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주 展

 

내가 만든 집에서 모두 함께 노래를 합시다

 

생각이 많은 밤_116.8x91.8cm_oil on canvas_2025

 

 

코소공간

 

2025. 3. 5(수) ▶ 2025. 3. 23(일)

서울특별시 중구 창경궁로5길 32, 3층

 

https://cosocoso.kr/home

 

 

어떠한 고통이 온다하여도_53x45.5cm_oil on canvas_2025

 

 

작업실을 이사하던 날, 천장에 등을 달기 위해 작업대에 올라섰다.
그때, 발밑이 흔들리며 나는 허공에 떠오른 듯했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았지만, 순식간에 바닥으로 추락했다.
날카로운 파편들이 살을 파고들었고, 피가 흘렀다.
침착하려 했지만, 피를 많이 흘려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
구급대원들은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봤지만, 의료파업으로 인해 찾기 힘들었다.
그 순간, 수많은 생각들이 머리를 스쳤고, 결국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여러 곳에 연락을 돌리다가 수술이 가능하다는 병원을 찾게 되었고, 수술에 들어갔다.
2시간 정도의 수술을 마친 후 병실로 돌아오니, 가족과 친구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실에서 느꼈던 추위가 그들의 따뜻한 시선으로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제야 나는 살아 있음을 실감했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날 이후, 나는 무너졌다. 몸도, 마음도.
손끝에 스며들던 감각들이 점차 멀어졌고, 세상은 점점 희미해졌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질문이 나를 깊은 어둠 속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도 나를 일으켜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의 따뜻한 격려가 나를 감싸며, 조용한 위로가 되었다.
내가 그려온 인물들은 언제나 불완전했다.
그들은 삶의 불확실함 속에서 방황하고, 때로는 쓰러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들은 자신들만의 빛을 품고 있었다.
나도 무너졌지만, 이 사고를 통해 이전의 나를 떠나보내고, 다시 태어났다.
이제 나는 이전보다 더 단단한 마음과 더 넓어진 시선으로 어둠 속에서도 몸과 마음을 일으켜 나아간다.
불확실함 속에서도 찬란한 빛을 찾아서.

 

 

자신의 빛을 건네는 사람_90x72.7cm_oil on canvas_2025

 

 

전시전경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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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305-유형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