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하 展

 

사랑 죽음 그리고 노스탤지어

Love Death and Nostalgia

 

I love you_Video 07:40_2024

 

 

지하 1층

 

2024. 11. 7(목) ▶ 2024. 11. 17(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18 | T.02-720-5114

 

www.kumhomuseum.com

 

 

Meanwhile across roads_Video 03:29_2024

 

 

인간의 본질, 나는 그것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인류사를 고찰하며 사색을 통해 얻은 나의 결론이며 작품을 통해서도 이야기해온 작업의 주제이기도 하다,인간은 신이 창조한 피조물들 중에 특별히 그의 영광과 사랑을 나누기 위해 만들어진 축복받은 존재였다. 아담과 이브의 선악과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며 아마도 우리는 지금쯤 에덴동산을 거닐며, 이 세상에서는 알 수 없는 천상의 평안함을 누리며 살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들은 금단의 열매를 따먹고 용서를 구하기는 커녕 신에게 비겁한 변명과 원망만을 늘어놓고 서로를 배신하는 어리석음으로 에덴동산에서 쫓겨나야 했다. (솔직히 나는 그들이 에덴동산에서 쫓겨 났다기 보다는 그 영광을 누릴 자격을 스스로 상실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Ghost_Oh! my sweetheart_Video 02:12_2024

 

 

이러한 사랑의 배신과 아픔을 경험하고 이 세상에서 고달픈 삶을 살게 된 아담과 이브, 그리고 그들의 자손인 우리는 결국에는 죽음이라는 두려움을 맞이할 수 밖에 없는 저주스러운 운명을 지니게 된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우리들의 운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리가 느꼈던 완전한 사랑, 천상에서 누렸던 영광에 대한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신은 아담과 이브를 쫓아낼 때 그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완전히 버리신 것은 아닌 것 같다. 우리 중 누군가는 여전히 에덴동산에서 누렸던 완전한 사랑을 갈구하고 죽을 때는 천상의 영광을 회상하면 죽음의 공포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니까

 

 

Beyond love & death_Video 04:55_2024

 

 

나는 이러한 천상에 대한 기억을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공통의 노스탤지어라고 말하고 싶다. 노스탤지어, 그 느낌을 가장 잘 표현하는 미디어는 지금 현재는 기록매체인 사진 영상일 것이다. 그 이미지 속에는 과거와 현재,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함께 공존하며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들을 끊임없이 기억의 블랙홀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나는 이 매혹적인 매체의 셔터를 알 수 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수없이 눌러 댔다. 그것은 신중하게 목표물을 조준하여 수확물을 얻는 사냥꾼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세상을 향해 무작위로 난사하며 우연히 얻게 될 기억의 파편들을 즐기려는 통제불능한 자의 모습에 가까왔다.  이렇게 얻게 된 일상의 조각들, 나는 이것들을 모아 의식의 흐름에 따라 다시 엮어서 또 하나의 세상 이미지로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이 또 하나의 보여지는 세상속에서 보이지 않는 인간의 본질을 우리가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ternity_Video 01:37:55_2024

 

 

I believe the essence of humanity is love.

This conclusion comes from long contemplation and reflection on human history, and it is also the central theme I have explored through my works. Among all the creatures God created, humanity was specially blessed, made to share in His glory and love. Had the incident with the forbidden fruit in the Garden of Eden never occurred, perhaps we would still be walking in Eden, enjoying an otherworldly peace unknown in this world. Unfortunately, however, Adam and Eve ate the forbidden fruit, and instead of seeking forgiveness, they foolishly made cowardly excuses, blamed God, and betrayed each other. As a result, they were banished from Eden. (I wonder if they have lost themselves to the glory, rather than being kicked out of the Garden of Eden)

 

 

Death valley_Video 13:40_2024

 

 

Having experienced betrayal in love and its resulting pain, Adam and Eve, and we, their descendants, have come to live hard lives on this earth, ultimately facing the cursed fate of death. Yet, our destiny does not end there. We have memories of the perfect love and glory we once experienced in heaven. When God cast Adam and Eve out of Eden, it seems He did not completely abandon His love for humanity. Some of us still long for the perfect love we once enjoyed in Eden, and the memory of heavenly glory gives us the strength to overcome the fear of death.

 

 

Empty_Video 11:11_2024

 

 

I would like to call this memory of heaven a shared nostalgia that we all carry. Nostalgia—this feeling, I believe, is best expressed through today’s media of photography and video. Within those images, the past and the present, the visible and the invisible coexist, drawing us endlessly into the black hole of memory. I have, almost uncontrollably, pressed the shutter of this captivating medium, driven by an unknown desire. Rather than being like a hunter carefully aiming for his target, I felt more like someone firing randomly into the world, enjoying the fragments of memory I happened to capture. These pieces of everyday life that I collected, I stitched together according to the flow of consciousness to create yet another image of the world. And in this new visible world, I hope we can glimpse the invisible essence of  humanity.

 

 

Ghost_Missing persons_Video 06:05_2024

 

 

 

 

 
 

노정하

 

노정하는 그동안 자화상과 핀홀카메라 시리즈를 통해 ‘인간의 본질’과 ‘공간에 흐르는 에너지’에 주목하고 있는 사진 작업들을 보여줬는데, 이번 전시 또한 영상 작품들이지만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공간속 에너지, 이는 인류가 쌓아온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들의 축척물로 인류 공통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게 되며, 이것은 인간의 운명적 본질과 연결지어 볼 수 있는 충분한 재료가 될 수 있다고 그녀는 생각한다. 그리고 이번 작품의 형식에서 노정하가 중점을 둔 것은 영상을 사진 미학적 관점에서 풀어 나가려고 한 점과 기록매체의 다양한 표현방식을 시도함에 있어서 시각적 유희를 무엇보다 중요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정하는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자대학에서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과 뉴욕의 Pratt Institute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비디오를 공부하였다. 국내외 여러 공모전과 재단의 지원을 받아 전시를 하였으며, 서울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성곡미술관등에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

 

Jungha Noh

 

Noh has shown photographic works focusing on "human essence" and "energy flowing through space" in her self-portraits and pinhole camera series, and this exhibition is also a video work but deals with the same theme. The energy within space, she believes, arises from the invisible accumulation of time by humanity, evoking a shared nostalgia. This, in turn, provides ample material to connect with the essential nature of human destiny. In this series, she emphasizes approaching video from a photographic aesthetic perspective and values visual playfulness as a key element in experimenting with various forms of expression in recorded media.

 

Noh was born in Seoul, graduated from Ewha Womans University with a degree in English and Literature, majored in photography and studied video at Hongik University Graduate School and Pratt Institute in New York. She has exhibited with the support of various contests and foundations at home and abroad, and her works are held at the Seoul Museum of Art, Daegu Museum of Art, and MMCAartbank and Seonggok Museum of Art .

 

E-mail | jungha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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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1107-노정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