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성강 展

 

 

 

 

2024. 10. 1(화) ▶ 2024. 10. 12(토)

* 월요일휴관 | 관람시간 10:00 ~ 18:00

충청남도 천안시 동남구 성남면 종합휴양지로 185 | T.041-900-1860

 

www.cnac.or.kr

 

 

 

 

추상회화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칸딘스키는 자신의 책 [점 선 면]에서 ‘핵의 붕괴는 완전히 물질주의자적인 세계상의 붕괴와 같은 것이다’고 말한 바 있는데, 장 뤽 다발이 [추상미술의 역사]에서 지적하듯이, ‘진실은 시각의 피안에 존재하고 있었으며, 전자(電子)와 같은 미세한 규모이거나 무한한 우주적 규모이기도 했다.’ 서성강의 작품에서 중심에 밀도가 있는 배치는 핵폭발이나 세포 분열 같은 모습이 연상된다. 특히 입자가 큰 콩의 경우 형태와 바탕, 중심과 주변의 구별은 선명하다. 여기에 형태의 변주를 통해서 지직거리는 듯한 파동을 보여준다.

 

 

 

 

입자와 파동으로 이루어진 우주에 대한 상이자 물질과 에너지가 수시로 호환되면서 생성 소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본래의 단색화가 색과 붓 터치라는 형식을 중심으로 형이상학적 의미를 부여한다면, 서성강의 작품은 주체까지도 포괄하는 씨앗을 소재로 해서 소우주와 대우주가 연관된다는 거대 서사를 설득력 있게 펼친다. 정보혁명이 야기한 시각적 생태계에 함께 몸을 담그고 있는 화가와 사진가는 방점이 틀릴 뿐 비슷한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적인 그림이냐 그림 같은 사진이냐를 떠나서, 공기처럼 편재하는 현대적 시각 환경이 무의식적 차원에 가하는 공통의 영향이다. 그렇다고 회화와 사진이 동등한 영향력을 가진다는 것은 아니다. 사진의 영향은 훨씬 더 크다. 도시적 환경의 크고 작은 스펙터클을 채우는 것은 거의 사진들이다. 하지만 사진도 차이를 만들어내야 하는 예술적 국면에서 그보다 더 오래된 시각 전통이었던 그림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근대성에 대한 대응과 도전도 먼저 겪었던 그림의 문법은 현대의 시각 환경만큼이나 중요하다. 소비가 아닌 생산의 국면에 있는 누구라도 사진 이상의 무엇을 이미지에 묻게 되며, 미술의 역사에는 그러한 질문과 대답이 담겨있다. 서성강의 작품이 단색화의 시각적 효과만을 사진적으로 재현한 것이라면 재미있는 아이디어나 기술에 머물렀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회화는 3차원적인 사물을 2차원으로 보여주지만, 추상미술이 등장하면서 차원 간의 상호관계나 긴장은 사라졌다. 그렇게 해서 회화는 순수성이나 자율성이 확보되었지만, 장식을 비롯한 ‘순수하지 못한’ 분야와의 차이를 확보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개념적 장치가 필요해졌다. 그러한 개념이 곧 제도적인 울타리 안에서의 관례가 되어왔다는 점에서, 예술적 순수는 오염 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오염을 더욱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서 관념적 환원에 의해 빈약해진 순수를 풍부하게 할 수도 있다. 그것은 사진도 추상화에 참여할 수 있는 대목이며, 서성강의 작품이 또 다른 단색화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다.

 

미술평론가 이선영

 

 

 

 

작가노트

 

한 알의 씨앗이 싹트고 자라서 열매를 맺고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면, 비록 우아한 형체는 사라졌어도 사라진 것이 아니다. 영속하는 삶이 바로 유전자에 있고 그 씨앗이 농부의 삶을 보장해 온 것처럼 디지털 사진의 픽셀은 바로 씨앗의 유전자를 닮았다.

 

디지털은 인간의 삶에 행복을 추구하며 발전해 왔고, 그것을 최근에 와서 디지털리즘이라 정의하고 있다. 디지털 사진의 최소 단위인 픽셀과 픽셀의 이산적인 수치를 넘나들며 나는 사진을 회화로 변환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엘리어트 아이즈너(Elliot W. Eisner)는 ‘과학은 의미를 진술하고 예술은 의미를 표현한다’고 했다. 즉 과학에서 사용하는 피사체는 표상이며, 예술에서 사용하는 피사체는 작가의 내적 사고를 반영한 표현이라는 뜻이다.

 

나는 현실을 사진으로 변환하는 과학에서 현실을 표현하는 예술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며 이런 나의 작업을 디지털리즘에 함축시키는 것이다.

 

서성강

 

 

 

 

 

 

 

 

 

 

 
 

서성강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개인전 | 1회 (고뇌의 바다 Ⅰ) 1994년 천안문화원 전시실 | 2회 (고뇌의 바다 Ⅱ) 2009년 충남학생교육문화원 초대전. 인사동 갤러리 북스 | 3회 (ADD noise) 2018년 천안예술의 전당 전시실 | 4회 (현실의 반영과 변형)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1관 | 5회 (빛이 칠한 색깔) 2019년 세종문화회관 1관 |  6회 (색에 잠긴 형태들) 2024년 천안예술의전당 전시실

 

수상 | 천안시민의 상 수상 | 한국사진문화상 수상 | 충청남도사진문화상 수상 | 대한민국예술문화대상 수상

 

현재 | 한국사협 자문위원 | HONOR SOCIETY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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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1001-서성강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