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정 展

 

그 곶

 

그 곶_Oil on canvas_162.2×130cm_2024

 

 

갤러리 도스

 

2024. 5. 22(수) ▶ 2024. 5. 28(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7길 37 | T.02-737-4678

 

https://gallerydos.com

 

 

그 곶_Oil and Acrylic on canvas_162.2×112.1cm_2024

 

 

늘 그렇듯이 보이지 않고 드러나지 않는 곳에 진실이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온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제주도의 시공간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서 살펴보면 마치 알면서도 애써 외면했던 것처럼 아픈 역사가 곳곳에 살아 숨 쉬고 있음에 놀라면서 반성하게 된다. 그 현실을 직시하고 전체로써 온전하게 받아들일 때 나와 풍경, 나와 너, 또는 나와 내 자신이 하나가 되어 ‘완전함’에 다다르게 된다. 제주도는 스스로를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는 듯 하고 또 내가 그 아우라에 감응했을 때 나를 치유시키기도 하는 것 같다.

가꾸어지지 않고 무질서해 보이는 곶자왈에서 나는 제주도의 숨결을 느끼게 되었다. 아름다운 제주도 속에서 숨겨진 듯 보이지만 온전한 제주도의 모습이 담긴 곶자왈에 동화되었던 순간을 담아보고자 했다.
어디가 가지이고 잎인지 마구 형체와 경계를 무너뜨리는 흐트러진 뒤엉킨 곶자왈의 풍경을 마주대했을 때 나 또한 의식의 경계 속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표현해 내는 과정은 엉킨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는 것과 같았다. 실타래를 하나하나 풀어내며 탄생하는 또 다르게 만들어진 세계는 그 경계 어디쯤 하나의 순간, 찰나를 기록하는 것이라 생각됐다.

숲이라는 공간속에서 그 공간과 일체감을 느끼는 순간은 나와 외부세계의 경계가 사라지게 된다. 삼차원적 공간은 그 공간이 시간성을 초월하게 되면 사라지게 된다. 그 시간 초월적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서 평면에 긴밀하게 엉키면서 배경이 되는 원경이 앞으로 나오기도 하고 엉켜서 뒤로 물러나기도 한다. 그렇게 되면 화면은 평평해지는데 그것을 대비해 회화성을 유지하기 위해 조율하게 된다. 붓질 자체를 살리면서도 형태를 해체하지 않는 방식으로 나아간다. 유화 특유의 긴밀하게 쌓이는 밀도감을 깨기 위해서 밑 작업에 초록풍경과 대비되는 색이나 아예 유사한 블루 계열로 바탕을 깔아주고 하늘 배경을 그 위에 위치시켜서 공간을 해체시켜거나 그 배경이 물감들 사이로 드러나게 하였다. 붓질은 최대한 그 첫 붓질이 살아있도록 칠했는데 그 이유는 붓이 화면에 닿을 때의 행위가 내가 그 풍경에서 느꼈던 그 일체감이 체험되기 때문에 그 행위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기 때문이다.

 

 

그 곶_Oil on canvas_162.2×112.1cm_2024

 

 

그 곶_Oil on canvas_116.8×91.0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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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522-조윤정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