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 展
Waltz for Silence
나의 몸짓은 너의 침묵을 가리고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2023-3_162×130cm×2개_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_2023
아트레온 갤러리
2023. 9. 21(목) ▶ 2023. 10. 14(토)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신촌로 129 | T.02-364-8900
http://artreon.co.kr
유목동물+인간-문명2023-10_162×130cm_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_2023
인간과 자연의 화해, 작가 허진의 초대전 왈츠 포 사일런스 "Waltz for Silence"
이번 전시에서 허진은 작가의 다층적 기억을 인문학적 입장에서 재해석하면서 회화적으로 평면에 풀어낸다. 즉 그 전시 주제는 인간의 기억은 불확실성을 띠고 있다는 전제하에서 기억의 축적이 곧 역사이며 또한 역사가 개인의 자의적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점에서 착안했다.
허진에게 평면과의 대결은 숙명일 것이다. 그는 평면으로 창조한 역설적 깊이 속에 사람, 동물, 사물을 흩트려놓는다. 기묘한 우화를 품은 듯한 이미지들의 왈츠. 이 왈츠는 허진 세계의 한 축을 이루는 고요와 침묵을 향한 것인지도 모른다.
특히 유목동물+인간-문명시리즈는 과학문명숭배에서 비롯된 폐해를 치유하고자 하는 환경 친화적 생태론을 기반으로 하여 형상화한 연작들이다. 유목동물을 자유롭고 복잡하게 배치하는, 여러 이미지의 나열은 자연과의 상생과 조화를 강조하는 작가의 소망과 열정을 보여준다.
작가 소개 및 작품 대요(大要) 허진은 조선말기 예원의 종장인 추사 김정희의 수제자이자 호남 남종화의 시조인 소치 허련의 고조손이며 근대 남화의 대가인 남농 허건의 장손입니다. 말년에 전남 진도에 자리잡은 소치선생의 운림산방의 화맥을 5대째 이으면서 동시에 독창적인 현대 한국화를 창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묵시”시리즈, “다중인간”시리즈, “현대인 이야기”, “익명인간”시리즈, “유목동물”시리즈 등을 발표하면서 이를 관통하는 화두인 “인간에 대한 탐구”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형상화시키는 작업을 하여왔습니다.
작가는 수묵화의 전통적 특징인 함축미를 벗어난 서사적 미적구조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형상적 유희세계를 채색화적 성격이 강한 표현방식에 의해 표현고자 한다. 이는 전통이라는 중압적 중층의식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자세이며 모더니즘에 대한 다중적 콤플렉스를 승화시키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인간과 자연이 서로 화합하는 순환적 자연생태관을 지키고자 하는 친환경론을 주제로 삼은 작품세계를 제시하는 것이다.
유목동물+인간-문명2023-11_145×112cm_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_2023
유목동물인간문명시리즈 유목동물인간문명시리즈는 역동적 야생동물의 묘사를 통해 자본문명에 젖은 기계적 삶에 예속된 현대의 삶을 탈피하여 자연 본성에 가까운 자유로운 세계로 인도하고자 한다. 작가는 인간조건의 근원을 위협하는 문명의 파괴적인 양상을 주목하고 문명과 인간탐구의 영역에서 동물을 부가(자연)하였다. 문명과 부유하는 인간 연작 위에 실루엣의 점묘로 대담하게 처리한 동물이미지는 문명의 온갖 단서와 익명인간이 오버랩 되면서 파편화되고 비순환적인 현실을 강렬한 색채로 부각시킨다. 문명의 월권과 그 파괴적 양상은 조화상실의 디스토피아적 상상과 함께 인간형상을 더욱 왜소하게 만들고 있으며 주체적 관계상실을 동물과 문명의 제반 이기를 부각시킴으로써 표현했다.
유목동물인간문명시리즈는 과학문명숭배에서 비롯된 폐해를 치유하고자 하는 환경 친화적 생태론을 기반으로 하여 형상화한 연작들이다. 자유로운 유목동물을 자유롭고 복잡다단하게 배치하는 이미지의 나열은 자연과의 상생과 조화를 강조하는 작가의 소망과 열정을 드러난다.
그 위에 부유하는 흑백 인간 군상들과 문명 소산물인 사물들은 부속테마로 등장시키면서 기술 중심 문명의 허구성과 익명화된 인간의 피폐성이 부각되게 한다. 혼란스럽다고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이미지 화면은 인간과 사물의 근원을 추구하는 일관성을 담은 전체적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담은 합창적 이미지를 가미하어 조화롭고 안정적 분위기를 흐르게 한다.
유목동물+인간-문명2023-13_130.5×97cm_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_2023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시리즈 이종융합동물+유토피아시리즈는 유전자 조작 및 가공, 유전자 재조합기술, 생명복제, 세포융합 등의 유전공학기술과 생명공학기술이 자연 생태계의 오묘한 균형을 교란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강조하고 있다. 서로 다른 동물을 합체하여 탄생된 기이한 이종융합동물을 묘사하여 이러한 생물학적 오염과 생태적 재앙을 부각하고 지속 가능한 생태사회를 지향하고자 했다.
인간과 자연이 평등하게 공존할 공동체를 상징할 수 대상을 섬으로 표현하였다. 섬은 어린 시절에 각인되었던 다도해 풍경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허균의 홍길동전에 나오는 율도국이나 플라톤의 대화편에 나오는 아틀란티스 같은 유토피아로 상상하였다. 즉 말하자면 인성을 망각된 윤리의식에 젖은 과학문명에 경고하고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진 다도해의 풍경을 묘사하여 지혜로운 공동체적 삶들로 이루어진 마음속의 유토피아를 창조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혁신의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예술생태계의 복원을 꿈꾸며 침체된 한국화의 진흥을 일으키려고 노력하는 허진 작가의 고뇌 어린 예술정신을 엿볼 수 있다.
유목동물+인간-문명2023-14_130.5×97cm_한지에 수묵채색 및 아크릴_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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