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나 展

사라지는 목소리

Lost voice

TINC(디스이즈낫어처치)

2025. 3. 5(수) ▶ 2025. 3. 9(일)

서울특별시 성북구 삼선동4가 37 (구)명성교회

https://www.instagram.com/this_is_not_a_church

소멸과 기록, 존재와 부재는 언제나 함께한다.

이번 전시는 우리의 이기심 속에서 버려지고, 목소리를 잃어가는 존재들을 조명한다. 나는 소멸과 복원의 이중적 방식(물리적 소멸과 디지털 아카이브, 홀로그램)을 통해 그들의 흔적을 되찾고자 한다.

소멸하는 형상은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과 망각, 시간의 유한성을 드러내는 장치이다. 흙, 설탕, 초콜릿과 같은 소멸하는 재료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덧없고 쉽게 지워지는지를 시각적으로 환기한다. 그러나 이 과정을 기록하는 작업은 단순한 보존이 아니라, 잊히지 않기 위한 저항이다. 발터 벤야민은 “억압받은 자”들에게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해방의 한 방식이라고 말했다. 나는 소멸하는 존재들을 기억하는 행위가 그들을 구원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탐구한다.

홀로그램 기법은 소멸한 존재들의 부재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우리는 사라진 이들을 되찾으려 하지만, 결국 홀로그램은 빛과 픽셀로 이루어진 ‘가짜 재현’에 불과하다. 이 작업은 기억과 기록 사이의 간극을 드러내며, 우리가 사라진 존재들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번 전시는 소멸하는 것들을 붙잡으려는 시도이자, 사라짐을 기억하는 방식이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잊혀지는가?

-작가 노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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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305-이한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