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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나 展
검은
PERIGEE GALLERY
2024. 3. 8(금) ▶ 2024. 4. 27(토)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18 (서초동, (주) KH바텍 사옥) B1 | T.070-4676-7091
Black Pens (2006-2024) 연작(부분) 페리지갤러리 전시 전경, 2024 (사진: 김상태)
페리지갤러리는 2024년 3월 8일부터 4월 27일까지 박미나 작가의 개인전 《검은》을 개최한다. 박미나는 회화가 가지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선과 색, 언어와 기호를 통해 회화의 본질에 대한 작업을 지속해서 해오고 있다. 그의 작업은 재료를 수집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이번 전시에서도 자신이 파악하고 모을 수 있는 검은색의 펜과 유화 물감을 최대한 찾아서 모았다. 이러한 검은색이라는 재료는 색이라는 범주에서 이번 그의 작업이 가진 기본적인 범위가 된다. 이렇게 설정된 틀 안에서 그는 색을 칠하고 선을 긋는 행위에 온전히 집중한다. 이러한 그의 수집 이후에 수행하는 반복적 행위는 가능한 것의 한계를 탐구하는 본질적인 방법이 된다.
Black Pens (2006-2024) 연작 페리지갤러리 전시 전경, 2024 (사진: 김상태)
검은색의 관습적인 의미를 떠올려 보면 검은색은 ‘칠흑 같은 밤’이라는 표현처럼 어둠을 상징하며, 이러한 빛의 부재는 사실 색이 존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에게 빛이 없다는 것은 그 자체로 죽음을 의미하며 블랙홀처럼 무엇인가가 구별되지 않는 상태의 무(無)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깊은 물 속을 볼 때나 머나먼 우주를 상상하는 것과 같이 검은색이 가진 어둠 그 자체는 우리에게 그 심연에 잠재된 아직 발견하지 못한 것을 상상하게 만든다. 이렇게 본다면 검은색은 경계가 없는 무한한 잠재성을 지닌 시공간이다. 검은색의 조용한 표면은 채워짐과 비워짐, 결여와 초과를 동시에 드러낸다. 이처럼 《검은》은 관객이 어떤 것을 보고 어떤 길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다른 것으로 환원될 가능성으로 넘치는 전시가 된다. 결국 박미나의 작업은 우리에게 어떤 결과에 머무는 종착점이 아니라 그다음으로 가기 위한 도약대이자 출발점이다. 우리가 그가 펼쳐 놓은 작업을 충분히 이리 보고 저리 보며, 자기 눈으로 그것들을 직접 들추어본다면 비로소 이미 담긴 이야기에서 벗어나 아직 발화되지 않은 낯선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14-Black 연작(부분) 페리지갤러리 전시 전경, 2024 (사진: 김상태)
2014-BGORRY, 2024-BGORRY 페리지갤러리 전시 전경 2024 (사진: 김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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