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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테이스트 展
The After Taste
애프터 테이스트 고니, 손민석, 유동희, 이가영, 이수빈, 임현지, 조현민

갤러리 소소
2025. 2. 28(금) ▶ 2025. 4. 11(금)
서울특별시 중구 청계천로 172-1, 4-5층 | T.031-949-8154
www.gallerysoso.com

고니 作_가라앉는 파랑 Sinking blue, 2024_watercolor, colored pencil, pencil on canvas_72.7x90.9cm
2월 28일, 갤러리 소소는 서울 전시관 더 소소에서 2025년 첫 기획전 《애프터 테이스트》를 개최한다. 도시 풍경으로 잘 알려진 노충현 작가와 갤러리 소소가 공동 기획을 맡은 이번 전시는 젊은 작가 7인 고니, 손민석, 유동희, 이가영, 이수빈, 임현지, 조현민이 참여한다.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마들렌 과자를 차에 적셔 먹는 순간 잊고 있던 과거의 기억이 물밀듯 떠오르는 강렬한 경험을 한다. 이 작은 과자의 맛과 향은 단순한 미각적 자극을 넘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개인적이고 감각적인 기억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오늘날에도 ‘맛’은 단순히 음식을 즐기는 행위를 넘어, 우리의 감각과 경험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동한다. 이처럼 ‘맛’이 남긴 감각은 미각에 국한되지 않고 시각, 촉각, 그리고 심리적 여운으로 확장되며, 우리의 삶 깊숙이 자리 잡는다.
전시 제목 《애프터 테이스트》는 ‘뒷맛’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대 회화에서 감각, 기억, 그리고 관계를 탐구하는 젊은 일곱 작가의 작업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작품 속에 색감, 질감, 분위기를 엮어내며, 관람객으로 하여금 잊고 있던 기억을 재발견하도록 이끈다. 노충현 기획자는 “빠르게 소비되고 잊히는 디지털 화면과 달리, 회화의 물질성은 손으로 만든 흔적과 화면의 질감을 통해 관람객을 실재의 세계로 되돌린다.”고 밝힌다.
고니 작가는 성실히 퇴적되는 것들에 주목한다. 캔버스 위에 수채물감을 떨어뜨리고, 그 위를 연필과 색연필, 그리고 다시 물감으로 거듭 쌓아 나가는 방식을 통해 그녀는 캔버스 위, 특유의 질감을 형성해낸다. 손민석 작가는 인물과 사물의 윤곽선을 흐리게 처리하여 사물을 둘러싼 풍경과의 교류에 집중한다. 객체 간 경계가 흐려진 화면 속에서 사물은 생명력을 내뿜으며 또 다른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유동희 작가는 휘발되는 순간과 낯선 환경이 주는 이질적인 감각을 포착한다. 에너지를 발산하고는 이내 사라져버릴 자동차 헤드라이트나 가로등 불빛은 작가가 캔버스 위에 그려낸 낯선 도시 풍경과 함께 기억 속에 각인된다. 이가영 작가는 공상 속 형상들을 통해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탐구한다. 무의식적으로 선택한 색채를 아크릴판 위에 미끄러트림으로써 그녀는 불안정하고 신비로운 세계를 표현해낸다. 이수빈 작가는 젯소와 모델링 페이스트를 혼합한 그라운드를 바탕으로 물감을 두껍게 쌓아올린다. 그 결과, 기계와 유기체가 혼합된 미래는 먼 과거의 벽화와 같은 외양으로 박제되며 유물을 더듬는 것 같은 감각을 유도한다. 임현지 작가는 그녀 주변을 채운 조명, 물건, 음악, 그리고 얼굴들을 조각 내고 뒤섞어 두껍고 퇴폐적인 화면을 구성한다. 그러나 여러 사물이 늘어진 화면을 보고 있으면, 피식하고 조소가 터진다. 조현민 작가는 투명도를 높인 물감을 겹겹이 쌓는 방식을 채택한다. 씨실과 날실을 엮어가는 직조 과정과 닮은 그의 작품은 캔버스 천의 질감을 드러내 보인다.
전시에 참여하는 일곱 작가들은 저마다의 삶에서 맛본 삶의 단면과 그것에 남긴 뒷맛을 회화를 통해 재구성한다. 각자의 시선, 이를 담은 맛을 그려낸 전시 《애프터 테이스트》는 4월 11일까지 을지로 청계천의 더 소소에서 진행된다.

손민석 作_바닥의 하늘 sky of floor, 2024_oil on canvas_227.3x181.8cm

유동희 作_Queens, 2021_oil on canvas_53x41cm

이가영 作_Jikimi, 2024_oil on canvas_21.2x34.8cm

이수빈 作_Forgotten bones, 2025_oil on canvas_132x195cm

임현지 作_Dinner table, 2023-24_oil on canvas_130.3x97cm

조현민 作_YAMAHA, 2024_oil on canvas_80.3x1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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