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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展
침묵의 질량
Terra-silence23.1(대지-침묵23.2) 2023_mixed media on canvas_91.0x116.8cm
금호미술관
2023. 7. 6(목) ▶ 2023. 7. 16(일)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간동 78 | T.02-720-5114
www.kumhomuseum.com
Terra-silence23.2(대지-침묵23.1) 2023_mixed media on canvas_91.0x116.8cm
질량의 미학: 물질적인, 너무나 물질적인 은유
......(생략)
대지나 지층, 광물의 볼륨과 형식이 형성되는 과정이 그렇듯 유진아는 안료와 질료를 물리적으로 한층 한층 누적하여 ‘겹층\'의 물리적 볼륨을 만든다. 그가 강조하는 ‘겹'은 그의 작업이 형성되는 실제 시간의 축적이며, 동시에 그런 시간의 은유다. 뿐만아니라, 그의 작업은 물질적 자연과 협업 속에 태어나면서 더욱 자연처럼 된다. 강도적인 것이 외연적인 것을 낳는 것이 실제 지층의 형성 과정이듯이, 유진아의 작업에서도 실제로 안료와 질료(각종 광물 가루, 모델링 재료)의 강도적 측면, 즉 농도, 점도, 밀도, 온도, 습도, 물질과 안료의 화학적 흡수성 등의 강도적 조건이 그의 작업의 형태를 형성하는 주요 요인이 된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마치 물질이 스스로 형성하는 것처럼 보이며, 작가는 이 물질들에 초기조건을 부여하거나 방향을 제시하고, 때론 보완하는 방식으로 개입한다. 이 물리적이고 자연적인 누증의 방식은 한낱 이미지는 줄 수 없는 사물의 깊이, 억겁의 시간이 축적한 질량감을 산출하고, 물질적인 질량감과 더불어 시간적 질량은 그것의 원천이 자연과 대지임을 은유한다.
이렇게 유진아가 준비한 은유의 목록이 갖춰졌다. 형태의 은유, 진공의 은유, 작용의 은유, 시간의 은유, 깊이의 은유, 마지막으로 질량의 은유. 다행히 은유는 관객 안에 살아 있다. 관객이 그 은유를 종합하고 깊이의 실재성으로 향할 때 비로소 테라의 은유가 펼쳐진다. 재현, 물질, 사물에 머물지 진공의 깊이로 들어가 대지를 상연할지는 관객의 몫이다.
조경진(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연구교수)
Terra-inside22.23(대지-내밀성22.23) 2022_mixed media on canvas diameter_4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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