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예환 9323 展

 

바라보다_74x120cm_장지위에 혼합매체_2023

 

 

화랑전시관 1관

 

2023. 8. 16(수) ▶ 2023. 8. 29(화)

Opening 2023. 8. 17(목) pm 5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화랑로 312 | T.031-481-4000

 

* 2023 안산문화재단 전문예술 창작지원선정사업입니다. *

 

www.ansanart.com

 

 

way slowly 20148_100.9x80.3cm

 

 

삶에 대한 성찰과 그 본질에 대한 내밀한 기록

 

김상철(동덕여대 교수. 미술평론)

 

한 작가의 작업은 당연히 자신이 속한 시대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더불어 그것은 작가 개인의 내밀한 사연을 통해 내용과 깊이를 더하게 되게 마련이다. 즉 작가의 작업이란 단순한 조형의 산물이 아니라 한 개인이 감내한 시대의 기록이자 삶의 내밀한 기록인 것이다.

작가 안예환의 예술 역정은 1970년대 말부터 비롯된다. 주지하듯이 1970년대 말 80년대 초는 격변의 시대였다. 정치, 사회적 변화뿐만 아니라 문화 전반에 걸쳐서도 이전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새로운 이정이 시작되던 시기이다. 그만큼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도 많은 변화가 있었던 시기이다. 그래서 70년대 말, 80년대 초는 일종의 관용적 표현으로 사용되곤 한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그의 작업의 시작과 전개에 있어서 당연히 밀접한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전통과 현대는 당시 우리 미술이 마주하였던 민감한 화두였다. 상호 모순적이고 이질적인 가치의 충돌과 융합은 특히 한국화 분야에서 첨예하게 나타났다. 작가의 작업은 10여 년에 걸친 교직 생활을 마감한 후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는 시간의 정체가 아니라 작업과 삶에 대한 보다 깊이 있는 성찰의 시기였을 것이다. 당시 그가 마주하였던 삶의 강렬한 기억들은 이후 그의 작업을 견인하는 가장 핵심적인 내용들로 작용하고 있으며, 그가 전통에 함몰되거나 형식주의에 경도되지 않은 독자적인 언어를 확보하는 기본적인 조건으로 할 수 있는 바탕이 되었다.

 

 

way slowly 20144_122x240cm_Acryic on canvas

 

 

작가의 작업은 한국화에 대한 학습을 통해 비롯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초기 작업은 분명 전통에 대한 수구적 태도가 아니라 강렬한 변화와 일탈을 통한 새로운 조형의 기운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수묵을 기본으로 한 조형이라는 고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추상과 설치를 넘나드는 실험적인 작업들은 현대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었다. 수묵을 대신한 색채에 대한 탐구, 그리고 평면에서 벗어난 설치에의 관심 등 분방하고 자유로운 화면의 형식은 전통적인 조형의 틀에서 벗어난 것이었다. 특히 강렬한 색채와 원통형의 구조체들이 병렬로 제시되는 독특한 화면 형식은 전통에 대한 의식적 일탈, 혹은 현대라는 시대성의 인식에서 비롯된 형식 실험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이는 작가가 마주한 시대적 상황과 요구에 대한 반응의 구체적 표출이라 이해할 수 있다.

 

작가는 형식의 일탈과 분방한 실험적 행위를 통해 자신이 속한 시대적 가치를 표출하였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표면적인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그가 지향하는 형식에 담긴 내용에 주목하는 것일 것이다. 작가는 당시 자신이 마주하였던 특정한 상황, 즉 주변에서 발생한 죽음에서 비롯된 강렬한 인상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자 존재에 대한 물음이었다. 앞서 둥근 원통의 강렬한 색채, 그리고 천으로 이루어진 다듬어지지 않은 색면을 통한 조형 등은 단순히 조형의 형식이 아닌 이러한 사유를 표출하는 그만의 언어 형식이었던 것이다. 원통의 구조는 일종의 순환의 형식을 띠고 있다. 마치 인간의 삶이 다양한 양태로 펼쳐지다가 마침내 죽음으로 수렴되는 흐름으로 이어짐을 은유한다. 작가는 원통과 안료의 흘러 내리는 물성, 그리고 제각기의 색면들이 어우러져 하나의 조형을 만드는 형식을 통해 이러한 삶과 죽음에 대한 사유를 구체화 한 것이다.

 

 

꿈꾸는 달_72.7x91cm_Acryic on canvas_2021

 

 

이러한 작가의 사유는 이후 작가의 작업 전반을 견인하는 핵심적인 화두로 작용한다. 그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현상과 본질 등 상대적인 가치들에 대한 심중한 사유를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심화시키고, 또 변화시켰다. 그것은 반복적인 삶과 실존에 대한 질문이었으며, 자신의 위치와 현실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그의 화면 형식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이러한 사 와 성찰을 담아내는 그릇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그것이 평면이건 설치이건, 혹은 수묵이건 채색이건, 또 재료가 천과 종이, 아크릴 등 다양한 방법과 형식으로 확장되어 표출됨은 그가 감내한 세월의 굴곡을 따라 수집되고 축적된 삶에 대한 사유이며 실존의 확인인 것이다. 즉 작가의 작업은 굳이 현대, 혹은 실험 등과 같은 상투적인 해설이 아니라 절실한 자신의 내면을 은밀한 언어로 기록한 내밀한 기록으로 이해함이 옳을 것이다.

 

작가에게 있어서 선과 색은 화면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는 조형의 수단인 동시에 그가 사유하는 본질에 대한 언어이다. 적잖은 변화와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일관되게 삶의 본질이라는 것에 육박하고자 하는 작가의 언어로 작용한다. 둥글게 말린 원통의 파이프를 통해서는 말림과 풀림이라는 현상적 특징을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드러내고, 버드나무를 통해서는 삶의 정화와 생명에 대한 사유를 표현한다. 그는 간접과 은유의 화법으로 자신의 생각의 일단을 언뜻언뜻 드러낼 뿐이다. 그는 드러나는 현상을 통해 자신의 사유를 강요하거나 역설하는 것이 아니라 은밀하고 상징적인 자신만의 언어로 조심스럽게 자신의 사유를 제시한다. 그것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음미하고 사유함으로써 비로소 공감될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언어로 해석된다.

 

 

바라보다_91x116cmx2EA_Acryic on canvas_2023

 

 

인상적인 것은 선인장과 보자기로 이루어진 연작들이다. 강하고 억센 가시를 지닌 선인장과 부드러운 보자기의 대비는 강한 상징으로 읽힌다. 억세고 강해 보이지만 속은 한없이 여리고, 억센 가시조차 그런 자신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편으로 삼고 있는 선인장은 삶의 역정을 통해 확인한 자신의 투영일 것이다. 삶과 죽음,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수 많은 사연들에 대한 작가의 사유는 인장을 통해, 또 공중으로 부양하고 나아가 비어있는 선인장의 형상으로 표출됨으로써 삶과 죽음에 대한 일종의 관조적 시각을 보여준다. 그는 굳이 삶과 즉음에 대한 답을 내리거나, 이에 대한 해석을 시도하여 알려주려 하지 않는다. 담담하게 자신이 마주한 삶의 여러 현상들을 통하여 그 본질에 접근하고자 할 뿐이다.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은 반드시 어둡고 슬픈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서 자신에게 제시된 것을 인정하고 그것을 관조함으로써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을 본질적인 것에 육박하고자 하는 것이다.

 

격변의 시절을 감내하며 축적한 삶의 주름 속에서 작가는 자신이 마주했던 시절의 곡절들을 헤아리며 새삼 삶과 죽음이라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극히 개별적이고 담담하지만 심중한 사유와 성찰을 보여준다. 그것은 비장하거나 결론을 말하고자 하는 억지스러움이 아니라 마치 일기와 같이 담담하고 담백한 관조의 언어로 표현되고 있다. 작가가 보여준 다양한 변화는 단순히 시류나 세태에 따른 양식의 변화가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태도와 생각의 변화를 진솔하게 기록한 것이다. 우리는 그의 기록을 통해 우리가 관통하였던 시대와 그 속에서 이루어졌던 서로 다른 개인사를 상기해 볼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통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삶과 죽음의 본질에 대한 일정한 공감의 여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dream_116x91cm_Acryic on canvas_2023

 

 

채움과 비움_116x91cm_Acryic on canvas_2023

 

 

지금 바로 여기-보자기 201106_72.7x60.6cm_Acryic on canvas

 

 

 

 

 
 

안예환 | AN YEA HWAN

 

1981 동덕여자대학 회화과 졸업 | 1997 동덕여자대학교 대학원 회화화과 졸업

 

개인전 | 2021. 제16회 7회 안산시 미술인상 수상작가 초대전 | 단원미술관 제 1관 특별실 | 2021 제15회 "지금 바로 여기 전" 더 갤러리 | 2019 제14회 안예환의 드로잉과 도자회화전 안산문화원 전시실 2017 제13회 스페이스 D 초대전 (서울) | 2015 제12회 자인제노 초대전. 대안공간 봄 초대전 (서울. 수원) | 2012 제11회 갤러리아이 개관 초대전(안산) | 2011 제10회 인천여성미 비엔날레 따로또같이전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 2009 제8회 아래에서 보기전 (대안공간 눈) | 2010 제9회 지금 바로 여기전 (한중문화관. 행궁나라초대전) | 2009 제7회 인천여성미술비엔날레 따로또같이전 (가온갤러리. 아트플랫폼) | 2005 제6회 안산예술의 전당(색채평면과 祭器이미지展) 경기문화재단 후원 | 2002 제5회 마로니에미술관(전통미술과 페미니즘과의 만남) | 2002 제4회 대한민국 미술축전 (예술의 전당) | 1998 제3회 인사갤러리 기획전. 하나 갤러리 초대전 | 1997 제2회 인사갤러리 갤러리 그림시 | 1994 제1회 인데코화랑

 

단체전 | 2023 내오전 나 그대로전 갤러리 hoM | FROM SEOUL TO MERIDA FREEDOM 2022, 멕시코 비주얼 아트센터 | '행궁유람 행행행'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주최: 수원시립미술관) | 2021 생태, 생태예술과 여성성 (동덕아트갤러리 전관) | 6회 안산작가회 정기 회원전 GALLERY STILL | 경기미술컬렉션특별전시경기도청 북부청사 경기천년길 갤러리 (주관 : 경기문화재단) | 2019 FREEDOM 2019 '어제와 다른 내일' 양평군립미술관 | Now & Future Fukuoka Asian Aat Museum 일본 | 한국화 여성 작가회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 동덕인을 위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 미래 (동덕여자대학교 본교 구 여성학 센터) | Asia Comtemporary Art Show (Hong Kong) | T.I.A.F (TOKYO, JAPAN) | 2018 토요일 옆집에 사는 예술가 오픈스튜디오 (주최 주관 : 경기문화재단 안산문화재단) 안예환작업실 | 꽃술열기전 (옆집에 사는 예술가. 아카이브전) 단원미술관 1관 디지털 시대 한지의 재발견 (LA . 한국문화원) | SPIRIT of ART(LA. KOREA DAILY ART CENTER) | HELLO!ISLAND, ROTA (후원 : 마라아나관광청알투컴퍼니. 장소:멜로워 2017 Crossing 5060 - 안산미술 문화의 지평을 열다, 단원미술관 기획전) | 여자 셋이 모이면 사발도 말을 한다 – 그녀들의 외면 일기 | 황창배추모전 '무법의 법을 그리다' 동덕아트갤러리 | 2012 KIAF 2012 (코엑스) | 차례상 눈썹이 미초이다 (인천 신세계 갤러리) | 2008 KIAF 2008 (코엑스) | 2007 한국화여성작가회 "장자의 꿈" (서울시립미술관) | 2007 Cologne Fine Art Fair (Germany) | 2007 Kunstmesse Salzburg (Austria) | 서울의 어제와 오늘전 (경향갤러리) | 2005 오선오색전 한국화 여성 작가회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경력 | 1998 동덕여자대학교 강사 역임 | 1998-1999 명지 전문대학 강사 역임 | 2002 김포대학 강사 역임 | 1999, 2017 단원미술제 운영위원 역임 | 2000 단원미술제 사무팀장 역임 | 2006 pre 국제인천 여성미술비엔날레 운영위원 | 2009 인천 여성미술비엔날레 사무국장 역임 | 2007-2016 신안산대학교 사회교육원 강사역임 | 2008-2015 안산대학교 강사 역임 | 2000-2020 안산문화원이사 역임

 

작품소장처 |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경기도 미술관, 안산시청,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philoptics, 독일 베를린 한국문화원, 안산시민신문, 안산감골도서관, 독일, 프랑스, 영국 ,스웨덴, 남아공 등 국내외 개인소장

 

현재 | 목화전, 원전, 내오회, 안산작가회, 한국화 여성 작가회, 안산한국화회, 한국미술협회 회원

 

E-mail | whan08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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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816-안예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