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월미 展

Park, Worl Mi

 

LIFE IN COLOR, 생명의 역동(逆動)

 

Life-unexpected-I_116.8x91cm_Acrylic on canvas_2024

 

 

갤러리 인사아트

 

2024. 10. 2(수) ▶ 2024. 10. 8(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6 | T.02-734-1333

 

www.galleryinsaart.com

 

 

그들의 3월_90.9x72.7cm_Acrylic on canvas_2024

 

 

인내와 자유

존재하고자 인내하고 자유하고자 꿈틀거리는

우주 만물의 생명들

소리 없는   만남과 헤어짐  그 고독의 아픔을

자유를 향한 힘찬 날개 소리처럼 그려보고 싶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의 외로운 이웃들에게,

시골에서 흙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그녀 그린레이디( 아이들이 내게 지어준 애칭) 에게

선물다운 선물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작가로서 담대히 홀로서기를 바라는 의지의 도약이

나 자신을 위해서나 가족을 위해서나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체험하고 성찰해가는 시간들이었다.

앞으로도 인내와 꾸준함을 가지고

자유를 향한 날개짓을 계속 해나가고 싶다

 

                                                                  “작가 노트” 박월미

 

 

박월미 개인전

Life in color, 생명의 역동(逆動)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박월미 개인전, 《Life in color》, 갤러리 인사아트, 10.2-10.8

 

사계절에 관상되는 다양한 인상(印象)들이 <봄눈(Spring Snow)> <핑크 스노우(Pink Snow)> <그린 스노우(Green Snow)>와 같은 이름으로 명명된다. 계절의 순환을 좇아 새로운 작업들로 개인전을 맞이하는 ‘박월미 작가’의 화폭에는 인내 속에서 발견한 자유가 흐른다. 사계절에 관상(觀想 )되는 다양한 인상들을 <그린 레이디(Green Lady)>라는 예명 속에서 그려낸 시리즈부터 시간을 품은 소나무의 껍질을 자유 형상(free shape)으로 풀어낸 <Life Unexpected> 시리즈까지, 이제 작가의 세계는 두려움을 벗어난 자유 속에서 외로움마저 <Not alone> 깨달음으로 연결한 작품으로 이어진다.

 

 

Pink-Snow_90.9x72.7cm_Acrylic on canvas_2024

 

 

Green-Snow_90.9x72.7cm_Acrylic on canvas_2024

 

 

<그린레이디의 하루>, 동·서 융합의 발현

 

작가의 하루에는 현상을 초월한 균형의 힘이 있다. 자연과 인간의 관계 속에서 ‘모든 것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까닭에 ‘Green Lady’ 시리즈는 그 별칭처럼 자연스레 빛을 발한다. 세잔의 균형 넘치는 에너지를 탑재한 색감들, 유럽의 대자연과 연동되면서도 최근 한국에서의 생활에 감화되어 세련된 ‘동·서미감의 화해(Balance of Eastern and Western aesthetics)’를 보여주는 것이다. 작품들에 새겨진 시간을 머금은 인상을 살펴보자. 작품들은 다양한 ‘인생의 색(Life in color)’을 표현하지만 세련된 필터링에 의해 다음 작업까지 우리 모두를 기대하게 만든다. 점묘법에서 시작된 작품들은 자세히 보면 서로가 연결된 ‘시공의 네트워크’들로 구성된다. 박월미가 얼마나 ‘관계지향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인지를 추측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작가의 하루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추상과 구상을 오가며 ‘한 사람의 내면이 얼마나 변화무쌍하게 다채로운가’를 보여준다. 섬세하면서도 과감하고, 따스하면서도 계획된, 이전 작업에 비해 진일보된 자아의 시간들이 ‘한데 모여, 작가의 하루’가 되는 것이다.

 

최소한의 본질만 남은 형상들은 어느새 ‘관계 지향적 평면성’ 속에서 깊이 있는 대화를 시도한다. 이전 작품들이 감성을 터치한 ‘내면을 어루만지는 힘’을 담았다면, 새로운 시리즈는 화면 밖까지 이어지는 화사한 에너지를 담았다. ‘슬픔을 치유로, 감성을 시적(詩的) 회화’로 까지 연결하면서 삶의 컬러를 설정하는 것이다. 박월미의 작품들은 본래 보는 이의 감성을 움직이는데 탁월하다. 이는 명상하듯 이어지는 로스코(Mark Rothko) 작품의 에너지처럼, 감정을 움직이는 색과 형상을 직관으로 그리는 작가의 에너지를 대변한다.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이어져 온 다양한 감성을 그리는 행위에 쏟아냄으로써, 자신과 작품을 일체화시키고자 한다. 그래서 발견된 ‘박월미의 자연 회화’는 치유하는 감성 속에서 슬픔을 가로지른 ‘아름다운 숭고’로 해석된다.

 

 

그린레이디의 하루-1_116.8x91cm_Acrylic on canvas_2024

 

 

그린레이디 하루-2_116.8x91cm_Acrylic on canvas_2024

 

 

Present, 인내와 자유 <Life Unexpected>

 

‘Life Unexpected’ 시리즈는 작가가 새롭게 시도한 획기적인 작품이다. 나무껍질처럼 보이는 작업들은 ‘껍질에 불과한 형상’이 아니라, 사실은 ‘힘겨운 삶을 살아낸 나무의 사계절’을 보여준다.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잔(Paul Cézanne)이 보여주는 <생트 빅투아르산(Mont Sainte-Victoire)>의 영원성을 소나무껍질의 형상과 빗대어 표현한 듯하다. 그림들은 삶의 영속성에 공감하는 동시에, ‘세월을 극복한 오늘을 위한 기도’와 같은 형상으로 읽힌다. 작가의 이전 작업들이 도시와 자연경관을 넘나들면서, 개인과 전체의 아픔을 감성형식으로 차용했다면, 이번 신작은 ‘관계미학(Relational Aesthetics)’의 실천을 보다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시도가 아닐까 한다. 추상화로 이행하는 듯한 이번 스타일들은 정돈된 에너지와 ‘다층 형상(Multi-layered shape)’의 여유 속에서 ‘단순한 가운데 깊고, 숙연한 가운데 경쾌한’ 형상을 보여준다. 이는 형상 너머의 개념적 스타일을 통해 ‘작가의 인생을 색으로, 형상으로’ 남기는 것이다. 박월미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현재를 선물(Present)’이라고 말한다. 인내한 이후 얻어낸 참된 나의 발견, 진짜 자유를 찾는 여정은 작가의 삶과 어우러진 시적 에너지와 만나면서 역동적인 색의 파장을 낳는다.

 

마치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말처럼, 소나무껍질이 인내한 삶의 다채로운 에너지는 ‘희생-인내-열정-사랑’과 같은 다양한 감정을 머금으면서 “들어갈수록 점점 깊어지는 형상”으로 일단락된다. 점입가경은 “점점 더 들어가면 더욱 아름답다”는 뜻으로, 어떤 상황이나 일이 점점 더 좋아지거나 재미있어지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실제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품에 쏟아내는 모든 시간이 행복했다고 말한다. 그리는 상황이나 일이 점점 더 좋아지거나 재미있어지는 깨달음과 만난 것이다.

 

 

Life-unexpected-Ⅱ_116.8x91cm_Acrylic on canvas_2024

 

 

<Not alone> 깨달음

 

필터링 된 ‘한국의 자연색(自然色)=the natural colors of Korea’에 감화된 작가는 자신의 이름과 꼭 맞는 ‘달의 형상’을 나무와 연결 시킨 확장된 작품들을 선보인다. 그림에 인물이 등장하지는 않지만, 작가와 우리 모두를 둘러싼 빛과 색의 형상들은 “‘Not alone’, 더이상 당신은 혼자가 아니야!”라고 위로하는 듯하다. 박월미의 작품에서 달의 에너지는 반짝거리며 빛나는 낮만큼이나 밤(새벽을포함한)의 에너지가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지난 1년간 색채 조합에 대한 시스템을 획득하기 위해, 다양한 형식실험을 통한 자기 실천을 지속해 왔다. 해외와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온 작가의 시선은 ‘달빛 풍경’과 맞닿으면서, 고요한 가운데 꽉 찬 ‘충만한 에너지(full of energy)’를 내뿜는다. 물감을 찍어내는가 하면, 작업의 흐름이 끊기는 것을 막기 위해 직관적인 방식으로 당시의 감성을 색과 연동한 ‘시적 색채(poetic colors)’를 고스란히 작품 위에 쏟아낸다. 우리는 박월미의 색채 미감 속에서 작가의 감성과 더욱 가까워지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minds in color》, 《dreams in color》에서 발전한 《Life in color》 전시에서처럼 작가는 우리 내면의 의식 세계를 색으로 환원시켜 우리 시대와 사건, 개인적 기억과 성향 등을 아름답게 기록한다. 절제와 자유가 동시에 드러나는 작품들은 지속적으로 던지는 삶의 질문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월미의 작업은 공감의 실현 속에서 발견되는 균형미감의 실현인 것이다.

 

 

Not Alone-1_116.8x91cm_Acrylic on canvas_2024

 

 

Not Alone-2_116.8x91cm_Acrylic on canvas_2024

 

 

 

 

 
 

박월미 | 朴月美 | Park, Worl Mi

 

조지 워싱턴 대학 학부 졸업 (Art and science : Fine Art) | 파리 American University 수료( Painting)

 

초대전 미국 워싱턴 D.C, Luther W. Brady Art Gallery (2004) | 그룹초대전 미국 북 버지니아 아트센터, (2004) | 광복 70주년 기념 초대전 (두류 갤러리, 2015) | 개인전 (대백프라자 갤러리, 2016) | 초대 개인전 (미술세계 갤러리, 2019) | 이영회 그룹 초대전시 (2020, 2021, 2022, 2023) | KCAF 그룹 초대전시 (2022, 2023, 2024) | 개인전 (갤러리 가온, 2023) | 조형아트 서울 PLAS (2024)

 

이메일 | mimikimpark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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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1002-박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