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한 展

 

존재 J23-001_아크릴, 흑임자_122x170cm

 

 

금강문화관 기획전시실

 

2024. 10. 1(화) ▶ 2024. 10. 30(수)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북포로 451 | T.041-853-1529

 

 

존재 J23-002_아크릴, 씨앗(조)_80x116.5cm

 

 

작가는 현재까지 다수의 프로젝트와 그룹전에서 자신의 자연관을 선보여왔다. 그는 많은 대중에게 놀라움과 더불어 친근함 그리고 자연미술을 향해 다가갈 수 있는 놀이적 취미를 선사한 연미산의 〈솔곰〉(2019) 뿐만 아니라 중국, 리투아니아, 이란, 독일, 이탈리아, 튀르키예, 몽골 등 다양한 자연을 거치는 동안 자연 속에서 미술을 수행해 왔다. 이러한 과정의 자연미술 중에는 작가의 곁에 남아있는 것도 있지만 강과 바다 사막과 초원 산과 들, 그것들이 형성된 곳에서 다시금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형성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무(無)화 되는 것들도 존재했다. 또한 다국적 자연미술 예술가들과의 대화는 자연을 향유하는 이들의 앞선 관점을 공유하면서도 작가 자신만의 고유함을 만들어 나가는 양분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시간들은 작가가 세계의 다양한 자연을 경험하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자연을 대하는 작가 자신, 자연에 대한 다양한 인식을 가지게 된 자신을 경험하고 마주하는 과정이었을 것이다.

 

 

존재 J23-018_캔버스, 황토_74x12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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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문은 영장류에 속하는 동물에게서 발견되는 특징으로 고등한 생명체일수록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인간의 경우 유전성(遺傳性)을 지니며 탄생 후에도 변화하지 않는 신체부위 이기에 국가와 문화권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여러 이유의 식별을 위해 사용된다. 대체적으로 자신의 지문을 기억한다거나 식별해 내는 이는 많지 않다. 인간 모두에게 주어지는 보편현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러한 현상에 의문을 갖는 이도 드물고 때문에 특수인지에 이르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나의 특징으로 인해 사회 속의 내가 구분되곤 하며 이러한 특징은 존재라고 하는 사유 주제와도 비슷한 양상을 갖는다. 수십억의 인간이 다양한 삶을 살아가며 존재하는 이 세상에 자신의 삶에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이는 소수다. 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궁리하고 의미를 찾는 일이 그렇지 못한 일 보다 가치 있는 것으로 여기는 이들이 존재해 왔고 이러한 수고로움을 감내하는 이들의 사유를 존재론이라 부르며 여전히 서구철학의 제1학문으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존재 J23-025_캔버스, 아크릴_42.5x53cm

 

 

전시공간에서 관람객과 만난 고요한의 지문 〈존재〉 시리즈는 화면의 크기와 색상 그리고 화면을 구성하고 있는 재료들로 인해 관람객들의 주목을 이끈다. 지문이 맺힌 화면들은 특정한 감흥을 발산하거나 형사(形寫)를 얻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오히려 산을 오르듯 한 땀 한 땀 공을 들여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점진적인 양상을 보인다. 자연이 한순간 번쩍 생겨나지 않고 지난한 흐름이 모여 하나의 결실로 향하듯 작가의 〈존재〉 역시 점묘와 점진에 가까운 성장으로 현재의 화면에 이르렀다. 〈존재 J23-001〉의 큰 지문은 붉은 바탕에 흑임자 낱알을 새겨넣듯 구성한 것이다. 또한 〈존재 J23-002〉와 〈존재 J23-003〉는 각각 씨앗(조)과 브론즈로 구성되어 겉으론 비슷한 질서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유심(有心)하게 들여다 보았을 때 확연히 다른 내면과 다른 종의 질서를 지니고 있다. 이와 함께 씨앗(차조), 브론즈, 자개, 철가루, 인두 등 다양한 재료들로 드러나는 〈존재〉들은 지문과 신체라는 보편현상에 대한 유심함을 깨우고 나아가 관람객인 ‘나’의 존재에 대한 유심함을 자극한다.

 

물결_자연미술, 몽골_75x45cm

 

 

인간 모두가 지닌 것이기에 〈존재〉 앞 관람객은 자신의 상황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또한 한 눈에 들어오는 지문의 형상 내부에 굽이굽이 돌고 꺾이는 흐름을 바라보며 익숙한 것으로부터 익숙하지 않은 인지를 이끌어내는 경험에 이른다. 화면을 향한 시선이 다시금 나에게로 돌아오고 그러한 시선이 또다른 사유로 나아가는 이같은 진행은 자신의 터전이었던 자연미술에 대한 추구가 다시금 자신에게로 향하고 이를 근본으로 삼아 또다른 물음과 탐구로 나아가는 고요한의 행로와도 닮아있다.

 

- ‘존재들과 함께, 새로운 시대로 / 이주희 (미학,미술평론가)’ 중에서 발췌

 

 

몽골의 바람_자연미술, 몽골_75x45cm

 

 

숨_자연미술, 증도_70x52.5cm

 

 

 

 

 
 

고요한 | Ko Yohan

 

2021 북경 중앙미술대학원(中央美术学院) 조소과 졸업, 중국 | 2017 북경 중앙미술대학(中央美术学院) 조소과 졸업, 중국

 

주요전시 | 2024 전문미술인 100호 특별기획전 ‘금강은 흐른다’, 아트센터고마, 공주 | 고요한·허태진 2인전 ‘Harmony in Creation’, 공간오십오, 대전 | 2023 고요한 개인전 ‘존재·存在’, 금강자연미술센터, 공주 | 고요한 부스개인전 ‘광주국제미술전람회 ‘아트:광주:23’,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주 | 금강자연미술프레비엔날레 ‘자연미술큐브전’,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공주 | 상리공생展 ‘1월, 1인, 1호, 1점', CN갤러리, 서울 | 2022 한강조각프로젝트 ‘낙락유람’전, 뚝섬한강공원, 서울 | 글로벌노마딕아트프로젝트–몽골, B Contemporary Art Gallery, 몽골 | Commagene Biennale, 튀르키예 | 통영크레이티브트리엔날레 야외전, 통영 | 2021 강원국제트리엔날레 ‘따스한 재생’, 탄약정비공장, 홍천 | 2020 제9회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新섞기시대_또 다른 조우’, 연미산자연미술공원, 공주 | 2019 글로벌노마딕아트프로젝트-독일·이탈리아, 포레스트아트센터, 독일

 

레지던스프로그램 | 2020-22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그린스펙트럼’, 공주 | 2018 Vayu Art And Mind Residency, 카샨, 이란 | 2017-18 야투자연미술국제레지던스프로그램, 공주

 

수상 | 2024 2024년 공주 차세대 작가전 선정작가, 공주문화관광재단, 공주 | 2023-25 예비전속작가지원사업 선정작가, 예술경영지원센터, 서울 | 2017 중앙미술대학 졸업전 우수상 수상, 중국 | 2013 북경 용경협(龍慶峽) 빙등제 눈조각 창의상 수상, 중국

 

작품 소장처 | 공주미술은행, 공주시청, 공주 연미산자연미술공원, 해남군청

 

현재 | 중부대학교 겸임교수

 

나는 자연미술을 가장 순수한 미술로 추구한다. 자연현장에서 작가 중심적 작업보다는 자연이 주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시도하고 있다. 자연을 이미 완벽한 예술로 인식하며, 자연에서 얻은 영감들은 나의 작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E-mail | ofl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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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1001-고요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