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채 展

 

LACUNA : Pieces of Memories

라쿠나 : 기억의 조각들

 

 

 

마루아트센터

3층 3관, 4관

 

2025. 2. 5(수) ▶ 2025. 2. 17(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35-4 | T.02-2223-2533

 

https://maruartcenter.co.kr/default/index.php

 

 

보이는 것은 전부 브레이크 등 07, 2025_oil monotype on paper_132x95.5cm

 

 

모노타이프 기법은 미끄러운 아크릴 판에 그려진 이미지를 프레스기로 눌러 찍어내는 과정을 가진다. 이때 이미지는 반전되고, 물감의 안료는 압력에 의해 밀리거나 부서지고 탈락하면서 동시에 고정된다. 이 과정은 기억이 새로운 기억으로 덧입혀지고 사라지는, 경험이 연장되는 흐름과 유사하다. 화면에 생성된 이미지가 압력을 통해 찍혀 나가고, 그 잔상에서 다시 시작되며, 새로운 화면을 덧입히는 과정은 끊임없이 변하는 현실에서의 기억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미지를 고정시키는 지지체인 종이는 단순히 나약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 어떤 화면보다 깊고 단단하게 이미지를 붙잡게 된다. 이는 삶을 지속하는 태도 와도 닮아 있다. 또한, 미끄러운 아크릴 판과 그 위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디지털 화면, 이를테면 핸드폰이나 TV에 띄워지는 셀 수 없이 많은 이미지와 정보를 연상시킨다. 그 화면들이 비춰지는 순간, 스쳐 지나가는 장면들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고, 휘발되는 기억과 순간들을 온 몸으로 대면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이 작업들은 모방하는 이미지의 고유성과 반복 속에서 부유하는 무의식의 공간을 현실로 옮기려는 시도이다. 원본을 없애 나가는 과정은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재 탐색하게 하며, 불안감, 두려움, 기대감, 흥미로움이 얽히면서도 마무리된 후에는 사건에서 적절히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시간을 담은 영상이 한 장의 이미지로 고정된 순간은 이성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필수적인 거리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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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205-신이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