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마리 트로켈 展

Rosemarie Trockel

 

Selected Drawings, Objects and Video Works

 

 

 

성곡미술관 1관

 

2024. 8. 29(목) ▶ 2024. 10. 27(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길 42 | T.02-737-7650

 

http://www.sungkokmuseum.org/main

 

 

 

 

성곡미술관이 개최하는 《로즈마리 트로켈: 드로잉, 오브제, 비디오》전은 독일국제교류처가 기획한 해외 순회전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인 로즈마리 트로켈은 드로잉,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단일한 장르나 양식에 국한되지 않는 풍요롭고 복합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 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사회, 정치, 철학에 대한 여러 담론을 아우르면서 기성 미술 제도와 사회문화적 규범 등을 향한 비판적인 시선을 담고 있다.

 

트로켈은 1980년대부터 현대사회 속 여성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 등에 관심을 기울이며 남성 중심적인 기존 미술 시스템을 교란시키는 작품을 다수 제작했다. 양모를 재료로 삼은 편물 회화, 조리용 열판인 핫플레이트를 활용한 작품 등에서 트로켈은 흔히 여성적이고 가정적이라고 여겨지는 물건을 기계산업, 상업문화, 추상회화, 미니멀리즘과 같이 남성적인 함의를 지닌 개념과 결합시킨다. 이를 통해 작가는 여성성에 관한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하고 여성-남성의 이분법을 흐트러뜨린다. 하지만 트로켈은 자신의 작품이 젠더의 관점에서만 논의되지 않길 바라며, 그의 작품 전반에 깔려 있는 유머와 아이러니, 풍부한 미술사적 레퍼런스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케 한다. 이처럼 트로켈은 사회문화적 편견에 대한 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하면서도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작품을 제작한다.

 

《로즈마리 트로켈: 드로잉, 오브제, 비디오》전은 197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트로켈이 펼쳐 온 광범위한 스펙트럼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오브제, 사진, 비디오, 편물 회화와 더불어 트로켈의 드로잉에 초점을 맞춘다. 드로잉은 한 작품을 완성하기 위한 밑그림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작가의 사고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트로켈의 드로잉에서도 이질적인 것의 조합, 변형과 도치, 신랄한 유머 등 트로켈의 작품을 특징짓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발상들이 단순한 선과 형태 속에 생생하게 녹아들어 있다. 이러한 드로잉을 중심으로 그의 지난 30년의 작업을 돌아보는 이번 전시를 통해 로즈마리 트로켈 작품의 다양한 면모를 감상하고 독일과 우리 사회를 관통하는 그의 문제의식을 되짚어 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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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829-Rosemarie Trockel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