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남 展

 

하얀 묘법

Écriture blanche

 

Écriture blanche III_켄파스 위에 아르쉬 종이 위에 송곳으로 글쓰기_97x194cm, 부분_2018

 

 

Art Salon de H

아트살롱 드 아씨

 

2023. 7. 13(목) ▶ 2023. 8. 7(월)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6 신영증권BD, B128호 | T.02-786-9184

 

www.artsalonh.com

 

 

Écriture blancheHahnemühle_종이위에 삼베실로 글쓰기_70x50cm, 부분_2018

 

 

Art Salon de H 갤러리는 2023년 7월 13일부터 8월7일까지 김명남의 개인전 《 Écriture blanche 》을 개최한다. 1993년부터 서울과 파리를 오가며 활동 중인 김명남은 활발한 작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김명남은 순백의 화면을 뚫거나 긁어내는 방식과 삼베나 모시로 한지위에 작가의 내면의 글쓰기를 통해 세상과의 소통을 모색한다. 자국의 흔적들은 마치 언제 생겼는지 인지하기 어려운 인간의 피부, 주름처럼 시간과 기억의 지층들로 보인다. 켜켜이 쌓아 나간 작가의 기록은 《하얀 묘법 Écriture blanche 》의 전시장에 한데 모여 순백의 공간을 경험하는 것으로 시작되어, 점차적으로 드러나는 점과 선의 흔적들을 따라가면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풍경과의 마주침으로 확장된다. 이러한 만남에 대해 프랑스의 미술비평가 필립 피게(Philippe Piguet)는 “형언할 수 없는 어떤 외딴 곳으로 향하는 비범한 명상” 으로의 초대라고 표현했다. “비범한 명상”의 기능을 담당하는 미니멀한 순백의 화면은 작가의 내적 고민과 사유의 결과로써 탄생한 것이다. 녹내장이라는 진단 앞에 작가는 붓과 색을 모두 내려놓고 흰색의 의미와 삶(예술)의 근본을 지독하게 탐구했고, 그 결과로 색을 제거하고 작가 주변의 가장 가까이 있던 도구들을 이용해 한지에 바늘, 실, 송곳으로 종이를 떠 올려, 드로잉 하듯 작업을 풀어왔다. 이번 Art Salon de H 갤러리에서 작가는 특히 조명의 빛을 이용하여 작품과 공간 간의 밝음과 어둠 대비를 극대화하는 시각적 효과를 창출한다. 무한의 공간 속에 침투하는 빛과 그로 인해 선명히 드러나는 종이 표면의 도드라짐, 점과 선의 의도/비 의도된 운율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외부의 잡음을 소거하고 전시공간에 몰입하게끔 만들어 명상적 경험의 공간을 열어 놓는다. 김명남의 작품 속에 때때로 삼베 실과 모시실 등으로 내면의 언어로 풀어내는 작업 앞에서는, 관람자에게 오래전 우리들의 어머니들이 가슴을 녹여 내었고, 표현했었던, 베틀 앞에 앉아 있는 그 어머니들 표상, 혹은 깊은 심연 속에 자리한 인간 존재를 상기시킨다. 이번 김명남의 개인전에서, 작가는 감상자와 작품이 만남으로써 생성될 또 다른 이야기를 제한 없이 개방한다.

 

 

Écriture blanche_한지위에 삼베실로 글쓰기_60x92cm 부분_2020

 

 

‘’…녹내장으로 인해, 깊은 생각을 해 봤다. 어떻게 작업을 해 나가야 하나? 그 답은 … 바로 내 안에 있었다. 그때 나는 붓과, 내가 좋아하는 색깔들을 내려놓고, … 이제까지의 삶을 되돌아보았다. 평생을 종이로 작업을 해왔고, 나의 삶 속에서 바늘과 실은 늘 내 가까이 있는 물건들이었다. (중략) 흰색은 삶의 모든 것을 덜어내기도 하고, 흡수할 수 있는 색이다. 모든 걸 내려놓고, 그냥 묵상으로 초대하는 색깔이다. 또한 삶에서 가장 가파른 절벽에 처할 때와 가장 희열을 느낄 때, 빛처럼 강하게 와닿는 색이었다. … 나는 송곳으로 하얀 화면에 흔적을 남기며 여행을 떠난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소통을 한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바라볼 수 있는, 빛을 투영하고, 공기가 양쪽으로 흐르는 그래서, 모두가 좋아지는, 좀 더 평화로운 삶과, 휴식이 되는 그런 작업을 위해, 늘 하얀 화면 위를 여행하고 있다.” - 작가노트 중 일부 발췌
김명남 작가의 작품은 언뜻 보면 단순한 백지처럼 아무것도 없는 듯하지만, 그 순백 속에는 무언의 기록인 점과 선이 고요한 정신적 풍경을 빚어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금의 시대에 깃든 시각적 포화 상태에서 잠시 이탈하여 외딴 풍경과의 조우를 경험해 보길 바란다.

 

 

Écriture blanche_한지위에 삼베실로 글쓰기_23.6x19cm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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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713-김명남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