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제비 展
Breath of Color
Banana_Acrylic on canvas_130x160cm_2024
운중화랑
2024. 5. 17(금) ▶ 2024. 6. 15(토)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137번길 14-3 (운중동) | T.031-703-2155
www.woonjoonggallery.kr
Rythm of scape_Acrylic on canvas_45x37cm_2024
초대합니다
5월은 운중화랑이 있는 산운마을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입니다. 이 마을, 이 계절에 어울리는 작가로 운중화랑은 작가 류제비를 주목합니다. 류제비는 일상 속 사물과 그 현상의 시각화에 대한 특별한 미적 재능이 있습니다. 형상과 색채라는 두 조형요소를 간결하게 조화시킨 화면은 한편의 시(詩)가 담긴 듯한 문학적 미감을 자아냅니다. 류제비의 신작 기획전 < Breath of Color >에 특별한 응원을 부탁 드립니다.
류제비는 우리 주변, 일상의 사물을 그립니다. 온기가 남은 듯한 물병, 초승달이 차분하게 내려앉은 것 같은 테이블 위 호박, 붉은 화병 위를 청초이 뻗어나간 난초 꽃잎, 속 알갱이를 내보일 것 같은 탐스러운 감귤, 춤추듯 피어 오르는 바나나. 그가 바라보며 그리는 대상은 모두 우리 일상이고, 일상이 담긴 그림은 우리를 이끄는 힘이 있습니다.
그림의 힘은 그것을 바라보게 함에 있습니다. 시각예술의 중요한 목적이자 기능은 궁극적으로 그것을 바라보게 하고, 그것에 주의를 집중하게 하는 것입니다. 류제비의 그림은 바라보기라는 감각행위 자체로 강렬한 즐거움을 줍니다. 그의 그림은 사람의 눈을 집중하게 하고, 이를 통하여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게 합니다. 바라보기라는 인상주의적 화법을 깔끔하고 세련된 색채의 언어로 풀어냈습니다. 익숙하면서도 좋은 느낌, 이것이 류제비의 그림입니다.
류제비의 화면은 형상과 색채로 구성됩니다. 그 중 우리는 색채에 먼저 집중하게 됩니다. 사물을 인식할 때 우리 지각에는 먼저 색이 들어오고 형상은 그 뒤를 따릅니다. 흰색 주전자, 파란 물병, 노란 바나나, 분홍 식탁보, 푸른 벽. 어느 사물이나 그렇습니다. 류제비의 그림에서도 우리 시선은 먼저 색에 닿습니다.
Rythm of colors_Acrylic on canvas_91x117cm_2024
그의 그림에서 형상은 색을 담는 그릇이라고 봐도 좋습니다. 그는 색을 매개로 사물의 형상에 대한 저마다의 인상을 부여합니다. 형상과 그 인상을 표현하는데 색을 선택하고 사용하는 류제비 고유의 감각이 있고, 그것이 그의 그림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이 전시의 타이틀이 < Breath of Color >인 이유입니다. 색을 통하여 그의 그림이 숨을 쉬고, 색이 그의 그림의 생명을 유지하는 힘입니다. 그래서 그의 그림은 우리 지각에서 형상을 모두 흘러 보내고 색만 남겨 보아도 좋습니다. 그의 그림을 바라보게 하는 힘은 그의 색에서 나오는 것이고, 색이 주는 미적 쾌감에 집중하면 그의 그림의 힘이 배가됩니다.
그의 작품 속 형상들은 각기 다른 인상을 담은 색으로 그 개성을 드러냅니다. 형상들은 종이로 오려낸 듯 간결하게 화면을 나누며 제자리를 견고하게 지킵니다. 시선의 선후에 따라 나누어진 경계에는 묘한 긴장감과 어울림이 조화롭게 균형을 이룹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사람들이 한 데 어울려 사는 도시의 모습과도 닮았습니다. 시선이 멈추는 곳에서는 언젠가 경험했던 우리 기억들을 되살리기도 합니다. 색과 형상으로 만드는 류제비의 미감이 감상자 개인의 기억 단편과 맞닿는 지점에서 시선이 오래 멈추게 됩니다.
류제비의 작업은 지극히 차분하고 정적이지만, 그 속에는 늘 역동적인 이야기가 살아있습니다. 류제비의 일상, 우리의 기억, 그리고 이 둘이 교차하며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류제비 작가의 신작 기획전 < Breath of Color > 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색채의 향연에서 깨끗한 공기로 숨쉬는 듯한 편안함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운중화랑 대표 김경애
붉은화병이 잇는 정물_Acrylic on canvas_72x100cm_2024
주전자가있는정물_Acrylic on canvas_118x80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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