것을 방해한다. 그러한 초현실적 세계보다는 일상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작은 호기심에 집중한다. 예컨대 옆자리에서 점심을 먹는 소녀의 미래, 행복해 보이는 연인이 함께할 저녁 메뉴, 혹은 발견하지 못한 복선을 추리해보거나 소망 섞인 미래를 꿈꾸는 것과 같이 나의 상상은 일상의 틈새에서 피어나는 소박한 기대와 설렘을 찾아간다. 이러한 상상의 시퀀스는 영화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하고, 때로는 담백한 소설의 한 페이지처럼 일상적이기도 하다.

성장 과정에서 마주한 수많은 이미지와 이야기들은 기억 속에서 뒤섞이며 나만의 네러티브를 만들어냈다. 새로운 이야기인지, 많은 경험이 엮인 클리쉐 덩어리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서사의 한 장면은 본인의 문화적 배경을 알레고리 삼아 만화의 한 컷 혹은 그림책의 삽화처럼 재탄생 되었다. 나의 회화는 순간의 정지된 이야기지만, 그 안에는 무수한 이야기의 연속성과 서사적 깊이가 흐르고 있다. 유년 시절 자아를 투영시킨 인형놀이나 한정된 공간을 본인의 우상으로 채웠던 청소년기의 기억 속에는 상상과 현실이 혼재해 있었고 이러한 경험은 성인이 되어 디지털, 지면, 스크린 속 가상의 세계와 현실 사이에서 미묘한 불균형과 긴장을 만들어 냈다. 허구가 때로는 진실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으며, 이상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그러한 허구가 사회적 관습, 미디어, 자본주의적 논리에 길들여진 채 무의식적으로 주입된 환상이 아닐까 하는 의문을 던져보곤 한다. 결국 현대인은 사회적 역할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인형’이 되어가는 것은 아닌지 자문하며, 나만의 시각 언어로 이 질문을 캔버스 위에서 탐구한다.

또한 이 회화적 장면들이 단순히 시각적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너머에 숨겨진 경험과 감정, 남겨진 향수, 그리고 상상으로부터 파생된 환상에 이르기까지 관객이 자신만의 서사를 불러일으키는 촉매가 되기를 바란다. 필터링된 색채와 서정적 구성을 통해 관객은 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공감과 해석의 여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나는 회화가 그 여정의 연결고리가 되길 희망하며 시간과 기억의 층위를 넘나드는 상상의 세계를 캔버스 위에 펼쳐보았다.

 

 

D&B Today_oil on linen_85.0x115.0cm_2024

 

 

우리라는 허구 (중 일부)_oil on canvas_193.9x130.3cm_2025

 

 

The way we were_oil on canvas_168.0x138.0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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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312-김선경(Claire Kim)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