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 우드 展

Issy Wood

 

I Like to Watch

 

 

 

일민미술관

 

2023. 9. 7(목) ▶ 2023. 11. 12(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152 (세종로, 일민미술관) | T.02-2020-2055

 

http://ilmin.org

 

 

그렇게 들었습니다 Or so I‘ve heard 2023_Oil on linen_120x270.5x5cm

 

 

일민미술관(관장 김태령)은 9월 7일부터 11월 12일까지 《I Like To Watch》를 연다. 이번 전시는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가 이시 우드(Issy Wood, b.1993)를 한국에 처음 소개하는 기회로, 47점의 신작 회화를 포함해 설치 및 영상 작품, 출판물을 선보인다. 우드는 불길하게 재현된 세계를 통해 모든 것이 적절히 괜찮고 지리멸렬한 동시대를 표현한다. 그는 빈티지한 사물,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사치품, 성적인 은유, 자신이 겪은 특이한 순간을 집요하게 관찰하고 그린다. 어둡고 저속한 농담을 중의적으로 내포하는 그의 화면은, 젊은 세대를 끌어당기는 자극적인 소비 산업의 호황, 저임금 노동과 한탕주의의 공포, 각종 급진주의와 극우 담론이 교묘히 번지는 오늘의 불안을 표상하면서, 서구의 전통에 뿌리를 둔 여러 미술사의 모티프를 창의적으로 활용해 낸다.

동시대 회화로서 우드의 작품은 초현실주의와 결합한 새로운 리얼리즘의 전조를 보여준다. 우드는 상징이 과포화된 사물·사건의 충만한 잠재성을 예민하게 다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초현실주의가 화자의 내면을 지배하는 주관적인 무의식에 집중하는 반면, 우드는 현실 도처에서 발견하는 상징을 보다 냉담한 태도로 도상화한다. 우드는 중세, 바로크, 신고전주의 등 미술사의 고전 양식을 과도할 정도로 폭넓게 소환하는데, 이로써 은폐된 무의식이나 신비주의가 아니라 사물과 사건의 과잉으로 인한 매혹에 이끌린다. 이 과정의 관찰과 분석은 전시 제목 ‘I Like To Watch’가 뜻하는 바처럼 1인칭의 심리적 시점을 투영한다는 점에서 글쓰기와 유사한 효능을 갖는다. 그가 서사의 토대로 구사하는 블로깅, 작곡, 뮤직비디오 연출은 마치 옅은 꿈 또는 자각몽처럼 회화의 장면을 뒷받침한다.

 

 

무제(지금 방식) Untitled (How now) 2023_Oil on linen_175x215x5cm

 

 

이번 전시는 지난 상반기 기획전 《히스테리아》의 연장에서 동시대 회화의 조류를 탐색한다. 우드가 구사하는 리얼리티는 형상과 표현의 문제를 다루는 회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그리기의 측면에서 우드는 유럽의 역사적인 구상회화를 폭넓게 참조하고, 기술적으로는 화면을 흐릿하게 처리하거나 필터가 쓰인 듯 일정한 조도를 유지하며, 두터운 질감의 벨벳을 회화의 바탕재로 사용해 특유의 시대착오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렇듯 회화가 즉물성을 소화하는 방식은 최근 유의미하게 발견되는 미술의 한 경향으로, 회화를 당대의 매체로 재활용하는 일에 대한 관심, 나아가 회화 안팎에서 사물과 사건이 맺는 관계·위상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일민미술관은 이러한 흐름을 주의깊게 조망하며 국내외 관객들과 함께 미술의 일선에서 벌어지는 도전과 실험을 살필 것이다.

전시에 맞추어 연계 프로그램을 개최한다. 9월 5일(화) 오후 5시부터 오프닝 리셉션이, 9월 8일(금) 오후4시부터 이시 우드(참여작가), 윤율리(일민미술관 학예팀장), 김성우(프라이머리 프랙티스 디렉터)가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린다. 10월 중에는 인문학 프로그램 〈역자후기 28〉이 예정되어 있다. 총 57일간 진행되는 《I Like To Watch》는 매주 월요일과 추석 당일 휴관하고, 금·일요일 오후 3시에 현장 신청자를 대상으로 도슨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봐 엄마, 충치 없어 Look Ma, no cavities 2023_Oil on velvet_120x265x6cm

 

 

유감스럽게도 히트입니다 Unfortunately, that‘s a hit 2023_Oil on linen_225x150.5x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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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907-이시 우드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