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展

 

장미 Rose_40.9x24.2cm_Oil on canvas_2024

 

 

 

2024. 4. 3(수) ▶ 2024. 4. 9(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52-1, 1F | T.02-736-6669

 

http://www.galleryis.com

 

 

장미 Rose_33.4x24.2cm_Oil on canvas_2024

 

 

장미 꽃에 온전하게 빚진 우아한 꽃들 - 김수현

 

김종근 (미술평론가)

 

색채의 마술사 앙리 마티스는 “꽃을 보고자 하는 사람에겐 어디에나 꽃이 피어있다”라고 했다.

작가 스스로가 어느 특별한 사물에 관심이 있다면, 그 모티브에 대하여 화가의 눈은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는 것이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그가 향유하고 싶어 했던 애정의 장미 꽃다발이다.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작가는 장미꽃에 관한 전령사나 홍보대사처럼 다가온다.

주목할 만한 네 번의 개인전 모두가 꽃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이 이것을 강렬하게 증명한다.

집요하게도 작가가 가장 즐겨 그리는 꽃은 장미이다. 물론 그 외에도 포도, 수선화, 백합과 글라디올러스 등 기타의 꽃들도 가끔 등장하지만 결코 주류는 장미이다.

세상에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리는 꽃 중의 꽃은 단연 장미이다. 검은 선의 빨강 장미 황염수 작가가 그러하고, 은근하게 거칠은 장미의 성백주, 소박한 장미 김인승 그리고 정직하고 우아한 장미의 김재학 작가 모두가 사랑한 꽃이 장미였다.

그래서 어쩌면 사람들이 선물로 주고받은 장미보다 화가들이 그린 장미가 세상에는 훨씬 더 많은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장미는 꽃이자 사랑의 시녀로 불렸다. 그리고 꽃말에서도 열렬한 사랑의 빨강장미, 순결함과 청순함의 흰색장미처럼 그래서 사람들은 더욱 장미를 좋아한다.

 

 

장미 Rose_53x33.4cm_Oil on canvas_2024

 

 

특이한 것은 많은 화가들이 똑같은 꽃을 그려도, 이렇게 그 형태와 색채가 다르고 느낌도 분위기도 다르다. 정말 장미에게 이름이란게 무슨 소용인가? 장미꽃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워도 똑같이 향기로울 것인데 말이다. 이렇게 많은 장미꽃 그림 중에도 김수현의 꽃은 화려하기보다는 숭고하고, 기품과 격조로 가득한 것이 장미그림의 특징이다.

그래서 그의 화폭에는 화면 가득 은근하게 매혹적인 장미가 조용한 자태로 서 있는 여인처럼 귀티가 나도록 열렬한 사랑처럼 아름답기도 유혹적이기도 하다.

다만 그 장미들은 똑같아 보이지만 하나하나가 모두 저마다의 독특한 향기를 뿜어낸다는 점이다.

마치 파란 장미가 기적을 상징하듯, 흰장미가 순결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듯, 노란 장미가 질투와 시기를 말하듯 그녀의 그림에는 세상의 아름다운 미녀들을 하나씩 불러내어 그린 것처럼 대놓고 불타는 사랑이거나 사랑의 비밀처럼 순결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그만큼 그녀의 꽃들은 그림마다 미묘하게 다른 색채와 내음과 향기로 우아하게 화폭을 품어낸다.

그래서 대놓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들 마음을 황홀하고 아름답게 해주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가만가만 자세히 꽃들의 표정을 보면 그 꽃마다 세밀한 그림의 표정이 치밀하게 담겨 있다. 단순하면서 조용하고, 모여 있으면서 꽃들의 양감과 색깔에서 높은 품격과 우아미를 자아낸다.

 

 

Rose garden_45.5x33.4cm_Oil on canvas_2024

 

 

그녀가 이렇게 지독하게 장미에게만 정을 주는 이유가 아마도 이러한 장미의 매력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떤 꽃들은 왠지 금방 져버릴 것 같은 아름답고 고혹함 뒤에 찾아오는 애틋함도 묻어난다.

동양에서는 " 꽃은 반만 핀 것을 보고, 술은 조금 취하도록 마시면, 이 가운데 무한한 아름다운 정취가 있다.(花看半開 酒飮微虞 此中大有佳趣) 라고 채근담에서 말하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작가의 꽃 그림 작품을 보기 위해서 약간의 준비를 해야 한다.

마음은 꽃과 같다 열려 있지 않으면 그 향기를 세상에 발산할 수 없다. 그의 그림에 빠져 보노라면 마치 장미꽃의 향연속 꽃향기에 취하게 되는 이유이다.

아니 어쩌면 장미 정원에서 정원의 장미꽃을 그리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처럼 그녀는 장미에 빠져 있다. 그리하여 김수현 작가는 온전하게 장미 화가가 되면서 꽃에게 큰 채무로 빚진 화가가 되었다.

클로드 모네가 수련에게 온전하게 빚진 것처럼 말이다.

 

 

장미 Rose_60.6x45.5cm_Oil on canvas_2024

 

 

그러나 작품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2018년에는 단순한 배경에 여러 빛깔을 지닌 장미와 수선화 모과 수국 등이 등장하고, 2019년에 작품들은 이전보다 단순한 배경으로 남겨두지 않고 다양한 색채와 구성으로 꽃병을 비워두는 색다른 구성미를 보여주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김수현의 화폭 속에 꽃들은 옆에 있는 꽃들과 경쟁할 생각이 전혀 없는 그냥 수수하게 핀 꽃처럼 격조와 기품을 지니고 있다.

마치 고려시대 이규보 시인이 “꽃은 웃으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새는 우나 눈물은 보기가 어렵다”(花笑聲未聽鳥啼淚難看.화소성미청조제루난간)고 한 것처럼 그녀의 그림에는 섬세한 필치가 뿜어내는 고귀한 색상과 꽃에 대한 사랑이 물씬 물씬 풍겨난다.

 

 

장미 Rose_45.5x33.4cm_Oil on canvas_2024

 

 

어쩌면 작가는 그녀의 숨겨진 내면의 소망을 꽃을 통하여 아니 영감받은 꽃들의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하나씩 건네는 행복한 사랑을 선물한다.

특히 최근의 그림에서는 배경을 생략하고 장미와 촛불, 푸른 수국, 꽃을 든 여인, 장미와 꽃병, 장미와 가면, 꽃을 든 여인 등에서 그 참신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것은 명료하게 변화를 주면서도 장미꽃으로의 통일감과 치우치지 않는 숭고한 자태의 균형미를 보여주겠다는 작가의 의지이다.

결코 단조롭지 않게 장미와 코끼리, 커피잔, 거울 등 오브제를 통하여 또 다른 변혁의 세계를 제안한다.

이번 전시에서 우리는 온전하게 장미에만 빚지지 않겠다는 작가의 새로운 가치와 그 아름다움을 발견할 것이다. 사람들이 그녀의 작품 속에서 그 행복한 사랑과 사랑의 맹세를 더욱 기대하며 맘 놓고 장미 향기에 흠뻑 취할 수 있는 김수현의 전시가 순결한 사랑의 축제인 이유이다.

 

 

작약 Peony_50x50cm_Oil on canvas_2024

 

 

수국 Hydrangea_45.5x53cm_Oil on canvas_2024

 

 

 

 

 
 

김수현 | Kim Soohyun

 

이화여자대학교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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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 2015 서울미술대상전 특선

 

E-mail | shpollin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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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403-김수현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