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피는 드러내는 동시에 보호한다 展

 

강건 · 안태원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2024. 5. 24(금) ▶ 2024. 6. 16(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 48-1, 2층 | T.02-797-7893

 

www.willingndealing.org

 

 

강건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는 2024년 5월 24일부터 6월 16일까지 강건, 안태원 작가의 2인전 <표피는 드러내는 동시에 보호한다>를 개최한다. 이 전시에서는 공통적으로 조각과 평면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 두 명의 젊은 작가들을 소개한다. 두 작가의 조각은 조각적 행위와 형식을 빌어오고 있지만 결국은 표피의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평면 형식으로 연장한다. 이들은 물리적인 덩어리, 실체를 모델로 하면서 이를 변형하여 구축하고 펼쳐서 실체로부터 감각적 요소를 추출해내는 과정을 거쳐 특정 형식과 이미지를 구현한다. 서로 다른 환경 속에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감각과 표현의 방법론에서 찾을 수 있는 다양성과 더불어 동시대성을 내포하고 있는 접점을 목격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한다.

강건 작가는 입체 작업의 제작 과정으로서 펠트 섬유나 새의 깃털 등 가벼운 재료를 화사한 색톤으로 염색하고, 투명 에폭시 등의 미디엄을 섞어서 굳혀가면서 특정 형태를 조형한다. 입체의 내부는 비워지고 외피가 남겨지는데, 이는 마치 몸이 빠져나와 비어있는 껍데기처럼 남겨진 흔적과도 같다. 프랑스에서의 유학시절에 무리 속에서 비껴나 있는 자신의 불안정한 모습을 인식한 정체성에 대한 탐구와 갈등은 마치 변종같은 형태로 결합되거나 변태하는 듯한 덩어리를 보여주는 입체 작업 안에서 드러나곤 했다. 이번 전시에서 강건 작가는 신체의 일부, 장기의 모습 등을 연상하게 하는 이미지와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작가는 유인원이라고 칭한다.-이 어렴풋이 드러나는 표면을 가진 덩어리를 만들어낸다.

 

 

강건

 

 

안태원 작가는 주로 자신의 반려묘를 소재로 한 조각 형식을 선보인다. 작가는 반려묘인 '히로'의 이미지를 디지털 툴을 활용하여 기괴하게 왜곡하는데, 이는 이미지를 다루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순간적인 오류 상태를 활용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이 이미지는 물리적인 부피를 가진 대상으로서 구현되는데, 작가는 그 표면에 고양이의 모습을 정교하게 그려서 채워나간다. 그는 SNS 등 온라인에서의 소통과 교류를 매개하는 이미지가 범람하는 세계와 실제 자신이 존재하는 현실의 세계 간의 간극 속에서 상호 관계를 가늠한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도 언급하였듯 쉽게 닿을 수 있는 대상에서 실상은 멀어지는 모순적 환경을 감지하며 붙잡고자 하는 갈망을 내포한다.

이 두 작가의 입체 작업의 표면에서 드러나고 있는 시각적인 감각은 덩어리를 압도하곤 한다. 강건 작가가 다루는 가볍고 부드러운 재료로 만들어낸 장기나 모종의 생명체를 연상케 하는 오르가닉한 모양들은 딱딱하게 굳은 덩어리로 조형된다. 안태원 작가 역시, 고양이 형태를 변형시킨, 하지만 여전히 그 대상이 인식 가능한 이미지가 남겨진 덩어리이며, 보는 이의 촉각을 부드럽게 자극하지만 표면을 덮은 이미지임을 환기하게 된다. 즉 이들의 원형적 소재와 재료를 상기시키는 결과물은 물리적으로 단단하지만 시각적으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촉각적 감각을 제공하는 등 다층적 레이어를 형성한다. 이는 가상과 현실이 공존하고 있는 이 다층위적 세계 속에서 자신을 인식하고 드러낸, 그리고 동시에 보호하고자 하는 모순적 환경과 태도의 확장임을 감지할 수 있다.

 

 

안태원

 

 

안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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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524-표피는 드러내는 동시에 보호한다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