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주안 展

 

그 이상의 길

 

그 이상의 길 I 2023_Acrylic, oil, wallpaper on canvas_162.1x259.1cm

 

 

Gallery Marie

 

2023. 11. 8(수) ▶ 2023. 12. 8(금)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희궁1길 35 (신문로2가, 마리빌딩) | T.02-737-7600

 

www.gallerymarie.org

 

 

그래서 그들은 함께 간다 2023_Acrylic, oil, wallpaper on wood_68.8x202cm

 

 

얼룩말, 이상향의 문을 여는 아이디

나의 작품은 현실과 유토피아를 연결하는 공간을 표현한다. 각각의 작품은 서로 다른 내용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모두 이상향을 향한 욕망을 담고 있다. 나는 현실에서 겪는 여러 어렵고 힘든 상황으로부터 탈출하고자 도피처를 찾게 되었고 그것이 작품 속에 다양한 구조물들을 만들게 하였다. 작품마다 각기 다른 형태로 표현된 구조물들은 내가 꿈꾸는 이상향으로 통하는 출구가 되어준다. 그것은 현실과 이상향의 두 공간을 연결하는 ‘중계 영역’이다.

구조물에는 창문과 문이 있고, 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이 유토피아를 상징한다. 간혹 보이는 계단은 유토피아로 향하는 길이며 과정을 뜻한다. 변형되고 왜곡된 계단들은 유토피아로 가는 역경과 고난을 상징하며, 나뭇가지에 매 놓은 깃발과 리본, 카펫 등은 그곳으로 안내하는 이정표 역할을 한다. 그것은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주며 이탈하기를 거부한다.

 

 

그 이상의 길 II 2023_Acrylic, oil, wallpaper on canvas_90.9x60.6cm

 

 

작품에는 의인화되어 우의적으로 표현된 얼룩말이 등장한다. 나는 이 얼룩말과 나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대치(replace)된 존재로 여긴다. 얼룩말은 병든 육신과 사회적 규율로 억압되었던 나의 자유를 간접적으로 해소시켜 주는 대리인과도 같은 존재이다. 얼룩말이 가진 자유분방함과 역동성 그리고 보호색은 나의 결핍된 욕망을 채워 줄 대리물(代理物)이다. 얼룩말의 보호색은 내가 욕망하는 보호색이기도 하다. 나는 외부의 간섭이나 폭력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할 무언가가 필요했고 얼룩말의 보호색은 그러한 방어책의 수단이 되어준다.

작품 속에 설정해 놓은 가상의 풍경 속에서 얼룩말로 대치된 나는 가상 여행을 한다. 얼룩말은 내가 바라는 문지기일 수도 있고 안내자일 수도 있으며 이상향으로 향하는 주체일 수도 있다. 즉 얼룩말이 나이고 내가 곧 얼룩말이다. 자신과 동일시된 얼룩말을 내가 꿈꾸는 이상향의 입구에 위치시키고 얼룩말로 하여금 내 자신의 욕망이 성취되길 바라는 것이다. 그래서 얼룩말은 언제나 내가 원하는 자리에서 이상향을 향해 나갈 준비가 되어있다.

 

 

명상 의자 2021_패브릭 위에 프린트, 나무 위에 아크릴릭_97x90x72cm

 

 

기다려 주기 2020_Archival pigment print on canvas_27.3x40.9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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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1108-권주안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