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주 展

 

안료 조각

 

 

 

vohm gallery

 

2024. 1. 4(목) ▶ 2024. 2. 3(토)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평대로55길 114 | T.0507-1341-0897

 

https://vohmgallery.com

 

 

구리23-2-3_pigment and plaster on fibreglass mesh mounted on wood panel_73x51x7cm_2023

 

 

봄화랑은 2024년의 첫 전시로 권용주 작가의 개인전 《안료 조각》을 개최한다. 작가는 봄화랑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여섯 점의 신작 조각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각각 비정형의 색채 덩어리로서 안료라는 재료와 조각이라는 형식 사이에서 모종의 관계와 의미를 형성한다.

작품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각 작품은 산화철 혹은 구리라는 주요한 안료가 색채와 양감, 질감 등을 표현한다. 마치 용매처럼 사용한 석고를 반복적으로 쌓아 만들어낸 것이지만 그보다는 오히려 응축된 여러 안료의 두터운 축적과 불규칙한 혼합의 흔적이 무척 강렬하게 드러난다. 이는 입체적이거나 평면적인 작품 모두에서 동일한 바인데, 즉 재료 그 자체가 형태를 생성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이러한 모습으로부터 일종의 포털(portal)을 상상하였다.

 

 

구리23-2-2_pigment and plaster on fibreglass mesh mounted on wood panel_73x51x6.5cm_2023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이상한 틈 정도로 이해되어질 포털은 권용주에게 있어 오랫동안 중요한 문제의식의 하나였다. 쓰레기, 건축 재료, 산업 폐기물과 같이 현실 그 자체를 극단적으로 생생하게 드러내는 재료로써 예술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만들어 내거나 삭제해 왔던 그에게, 포털은, 예술이 현실이지만 동시에 현실을 뛰어넘는 순간에 대한 상징이었다. 사소한 연상에 의한 상상력의 확장일 수도 있으며 혹은 감화와 승화를 거쳐 도달하는 감동의 낙원일 수도 있다. 여하튼 중요한 점은, 안료에 대한 다양한 실험의 와중 안료 덩어리가 갑자기 조각 그 자체로 변화하는 도약의 순간을 포착해냈다는 점일 테다. 쌓이고 엉기고 뭉쳐진 물질이 담지하는 감각적 충동의 서사 ― 사물이 소멸한 시대적 현실을 관통하는 포털일 것이다.

안료 조각은 안료 산업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비롯되었으며, 미시적인 관점에서 안료 또한 색채를 포함한 입체적 사물이라는 점에서 안료를 조각의 최소 단위로 이해하며 시작된 작업이다. 점선면과 같은 조형적 요소가 아닌 안료라는 물질이 조각을 구성한다는 관점인 것이다. 재료가 곧 형식이자 서사이며 태도인 작품들인 셈이다.

 

 

구리23-2-1_pigment, plaster, steel_20x27x30cm_2023

 

 

산화철 23-2-1_pigment, plaster, steel_35x58x45cm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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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40104-권용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