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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란 展
곤히 자는 너에게 이불을: 불확실한 미래를 긍정적으로 마주하는 법
로비에서_oil on canvas_100x80.3cm_2025
GALLERY DOS
2025. 2. 12(수) ▶ 2025. 2. 18(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02-737-4678
마지막은 봄으로 해요_oil on canvas_162.2x130.3cm_2024
미래를 향한 긍정
최서원 /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누구나 어른으로 살아가기 위한 어린 시절을 거치기 마련이다. 유년기에 경험했던 대부분의 추억은 지금의 우리가 감내해야 하는 것들보다는 다소 미성숙하고 자유로웠을지 모른다. 현실에 본격적으로 부딪히면서 오래전 꿈꾸었던 일들이 멀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여전히 아이였을 때 간직한 소망은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한다. 강유란 작가는 그 기억에서 몸을 숨기고 보호하고자 찾았던 이불과 책상, 또는 방 안의 새로운 은신처와 같은 소재를 이용하여 우리가 이러한 행위를 하면서 느꼈던 감각 너머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어렸을 때 나 혼자 혹은 동생, 친구들과 좁디좁은 공간을 직접 만들고 안에 들어가 무한한 상상력을 주고받았던 감정은 현재의 순간에도 많은 이들에게 유대감을 형성하며 깊은 교류로 이어진다. 작가는 과거의 즐거웠던 추억에 잠시 기대는 것이 아닌 앞으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서 작품을 통해 아울러 포용하고자 한다.
봄.봄.봄_oil on canvas_65.1x53.0cm_2025
작품은 분명 눈으로 드러나지만 현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장면이 담겨 있다. 아늑한 실내 풍경이지만 어디인지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없는 장소, 들판 저 너머로 까마득히 작게 보이는 사람 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현장에 실재하는 것 같은 편안한 정서를 안겨준다. 작가는 추정되지 않는 미지의 지점을 화면의 전체와 부분으로 공유하면서 낯설지만 낯설지 않은 감각을 재현하고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물건이나 환경은 작업에서 일반적인 익숙함을 포함하는 동시에 독창적인 화면으로 전환한다. 작품 속 공간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기에 예상하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어릴 적 자신을 위협으로부터 하염없이 지켜줄 것만 같았던 곳들은 다양한 시각적 형태로 병치되어 외부의 세계에서 어떤 양상으로 펼쳐질지 가늠할 수 없는 무의식적 불안함과 설렘을 간접적으로 내포한다. 밀도 있는 양감과 색채는 몽환적인 이미지를 한층 더 자욱한 정경으로 인도하며 예측 불허한 앞날에 대한 막연하고도 아득한 감정을 가감 없이 노출한다. 마냥 두렵지만도, 마냥 낙천적이지만도 않은 미묘한 심리를 포착하여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들은 신선하고 흥미로운 감각을 일깨운다. 작가는 세월이 실어다 주는 흐름에 가만히 적응하기보다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려 애쓰면서 주변 이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불어넣는다. 나아가 작품 앞에 서서 다가올 일을 대하는 자세를 생각하고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 서로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한다.
Plant_oil on canvas_90.9x65.1cm_2025
당근 집_oil on canvas_22.7x15.8cm_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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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50212-강유란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