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하나 展

 

The Onetheland Wonders

 

THE ONETHELAND WONDERS_캔버스에 아크릴_91.5x183cm_2024

 

 

arte k

 

2024. 5. 24(금) ▶ 2024. 6. 7(금)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 T.02-6203-0101

 

https://www.arte-k.co.kr

 

 

Fiesta of Whimsy_캔버스에 아크릴_162.2x130.3cm_2023

 

 

우리는 종종 자신의 존재에 대해 생각한다.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가볍게, 혹은 깊이 고민하는 일은 ‘나’에 대한 사유로만 이어지지 않는다. ‘나’를 둘러싼 다른 존재들에 대한 생각으로 연결된다. 이는 아마도 우리가 독립적인 자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다른 존재들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운명과 우연에 의해 자리하게 된 세계의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나’의 모습은 백하나(onezerone)가 그간 구현해 온 유토피아의 모습과 유사하다. 작가는 현실에서 사랑하거나 두려워하는 존재와 행위에서 기인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유토피아를 그리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탐구해왔다. 턴테이블과 라디오를 들고 다니는 박쥐와 자유롭게 바깥 세상을 돌아다니는 고양이, 평소에 즐겨 쓰는 모자를 쓴 인물과 주변에 놓인 꽃과 벌레를 화면에 조화롭게 배치하며 작가는 자신이 왜 이 존재들을 사랑하고, 멀리하고 싶었는지에 대해 사유한다. 그리고 자신이 투영된 캐릭터 ‘one’이 유토피아를 여행한다는 이야기를 더해 다층적인 의미를 발생시킨다.

 

 

Maze Life_캔버스에 아크릴_181.8x181.8cm_2023

 

 

다채로운 색상과 형태로 어우러진 캐릭터의 모습은 작가에게 부정적으로 느껴지던 존재까지 행복한 유토피아의 세계 안으로 끌어드리는 듯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백하나의 유토피아를 조금 더 가까이서, 캐릭터를 구성하는 검은 선에 초점을 맞추어 바라보면 우리는 일종의 틈을 발견하게 된다. 매끈해 보이던 검은 선이 구불구불한 물결 모양으로 이루어졌음을 알게 되는 순간 우리는 이 유토피아가 온전한 모습으로 행복만을 보여주는 곳이 아님을 인지하게 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구불구불한 선은 요동치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것으로, 행복 이면에 자리한 슬픔과 고통을 감각하게 한다.

이러한 감정은 작가가 최근 전개하기 시작한 흑백 작업에서 도드라지게 나타난다. 무표정한 캐릭터들로 채워진 흑백 세상은 우리의 현실과 유사한 장소이자 캐릭터들이 유토피아로 여정을 떠나기 전에 머무는 곳이다. 흑백 세상에서 유토피아로 이동하는 과정에 놓인 캐릭터들은 일부분이 색이 더해진 모습으로 유토피아에 곳곳에 등장하는데, 이러한 표현은 흑백 작업과 유토피아 작업을 연결 지어 생각해보게 하며, 작가가 구축해 나가는 세계가 확장성을 지녔음을 짐작하게 한다. 전시 제목에 등장하는 “Onetheland”도 이러한 세계의 특징을 보여준다. 캐릭터 ‘one’과 세계를 뜻하는 'the land'가 더해져 만들어진 “Onetheland”는 캐릭터 ‘one’의 유일무이한 세계인 동시에 다양한 존재들이 함께 존재하는 원더랜드(wonderland)를 의미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신의 반려묘에게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캐릭터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는 백하나가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존재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고 있음을, 앞으로 펼쳐질 유토피아의 이야기가 보다 풍부해질 것임을 드러낸다.

 

안유선(arte k)

 

 

BETTER BETTER_캔버스에 아크릴_116.8x91cm_2023

 

 

Lavender & Peach_캔버스에 아크릴_60.6x60.6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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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524-백하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