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숙 展

 

부엌도_Episode of Fruits

 

부엌도_Plastic Kitchen #8_101x127cm_pigment print_2016

 

 

김영섭사진화랑

 

2023. 9. 5(화) ▶ 2023. 9. 17(일)

작가와의 대화 | 2023. 9. 8(금) 오후 4시

서울특별시 강남구 강남대로152길13. 3층 | T.02-733-6331

 

www.gallerykim.com

 

 

부엌도_Plastic Kitchen #1_101x127cm_pigment print_2016

 

 

침묵 속에 사라질 수 없는 아우성, 거기서 그렇게 살아 있던 여인, 여기서 아직 엄연하게 존재하는 여인, 앞으로도 결코 ‘예술’이 되기를 원하지 않을 여인, 그 여인의 이름을 알고 싶어 하는 아우성이 이 사진에는 끝내 남아 있다.

-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부엌도’ 작업은 나 자신과 아내나 엄마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작업이다.

여자로 아내로 엄마로 OO씨로 살아온 시간에 대한 나의 애증과도 같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작업한『부엌도 _ Plastic Kitchen』은 끊임없는 반복이 일상이 되는 장소, ‘부엌’하면 떠오르는 따뜻하고 모성애 가득한 공간을 전복하여 차가우면서 강박이 있는 낯선 공간으로 만들어 보았다. 부엌이라는 익숙한 공간의 심리적인 낯섦을 이질적인 오브제를 통해 표현한다. 하얀 도마에 식재료들과 조리도구들은 real(실제)와 fake(가짜)가 공존하며 라이팅도 이질적이며, 시 도 부자연스러운 왜곡으로 낯설고 불편한 부엌의 이미지로 재구성해 보았다. 일반적으로 부엌에서 느낄 수 있는 따뜻함이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사람에게는 얼마만큼 그 공간이 차가울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부엌도_To Heaven #7_40x60cm_pigment print_2020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작업한 『부엌도_To Heaven』은 ‘부엌’이라는 공간이 가진 내밀함을 바탕으로 중년의 주부들의 정신적인 공허함을 표현하고자 한다. 중년의 주부들에게는 약 20년 이상을 육아와 살림, 혹은 직장 일등에 묶여 있다가 갑자기 시간이 주어진다.

육신의 고통을 떨쳐내고 마음을 비워야만 살 수 있는 시간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화려해 보이지만 밝고 흰 배경과 테이블, 빛이 나지만 속이 빈 식기들과 비워진 유리병들은 자의든 타의든 욕망을 비워낸 자들의 ‘초월함’을 표현했다.

 

 

부엌도_To Heaven #10_40x60cm_pigment print_2020

 

 

‘부엌도’의 ‘도’는 그림‘圖’이다. 내가 이 작업을 전체적으로 구상할 때 영향을 준 것이 책가도 혹은 책거리이다. 사대부들의 궁중 화풍 책가도에서 19세기에는 민화풍의 책거리가 유행하는데 책이 없는 기물들을 표현한 그림들이 많았다. 그중에는 ‘복숭아’ 같은 과일도 있었다. 민화나 설화에는 많은 과일이 상징적으로 등장하며 현재까지도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앞의 시리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과일을 보면서 나의 유년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기억은 나만의 설화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민화나 설화 속의 과일이나 혹은 나처럼 잊히지 않는 과일에 얽힌 추억은 누구에게나 있다. 그래서 2022년부터 작업을 시작한 『부엌도 _ Episode of Fruits』는 제례의식이나 개인사에도 빠지지 않는 과일을 통해 나와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까지, 이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표현해 보고자 한다.

 

'본 전시는 올해로 창립25주년을 맞는 한국여성사진가협회가 초기의 창립 취지를 지키며 만들어온 지난 성취들을 돌아보고 축하하기 위해 기획한2023여성작가 릴레이 전시 프로젝트<감각의 방향>의 네번째 전시이다.'

 

 

부엌도_Episode of Fruits #1-1 참외_41x40cm_pigment print_2023

 

 

부엌도_Episode of Fruits #2-1 복숭아_41x40cm_pigment print_2023

 

 

 

 

 
 

윤은숙 | Yoon Eun Sook

 

한국여성사진가협회 부회장 |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 한국사진학회 회원 | 단국대학교 평생교육원 사진예술아카데미 강사

 

E-mail | phoy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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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905-윤은숙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