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mya Netrabile 展

소우먀 네트라바일리

 

Soft Fascination

 

 

 

가나아트 나인원

 

2023. 10. 13(금) ▶ 2023. 11. 12(일)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대로 91 고메이 494 한남 103호 | T.02-795-5006

 

www.ganaart.com

 

 

The Morning Gardener 2023_Oil on canvas_121.9x91.4cm

 

 

가나아트는 미국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인도 출생의 작가 소우먀 네트라바일리 (Soumya Netrabile, b. 1966)의 개인전 《Soft Fascination》을 개최한다. 네트라바일리는 매일 숲을 산책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일상적인 장면과 기억에서 영감을 받아 내면의 풍경을 그려낸다.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를 졸업한 그녀는 최근 아나트 에브기(Anat Ebgi, 로스앤젤레스), Pt.2 갤러리(Pt.2 Gallery, 오클랜드), 앤드류 라파츠 갤러리(Andrew Rafacz, 시카고), 더 저널(The Journal,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가지며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본 전시는 큐레이터 맷 블랙 (Matt Black)과의 협업을 통해 성사된 네트라바일리의 아시아 첫 개인전이자 그녀의 신작 11점을 최초로 선보이는 자리이다. 가나아트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자연에서의 특별한 순간을 작업 안에 소환하여 관람자로 하여금 이를 공감각적으로 경험케 하는 소우먀 네트라바일리의 예술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하고자 한다.

네트라바일리의 작업은 사실주의 풍경화처럼 정밀한 화면을 구축하기보다는 기억 속의 색상과 형태를 통해 자연의 원형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나의 식물화는 대부분 허구의 식물들이다. 지형과 마찬가지로 식물을 통해 그림과 색상에 대한 경험을 계속 쌓을 수 있으며, 여기서 내 감정을 매체와 형태에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끈을 더 깊이 연구할 수 있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녀는 풍경의 사실적인 재현이 아닌, 그 속에서 경험한 특정 순간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듯한 평면 작업을 지속해왔다. 작가는 다양한 형태를 지닌 식물들의 밝고 강렬한 색채를 통해 자연의 생동감을 강조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그녀의 작품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리듬감을 형성하고 경쾌한 느낌을 불어넣는다. 또한 다양한 식물들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풍경은 관리된 정원이 아닌 무성한 숲을 가로지를 때 얼굴에 불어오는 바람의 상쾌한 느낌과 같은 감각적 경험을 시각화한다.

 

 

Latent Light 2023_Oil on canvas_76.2x101.6cm

 

 

이처럼 추상화와 고전적인 풍경화의 중간 지점에 놓인듯한 그녀의 작업은 자연에의 강렬한 몰입의 시간에서부터 비롯된다. 매일 새벽 숲을 산책한 뒤에 스튜디오에서 작업을 이어가는 작가의 루틴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녀는 자신이 매일 보고 느낀 것을 바탕으로 캔버스 표면을 채워 나간다. 시인이 운율과 리듬을 구성하고 시를 하나로 묶는 방식과 같이, 그녀에게 있어 그림은 섬세한 기억의 편린을 풀어놓는 과정이자 시적 상상력의 완성이다. 그녀가 경험한 숲의 모든 요소가 한 편의 시처럼 압축된 동시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주제, 즉 자연에 대해 작가가 쌓아온 오래된 친숙함이 바탕일 것이다. 작가는 본 전시의 출품작을 통해 집중된 공간에 앉아 무언가를 바라보며 몰입한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녀가 숲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무릎을 꿇은 채 땅을 파고 벌레와 작은 동물들을 찾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생명체들을 관찰하는 일은 이번 전시의 출품작들을 그리는 단초가 되었다. 누군가 숲속을 걸어 다녔던 발자국, 풀숲 안에 죽어있는 벌레, 바람에 떨어진 농익은 사과, 풀잎 위에 앉아있는 작은 곤충들과 같이 네트라바일리의 그림은 시간을 들여 바라보지 않으면 지극히 평범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한다. 이와 같은 몰입은 사색적인 관찰을 통해 미세한 것들에 반응하고 몰두하여 확장된 촉각으로 세계를 인식하는 시인의 태도에 다름없다. 이처럼 자연은 작가가 구현하고자 하는 시적 언어이자, 스스로가 그려내는 세계관의 은유인 것이다.

‘Soft Fascination’, 즉 '부드러운 매혹'을 의미하는 이번 전시명은 작가가 최근 읽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법How to Embrace Doing Nothing” 이라는 기사에 등장하는 문구이다. 이 기사에서 저자는 휴식을 취하는 동안 정신적으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활동으로 자연을 거닐거나 파도를 바라보는 일 등을 권고한다. 미시간 대학교의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활동들을 '부드러운 매혹'이라 정의했는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Hard Fascination’, 즉 강렬한 매혹에는 텔레비전 시청, 스마트폰 이용 등이 있으며, 이는 주의를 산란하게 만듦으로써 되려 휴식을 배제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강렬한 매혹과 상반되는 네트라바일리의 작품은 자연과 정신적 연결을 강조하며 작가가 숲에서 경험한 부드러운 매혹을 묘사한다. 이번 전시가 '강렬한 매혹'의 혼잡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부드러운 매혹'의 영역으로 탈출하여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창구가 되길 바란다.

 

 

The Embankment 2023_Oil on canvas_76.2x101.6cm

 

 

River Weeds 2023_Oil on canvas paper_69.5x5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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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1013-Soumya Netrabile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