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김영빈 展

The Solo Exhibition by Kim Young Bin

 

우연의 귀결

The Consequence of Chance

 

마음의 기억 (Memory in the Mind)_45.5x53.0 cm_Oil on Canvas_2024

 

 

아리수 갤러리

 

2024. 9. 25(수) ▶ 2024. 9. 30(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1길 13 | T.02-2212-5653

 

* 이 전시는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을 받아 진행합니다.

 

 

가을 안부 (Autumn Regards)_37.9x45.5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2024년 1월부터 유난히 무더운 날이 계속되었던 9월까지 작업한 1호의 소품부터 20호 크기의 혼합재료 작품과 유화 작품 37점을 전시합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와 같이 우연의 결과가 만들어 내는 조형적 언어로 화면을 구성하였습니다. 추상 작업을 하면서 늘 경험하는 것이지만, 작품을 완성해야 하는 기간은 정해져 있지만, 작업의 시작과 끝은 알 수 없기에 작가 자신도 시간과 노력과 재료를 낭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기약 없는 작업을 하면서 그나마 가장 만족스러운 화면이 만들어질 때, 그동안의 힘들었던 것의 보상을 받는 느낌은 오롯이 작가 자신만이 느끼는 감정일까요? 바로 이런 감정이 또 힘든 작업을 다시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같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 꺼내 읽었던 작가 노트의 문구가 한여름의 시원한 청량제가 되어 다시 화면 앞으로 가서 작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저에게 용기를 줍니다.

 

 

너의 뜻대로 (As You Wish)_37.9x45.5 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늘 작업을 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화면은 변덕을 많이 부린다. 조금 전까지는 괜찮은 느낌이었는데, 어느새 채도나 색상이 은근슬쩍 변해있다. 전체적인 마티에르나 덩어리의 윤곽도 다른 느낌이 되어 나를 비웃고 있다. 보기 싫어 나이프로 벅벅 문지른다. 나를 비웃고 있던 형상은 사라져가는 자기 모습이 견디기 힘든 듯, 고통스럽게 찡그리고 비틀린다. 나는 나이프로 그 녀석의 최후 순간까지 짓이긴 뒤,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화면을 쌓아간다. 기분 좋게 다른 녀석이 하나 만들어지고 있다. 느낌이 괜찮다. 저 녀석은 중간에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조심스럽게 녀석과 타협하면서 쌓아간다. 허물어지지 않도록…. 아직은 맘에 든다. 필시, 화면이 변덕을 부리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속의 변덕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리라.

 

 

비밀 이야기 (Tale of Secrets)_17.9x25.8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약간 쌀쌀함이 느껴진다. 얼마 전만 해도 그렇게 덥더니. 화면에 붓으로 물감을 얹다가, 불현듯 지나간 추억들이 떠오른다.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가 풀벌레 소리에 섞여 들려온다. 철 지난 바닷가의 파도 소리와, 비릿한 바닷냄새가 느껴진다. 바닷바람이 차가워, 문을 열고 들어간 바닷가 횟집의 따뜻한 실내가 그립다. 후덕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덤으로 주는 멍게의 향이 입안 가득히 퍼진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잠시 멈추어 따뜻한 캔 커피를 마시며, 멀리 보이는 자그마한 농가의 저녁 짓는 굴뚝의 연기가 눈에 아른거린다. 쓸쓸한 국도의 코스모스가 눈에 밟히고, 땅거미 내리는 저녁, 석양이 마음속을 붉은색으로 가득 채운다. 바람이 몰아치는 도로변에 뒹구는 낙엽이. 지독히도 가을을 앓는 마음속에 투영됨은 어쩔 수 없다고 치부하더라도, 그리운 빛, 내음, 소리. 눈감고 살며시 기댄 어깨의 작은 흔들림을 느끼며 듣던 그대의 노래는 어김없이 다가올 깊은 사색의 계절을 위한 작은 전주곡이었나보다.  작가의 감성은 화면 속에 녹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느끼고 웃고 눈물을 흘리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다. - 어느 가을 문턱에서 -

 

 

사랑 연가 (Love Serenade)_45.5x53.0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연속된 우연 (A Series of Coincidences)_33.4x53.0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이끌림 (Attraction)_25.8x17.9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카타르시스 (Catharsis)_33.4x45.5cm_Mixed Media on Canvas_2024

 

 

 

 

 
 

김영빈 | Kim Young Bin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서양화 전공

 

개인전 | 24회 (국내·외) | 아트페어 | 22회 (국내·외) | 단체전 | 500여회 (국내·외)

 

수상 | 대한민국장애인미술대전 대상수상 및 각종 미술대전입상 50여회 (국내·외) |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수상 | 홍익대학교 총장상 수상

 

한국장애인전업미술가협회 회장 | (사)한국미술협회 이사 | (사)한국전업미술가협회 이사 | (사)대한민국창작미술협회 운영위원 | 각종미술협회임원 역임, 각종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심사위원 역임

 

E-mail | kimyoungbin@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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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925-김영빈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