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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근 展
Perpetual
Time 캔버스에 아크릴_162.2x130.0cm_2024
arte k
2024. 5. 3(금) ▶ 2024. 5. 31(금) 서울특별시 강남구 언주로 172길 24 | T.02-6203-0101
MACH3_캔버스에 아크릴_162.2x130.0cm_2023
이선근은 자신이 창조한 세계인 글로리어스(Glorious)와 그곳에서 파생된 이미지를 그린다. 파이(PIE)와 조이(JOY)라는 이름을 가진 두 인물이 살아가는 세계인 글로리어스에는 많은 것들이 공존한다. 토끼와 말, 추상과 형태, 빛과 암흑이 파이와 조이의 주변에 자리한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글로리어스는 우리가 속한 현실과 달리 편견이 존재하지 않는 자유로운 세상이다. 하지만 거친 붓질로 이루어진 파이와 조이의 모습에서 자유로움과 불완전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것처럼, 글로리어스에는 어둠과 슬픔 또한 존재한다. 이를 통해 평면 위에 펼쳐진 가상 세계와 현실 사이의 거리감은 좁혀진다.
이선근은 그동안 오롯이 자신의 감정을 마주할 때 다가오는 ‘소름’과 누군가와 사랑에 빠졌을 때 느껴지는 ‘사랑의 속도’와 같은 현실에서 감각되는 순간을 글로리어스에 녹여내 왔다. 현실의 감각을 자신이 창조한 세계에 끌어들이는 방식은 그곳에서 발생하는 이야기가 파이와 조이 혹은 작가 혼자만의 것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만든다. 이야기는 글로리어스를 바라보고, 기꺼이 그곳에 발을 딛고자 하는 이들에게까지 이어진다.
JET LAG_캔버스에 아크릴_145.5x112.1cm_2023
작가는 이번 개인전 'Perpetual'을 통해 각자가 놓인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시간을 탐구한 작업을 선보인다. 하루의 시간 중 대부분을 가상 세계를 평면 위에 옮기는데 보내고, 그리지 않는 시간에도 글로리어스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었던 작가는 일종의 시차를 경험했다고 한다. 현실에서 마주한 시간에 대한 감각은 글로리어스에서 손목시계와 탁상시계 혹은 시계탑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시계로 표현된다. 파이와 조이의 주변 곳곳에 놓인 시계들은 대부분 바늘을 지니고 있어 특정한 시간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이 특정한 시간이 지칭하는 것은 무엇일까? 파이가 말을 타고 움직이는 순간, 공존하는 존재들이 한 자리에 모인 순간과 같은 가상 세계에서의 찰나를 지칭할 수도 있고, 작가가 현실에서 글로리어스를 그려내는 순간을 지칭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작업에 등장하는 시계가 순간, 즉 어떠한 현재를 가리킨다는 가정은 지속되는 시간 또한 지칭하고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현재는 과거 다음에 존재하는 지금의 순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베르그송의 말처럼 현재를 수많은 과거의 순간이 배어 있는 과거의 연장선으로 바라본다면, 작가가 글로리어스에서 그려낼 장면을 목격하는 순간과 이를 발생시키는 개인적인 경험과 같은 과거는 작업에서 시계 이미지와 함께 지속된다. 이러한 지점은 ‘영원한’을 뜻하는 개인전 제목 ‘Perpetual’과 ‘시간’을 연결시킨다. 우리는 글로리어스의 시간이, 이선근이 시차 사이에서 가상의 세계를 구축하는 시간이 끊임없이 지속될 것임을 각자의 유동적인 시간 속에서 지각하게 된다.
글 : 안유선 (arte k)
Table_캔버스에 아크릴_116.8x91cm_2024
With Piano_캔버스에 아크릴_116.8x91cm_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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