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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향자 사진작품展
神話
성곡미술관
2024. 2. 21(수) ▶ 2024. 2. 29(목)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길 42
http://www.seoulphotoclub.com/xe/
내 인생의 화양연화
누구에게나 한평생 살아가는 동안에 빛나는 한때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꽃봉오리가 활짝 피어나듯이 화려한 한때, 화양연화의 순간이 꼭 눈부시게 젊은 시절이라는 법은 없다. 사람마다 버킷리스트가 다르듯이 저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41년 만에 개인전을 여는 임향자 작가를 만나 인터뷰하면서 든 생각이다.
벌써 50년 전인 그 시절에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일본 유학을 떠나면서 유학 1세대가 된 ‘용감한 그녀’. 물론 첫 출발은 사진가였다. 타국에서 10년의 유학 생활을 자신의 열정과 적극성으로 헤쳐나온 그녀는 막 서른을 넘긴 나이로 사진가의 꿈을 안고 귀국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한국에서 사진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기가 녹록하지 않다는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그때 그녀는 과감하게 아무도 걷지 않은 길, 사진가의 생존환경부터 만들어가는 일에 착수했다. 그리고 사진 관련 사업가로서 사진 원고 라이브러리, 사진 출판사, 젊은 사진가들을 북돋우는 사진비평상 제정, 한국사진예술원(SPC) 설립 등 사업가로서 능력을 발휘했다. 그렇게 40년 세월이 흘러가 버렸다.
임향자 작가는 이번 2월에 그동안 꽁꽁 싸두었던 사진가로서 오랜 열망을 터뜨린다. 그동안 발표하지 않았지만 계속 작업해왔던 작품들을 펼치려는 것이다. 말하자면 사진가로 재데뷔인 셈인데 30대에 했던 전시보다 지금 얼마나 더 설레고 행복할까를 가늠해본다. 더구나 이번 전시는 그동안 해온 작업을 보여준다는 1차 목표를 넘어 앞으로의 작업을 산뜻하게 시작하기 위한 2차 목표가 있어 더 의미가 있다. 작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사이좋게 공존하는 이 시간이야말로 작가에겐 화양연화가 아닐까.
윤세영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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