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흥 展
광기 光記 드리워지다
Archive of the Light: Cast
드리워진 나날들_130x162cm_Oil on canvas_2024
갤러리반디트라소
2024. 11. 6(수) ▶ 2024. 11. 30(토)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로 49 | T.02-734-2312
https://www.gallerybandi.com
드리워진 그 날_91x116.7cm_Oil on canvas_2024
누구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살아가기를 원한다. 지난 날, 나 역시도 때가 되면 따뜻한 빛을 받아 화려한 인생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며 살수 있으리라는 희망으로 살아왔다. 시간이 흐른 지금의 나는, 빛이 비춰지는 반대쪽의 음지에 더 어울리는 생명체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다. 마치 버섯이나 이끼처럼 말이다. 어쩌면 나에게는 그 편이 더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림자로서의 삶이 진정한 나의 삶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밝은 빛에 의해 육안으로 보여지는 화려한 색색의 형체보다는 공간에 드리워진 단순한 색채와 형체의 그림자가 좋다. 여러 가지 아름다운 색상으로 꽃을 피운 나무보다는 바닥에 혹은 벽에 드리워진 그림자의 모습에 더 정감이 간다. 좋은 옷과 보석으로 치장을 한 사람을 마주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서있는 공간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더 편하다. 아무리 높고 곧게 뻗어 있는 나무라도 그 웅장함을 우러러보기 다는 겸손하게 빛의 반대 방향으로 길게 드리워져 있는 형상에 시선이 간다.
마치 그림자는 그 사물의 본질이 외치는 ‘쉼’을 상징하고 있는 듯하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나의 작품세계의 중심은 ‘쉼’과 ‘명상’이다. 몇 년 전까지 나는 쉼을 갈구하는 자아를 대변하듯 화폭에 늘 놓여 있었던 인간 심볼 이미지와 오브제들, 그리고 그들의 그림자를 그렸다, 사고가 확장되어 인간 심볼 이미지는 조형물로 입체화 시켜 다양한 오브제들과 함께 설치 작품에 등장시키고 있다.
근간의 나는 나무가 가진 의연함과 초연함에 매료되어 나무 그림자를 즐겨 그리고 있다. 그리고 나무 그림자들을 빈 하늘과 빈 땅, 빈 벽으로 확장하여 그리면서 비움과 채움이 가져오는 쉼과 명상에 대하여 여전히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고 있다.
드리워진 나날들_45.5x53cm_Oil on canvas_2024
드리워진 그 날_45.5x53cm_Oil on canvas_2024
드리워진 그 날_45.5x53cm_Oil on canvas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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