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정 展

 

보내야 하는 사물들을 위한 정물, Mourning

 

보내야하는 사물들을 위한 정물,Mourning 01_134x104cm_Archival pigment print_2022

 

 

룩인사이드 갤러리

Look-in-Side Gallery

 

2024. 1. 5(금) ▶ 2024. 1. 22(월)

서울특별시 강남구 신사동 555-14

 

www.instagram.com/hello_lookinside

 

 

보내야하는 사물들을 위한 정물, Mourning 04_70x55cm_Archival pigment print_2022

 

 

보내야 하는 사물들을 위한 정물, Mourning

사람은 일생동안 수많은 사물들과 더불어 살아간다.
2018 년 여름, 11년 동안 함께했던 우리 집의 한 공간을 공사하면서 나온 부산물들에서 시간의 유한함을 보았다.

우리 인간의 삶이 유한한 것처럼, 사물 또한 영원하지 않다.

이번 작업은 우리의 일상에서 쉽게 소비되고 버려지는 것들, 한때 소중한 사물로 곁에 두었지만 쓰임을 다해 잊혀지고, 사라지는 사물들에 대한 아름다운 애도로부터 시작되었다.

 

쓰임을 다한 사물들에서 형태, 질감, 색의 조형성을 작은 무대로 가져와 입체적인 조형물을 만들고, 오랫동안 간직했던 꽃 그림책에서 평면의 종이꽃들을 오려서 함께 구성했다.

종이꽃을 차용한 이유는 애도의 표상(수단)으로 표현하고자 함이다.

 

또, 바니타스 정물에서 꽃은 죽음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책 속에 박제되어 있는 종이꽃은 시들거나 영원히 변하지 않는 꽃으로 존재하는 아이러니함 때문이었다.

섬세하게 그려진 종이꽃은 살아있지 않지만, 카메라를 통한 재현으로 잠시 살아있는 착각을 주는 시각적인 재미를 주고자 했다.

이는 데페이즈망 기법이 주는 일상성의 요소들로부터 벗어난 신선한 감각의 경험처럼, 기존의 어떤 장면도 재연할 것 없이 서로가 조우하며 하나의 구성물이 되고, 나는 다시 정제된 배경 위에 가져와 조각품을 촬영하듯 만질 수 없는 평면의 이미지로 시각화했다.
그리고, 오브제와 배경색을 심미적 요소로 활용하여 화면의 전체적인 조화에 중점을 두었다.

 

 

보내야하는 사물들을 위한 정물, Mourning 22_70x55cm_Archival pigment print_2023

 

 

어린 시절 종이 인형 놀이를 하며 가위로 오린 종이옷들을 조합해서 입히고 어떻게 하면 인형을 예쁘게 꾸며줄까 상상하곤 했었다.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나는 이번 작업에서 용도가 사라진 사물들과 살아있지 않은 종이에 옮겨진 꽃의 형상을 함께 만지고 배열하면서 곧 사라져 버릴 쓰임을 다한 사물들을 예쁘게 꾸며서 애도해 주고 사진 속에 영원히 남겨주고 싶었다.

이 과정속에서 그들의 실재를 다시 떠올리는 촉각을 비롯한 감각이 더욱 강화되는 것 같았다.

실제로 존재했던 대상을 사진으로 붙잡아 사진속에 영원히 살아있게 하는 롤랑 바르트의 현존과 부재의 놀이처럼, 나의 행위는 사진적 의식을 행하여 오래되고 쓰임을 다한 사물들을 작품으로 재탄생시켜서 사물의 가치에 대해 재발견 해보고 사진 속에 아름다움으로 우리 곁에 영원히 다시 놓이게 하고 싶었다.

용도의 전후, 실재와 재현, 착시와 현시 그 사이에서 나의 감각은 느린 여행을 한다.

 

 

보내야하는 사물들을 위한 정물, Mourning 27_35.56x27.94cm_Archival pigment print_2023

 

 

보내야하는 사물들을 위한 정물, Mourning 33_14x11cm_Archival pigment print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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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105-박미정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