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운 展
풍경, 떠다니다
길에서 2024_Acrylic on canvas_162.2×130.3cm
Gallery Marie
2024. 3. 8(금) ▶ 2024. 4. 12(금)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1길 35 (신문로2가, 마리빌딩) | T.02-737-7600
http://www.gallerymarie.org
올리브나무 사이로 2024_Acrylic on canvas_112×145.5cm
풍경에 대하여
그림은 사람이 그려나가는 작업이다. 나는 그동안 작업을 해오면서 화면에서 인물을 항상 중심에 두었다. 나의 시시콜콜한 신변잡기나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주시하거나, 눈여겨보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순간 등에서 소재를 찾았다. 그것을 재미있게 구성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꿈꾸었다. 내가 하는 미술이 숭고하거나 쉽게 근접할 수 없는 대단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서 출발한 신념 같은 것이었다.
이번 작업은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풍경’을 주제로 한 세 번째 개인전이다. 2019년, 오랫동안 준비한 개인전이 팬데믹을 맞으면서 조용히 막을 내렸고 전남 해남의 작은 섬 임하도에서 1년을 오가며 지냈다. 어쩌면 거기에서 풍경에 대한 생각의 단초가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이후 지난해 초부터 다시 찾은 해남 임하도에서 반년을 머물며 자연을 느끼며 바라볼 수 있었고, 섬에 머물던 중 우연히 이탈리아 시칠리아와 토스카나 일대에 다녀올 기회가 생겼다. 고립된 작은 섬에서의 생활과 타국의 찬란한 풍광 속에서 전에는 못보고 생각하지 않은 것들이 머릿속에 남았다. 자연이란 항상 경이롭고 놀라운 대상이다. 그래서, 그것을 그림으로 옮긴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당신은 왜 풍경을 그리지 않나요?’ 몇 해 전 지인이 나에게 툭 던진 이 말을 되씹게 된 것은 이즈음이다. 내가 오랜 기간 주제로 작업해 온 인간에 대한 생각에 변화를 느낀다. 이번 전시는 자연이 위대하다거나 아름다워서 그림으로 옮긴 반복이 아니다. 나의 풍경화를 생각한다. 자연이 들어간 풍경 속에 사람들이 있다. 사람이 풍경으로 보인다.
2024년 2월 최석운
타오르미나 인상 2024_Acrylic on paper_95×77cm
개와 고양이의 집 2024_Acrylic on canvas_72.7×60.6cm
올리브 농장이 있는 해안 2024_Acrylic on canvas_112×162.2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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