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태 展

 

숲에서-드로잉 (In the Forest-Drawing), 2024

 

In the forest d23-e(20)_79x54cm_Ink on paper_2023

 

 

 

2024. 9. 25(수) ▶ 2024. 10. 1(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5길 4 | T.02-738-0321~2

 

www.instagram.com/galleryluben

 

 

In the forest d23-e(13)_79x54cm_Ink on paper_2023

 

 

이종태 - 수행하는 선들

 

하나의 꽃과 숲이 이번 작업의 테마다. 그러나 특정 꽃의 재현이나 구체적인 숲의 모습을 묘사한 것은 아니다. 자연을 관찰하고 기억에 의지해 그린, 무의식에 기반한 찰나적인 드로잉에 의한 선들이 생명의 궤적과 자취를 따라가는 형국이다. 종이 위에 즉흥적으로 긋고 끄적거리며 치고 나가는 선들은 강약과 농담의 변화 속에서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형상과 배경, 전경과 후경의 공간 구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의식하지 않고 화면 전체에 암시적으로 속사로 이루어진 선과 잉크의 얼룩, 의도적으로 번져 놓은 부위 등이 흩어져있다.

 

 

In the forest d23-e(25)_54x79cm_Ink on paper_2023

 

 

꽃 봉우리 하나 혹은 두 개 그리고 무심하게 그은 몇 가닥 선이 전부인 그림은 간결하고 적조하다. 한편 잉크를 수채화 물감처럼 번지게 해서 꽃의 형상을 안겨주고 있다. 묽게 칠해 번짐으로 마감한 꽃 봉우리의 선염효과와 나무젓가락으로 그려진 예민하게 날카로운 직선의 대비가 돋보인다. 실제의 자연계에서 보고 기억한 것들을 자연스레 몸 바깥으로 툭툭 치고 나오는 느낌이다. 화면에 호쾌하게 던져놓은 듯한 선과 잉크의 얼룩이 생동하는 자연의 호흡, 떨림, 생명의 어느 순간을 격렬하게 안겨주고 있다. 예를 들어 한송이 꽃은 상승하는 힘에 의해 위로 솟구치다가 정점의 시간을 보여주며 홀연 멈춰있다. 꽃들은 사방으로 분출되는 에너지를 가시화한다. 이른바 기운생동하는 그림으로 생명의 약동성이 느껴진다. 한편 꽃이나 잎, 줄기나 가지의 어느 부분을 연상시켜주는 간소한 선들은 관객으로 하여금 상상을 통해 모종의 이미지를 떠올려준다. 보는 이의 적극적인 관여와 개입이 요구되는 그림이다.

 

 

In the forest d23-e(27)_79x54cm_Ink on paper_2023

 

 

<하나의 꽃>에서 진전된 <숲>시리즈는 구체적인 숲, 자연의 풍경이 전적으로 자발적이고 유희하는 선이자 ‘산책하는 선’(Klee)에 이끌려 출몰한다. 해바라기나 연꽃 위로 날아다니는 잠자리, 개구리, 벌레들과 같은 바글거리는 무수한 생명체가 여러 성격의 선들을 통해 출현한다. 나무와 그 주변을 어지러이 선회하는 벌레들의 떨림과 진동이 느껴지고 나무와 풀의 약동, 생성하는 기운들이 더해진다. 강하고 세련되고 유연하며 어눌한 선들이 뒤엉키면서 혼돈스러운 상황을 보여주는데 그것은 작가가 몸으로 체험한 숲의 얼굴이다.

<숲>시리즈는 마치 아이들의 낙서와도 같은 어눌하고 소박한 상태에 대한 동경이 있다. 나무와 뱀, 벌과 나비를 비롯한 다양한 생명체들이 가득하다. 터질듯한 생태계의 풍경이자 생명체들이 지르는 소리가 선으로 가시화되는 듯한 그림이다. 작가는 그 숲을 통해 모든 것들이 뒤엉켜있는 사바세계를 은유하고자 한다. 한편 꽃이 꽂힌 화병의 표면에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그림의 경우는 화병에 갇힌 자아의 모습을 반영한다. 자연을 빌어 현실을 풍자하고 자신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다.

 

박영택 (경기대 교수, 미술평론가) 평문 일부

 

 

In the forest d23-e(30)_79x54cm_Ink on paper_2023

 

 

In the forest D23-E(59)_79x54cm_Ink on paper_2023

 

 

In the forest D24-A(88)_47x36cm_Ink on paper_2024

 

 

One flower 24-c(6)_39x52cm_Ink on paper_2024

 

 

 

 

 
 

이종태

 

개인전 | 2000 자유스러움을 위하여, 백송화랑 | 2007 卍 - 나는 너의 무엇인가, 단성갤러리 | 2015 푸른문(Blue Window), 인사아트센터 | 2016 홀로서기-드로잉(Standing Alone-Drawing), 인사아트센터 | 2017 벽 (Wall), 인사아트센터 | 2018 자전거(Bike), 인사아트센터 | 2019 홀로서기 2019(Standing Alone 2019), 인사아트센터 | 2020 Bird-COVID19, 인사아트센터 | 2021 몸(Body-2021), BT갤러리 | 2021 도시속에서(In the city), 인사아트센터 | 2023 하나의 꽃(One Flower-2023), 인사아트센터 | 2024 숲에서-드로잉(In the Forest-Drawing), 갤러리 루벤

 

저서 | 이종태의 드로잉북-자전거, 2018 | 이종태의 드로잉북-하나의 꽃, 2024

 

E-mail | floodz@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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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925-이종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