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삼 展

 

COSMOMENT: 사라짐으로써 비로소 보이는 것들

 

COSMOS 220722002 사진 적층 Ø 150 cm 2022

 

 

갤러리그림손

 

2023. 6. 28(수) ▶ 2023. 7. 17(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10길 22 (경운동) | T.02-733-1045

 

http://grimson.co.kr

 

 

COSMOS 200925001_사진 적층 Ø 300cm_2020

 

 

“사라짐으로써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나는 인간의 제한된 육체로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의 세계’를 동경해 왔습니다. 내가 상상하는 불가능의 세계는 시공을 초월한 n차원의 세계부터, 우리 은하 너머의 초 거시 세계, 눈 앞에 있으나 관찰할 수 없는 초 미시 세계, 탄생 이전의 세계와 소멸 이후의 세계 등을 포함합니다. 불가능의 세계를 상상하면 할수록 역설적이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세상과 우리 자신을 더욱 깊게 되돌아보게 됩니다. 인간과 존재에 대한 가장 근원적인 물음을 만나는 순간, 우리에게 주어진 제한된 육체와 유한한 삶이 얼마나 값진 선물인지 알게 됩니다. 결국 이러한 생각이 나의 창작 활동에 가장 중요한 원동력입니다.

나는 불가능의 세계를 연구하고, 그 탐구 결과를 지속적으로 예술 작품화 합니다.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불가능의 세계를 직접 경험할 수는 없지만, 작품을 통해 그 곳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불가능의 세계로 떠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은 사라지는 것입니다. ‘사라짐’의 경험이야 말로 불가능의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관문입니다.

 

 

MOMENT 220527001_사진 적층 200x50cm_2022

 

 

나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라짐’을 표현함으로써 이 세상과 불가능의 세계를 잇는 창(窓)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라짐’을 표현하기 위해 고안한 방법은 ‘접기’와 ‘펼치기’ 입니다. ‘접기’는 대상의 사진을 접어서 형상의 일부분만 보이도록 하여 나머지 안 보이는 부분을 상상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고, ‘펼치기’는 지구와 같이 한 번에 전체를 볼 수 없는 거대한 대상을 지도처럼 한눈에 보이도록 작게 축소하고 펼침으로써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인간은 불완전하고 유한한 존재입니다. ‘사라짐’의 경험은 우리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 같지만, 결국 언젠가 우리는 반드시 사라진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사라집니다. 국가도, 산업도, 문화도, 민족도, 물질도, 사상도, 언어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때가 되면 사라집니다. 사라짐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입니다. 어쩌면 사라짐을 통해 불가능의 세계를 상상하는 일은 진정한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MOMENT 220508001_사진 적층 200x50cm_2022

 

 

COSMOS 220629002_사진 적층 Ø 15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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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628-전병삼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