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희 展

 

꾸띠아주, 누아주

 

Space Painting (Peinture Spatiale) 1998_acrylic and oil on canvas_142.5x126.5x7cm

 

 

Gallery Hyundai

 

2025. 2. 5(수) ▶ 2025. 3. 16(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14 | T.02-2287-3500

 

https://www.galleryhyundai.com/main

 

 

Space Painting (Peinture Spatiale) 2009_acrylic on canvas_192x291x10cm

 

 

신성희(1948-2009)의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는 갤러리현대에서 열리는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이다. 1980년대 초반 김창열 화백의 추천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던 작가의 작업실 방문을 인연으로 1988년 오광수와 이일이 에세이를 쓴 도록이 발간되며 갤러리현대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1980년대 당시 신성희는 한국 미술계에서 찾아볼 수 없던 화려한 색채에 ‘종이 뜯어 붙이기’와 ‘뚫린 공간’을 특징을 가진 작업을 통해 자신의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선보였다. 또한, 갤러리현대는 IMF 외환 위기를 겪던 1998-2000년 파리에서 트럭을 빌려 그의 ‘누아주’ 시리즈 신작 수십 점을 싣고 바젤에서 개최되는 아트 바젤 페어에 작품을 출품하면서 3년 연속 완판 기록을 세웠고 현재까지 작가는 물론 그 유족과 소중한 인연을 이어 왔다.

《꾸띠아주, 누아주》는 평면 캔버스 회화의 해체를 통해 사건이 발생하는 장소로서의 다차원적인 공간을 구축하는 회화를 추구하며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 온 한국회화사에서 가장 독창적인 화가로 평가되는 신성희의 작업 세계를 재조명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전시에는 신성희 작업 세계의 정점인 ‘누아주(엮음 회화)’ 시리즈를 중심으로 10년 주기로 작업 세계에 큰 변화가 있었던 작가의 40여 년의 예술 여정을 회고할 수 있는 주요 작품 32점이 소개된다. 특히 그간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1971년 《제2회 한국미술대상전》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공심(空心)〉 3부작(1971)과 더불어 작가 작업의 절정기인 1990년대부터 작고한 해인 2009년까지의 주요 작업들이 이번 전시를 통해서 최초 공개된다. 《한국미술대상전》은 1970년에 김환기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가 대상을 받으며 널리 알려진 공모전이다.

 

 

Interlace (Entrelacs) 1996_acrylic and oil on canvas_50x50x3.5cm

 

 

신성희의 회화 세계는 크게 네 시기 ‘마대 회화(극사실 물성 회화)’ 시리즈(1974-1982), ‘콜라주(구조 공간)’ 시리즈(1983-1992), ‘꾸띠아주(박음 회화)’ 시리즈(1993-1997), ‘누아주(엮음 회화)’ 시리즈(1997-2009)로 분류된다. 실제 마대 위에 마대를 극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마대 위에 얹힌 물감 덩어리로서의 실상과 마대처럼 보이는 허상을 동시에 지각하게 했던 ‘마대 회화’ 시리즈, 과감한 색으로 채색한 판지를 찢어 콜라주 하며 화면을 직조해 간 ‘콜라주’ 시리즈, 채색한 캔버스를 일정한 크기의 띠로 재단하고 그것을 박음질로 이은 ‘꾸띠아주’ 시리즈, 그리고 잘라낸 캔버스 색 띠를 틀이나 지지체에 묶어 유연한 평면과 기하학적 입체 공간의 통합을 이룬 ‘누아주’ 시리즈로 신성희의 작품세계는 확장됐다.

특히 ‘꾸띠아주’와 ‘누아주’ 시리즈는 작가가 완성한 평면 추상을 해체하여 박음질하거나 엮고 꼬는 방식을 통해 캔버스의 2차원 평면을 넘어, 엮이고 꼬이는 사건이 벌어진 3차원의 공간이자 장소로서의 회화로 나아간, 유연하게 확장된 회화 세계를 대표하는 시리즈 작업이다. 2차원 회화의 평면성을 파괴하고 화면에 3차원적 입체와 부피감을 도입한 탈회화적 방법론을 통해 신성희의 ‘꾸띠아주’와 ‘누아주’는 콜라주에 버금가는 회화적 혁명이라고 평가된다..

신성희는 40여 년에 걸친 화업 동안 캔버스 작업에 몰두했다. 2차원의 평면 화면을 1차원적 선으로 완전히 해체하고 해체된 캔버스를 엮어 수직과 수평 차원에서 공명하게 하는, 수많은 사건과 시간이 짜이는 공간으로서의 입체적 회화를 탐구하는 데까지 나아갔다. 재봉질과 엮기를 통해 구축된 회화적 공간은 20세기 예술가들의 화풍 유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중요한 진전을 보여준다. 그의 회화는 깊이 한국적이면서도 대담하게 서구적이며, 이러한 맥락에서 독자적이고 또 독보적이라 할 수 있다.

 

 

Tremor of the Surface (Tremblement de Surface) 1996_acrylic and oil on canvas_91x 77x4.5cm

 

 

Tremor of the Surface (Tremblement de Surface) 1995_acrylic on canvas_72.5x53x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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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50205-신성희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