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하 展

 

The blue city

 

The blue city 11_90.9x60.6cm_Mixed media

 

 

 

2023. 6. 22(목) ▶ 2023. 6. 28(수)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31, 2층 | T.062-222-8053

 

https://artmuse.gwangju.go.kr

 

 

The blue city 13_72.7x53cm_Mixed media

 

 

「The Blue City」 - 부유하는 도시영혼의 독백

 

배상하의 최근 「The Blue City」 연작은 「도시」를 설명하는 예의 그의 기존어법과 사뭇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화면에 가득 채워진 부유하는 원색의 덩어리로 채워진 그의 이번 연작은 카오스적이다. 마치 도시의 화려함을 민낯으로 보여주듯 조밀하게 엮여진 색채의 하모니가 인상적이다. 그의 「The Blue City」는 하나의 개념으로 묶이기 힘든 카멜레온적 형상으로 보인다.

 

 

The blue city 8_72.7x53cm_Mixed media

 

 

애초 배상하의 작품세계에서 「도시」를 주제로 탐구하기 시작한 시기는 꽤 오래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1980년대 이래 지속적으로 펼쳐오고 있는 그의 초기 「도시」에 대한 실험은 2010년대 초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도시, 또는 문명과 자연 등의 테마로 다양한 변주를 거치며 전개되어 왔다. 1990년대 이래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도시심포니」과 「도시이탈」 연작, 그리고 「모던히스토리」 연작을 통한 그의 시도는 극명한 모더니즘적 실험과정을 거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화면을 주도하는 초현실주의풍의 풍경이미지는 물질감이 두껍게 드러난 추상표현주의적 필치와의 대비를 통해 감각적 조형성을 획득하고 있으면서도, 초현실적인 배경과 함께 배치 시킨 인간과 문명을 상징하는 이미지와의 대비는 객관적인 타자로서의 도시를 대상화하고 있다. 결국 어떻게 정확하게 「도시」라는 대상을 판단하고 의미를 분석하고 설명하고자 하는가에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The blue city 15_72.7x560.6cm_Mixed media

 

 

하지만 금번 「The Blue City」 연작은 도시에 대한 기존의 모더니즘적 방식의 흐름에서 두드러진 이탈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즉 「도시」의 풍경을 어떻게 표현하고 있느냐가 아니라 「도시」가 지닌 의미와 맥락화에 대한 인식방식 자체가 해체적이라는 점이다.

「The Blue City」 연작에서 보여지는 「도시」 형상들은 얼핏 정형화된 오늘날의 현란한 도시의 자화상을 이야기하는 듯하면서도 딱히 구체화된 이미지가 상실된 듯하다. 빠져버린 듯 다소 혼란스럽다. 마치 현란한 색띠들로 어지러이 흩뿌려진 폭죽들로 가득찬 환상적 카니발 축제의 한 장면을 떠올려주는가 하면, 다른 한편 늘 예기치 않는 일로 가득찬 도시 속 삶의 그늘져진 기이한 유기체 이미지들로 비쳐지기도 한다. 도시문명의 명과 암이 교차되어 어우러진 모호한 이미지로 떠다닌다. 때문에 그가 던져주는 작품의 의미는 도시 자체를 기록하듯이 단순히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 아니라 오히려 ‘열려진’ 다층적 해석의 여백공간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제목에서 지시하는 「Blue」의 이중적이며 복합적 의미와 궤를 같이 한다.

 

 

The blue city 30_90.9x72.7cm_Mixed media

 

 

이러한 비결정적인 ‘여백’은 데리다의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끄러짐’을 연상시킨다. 손에 잡힐 듯, 아닌 듯한 형상적 어법의 「도시」이미지들의 변주를 통해 이전까지 지녔던 그의 작품에서 드러났던 시각성과 명료성을 거부한다. 이와 같은 배상하의 탈모더니즘적 태도는 갑자기 출현한 것이라기 보다 앞서 살펴보았던 오랜 모더니즘적 관점의 반성적 결과이다.

바야흐로 「The Z Blue City」 연작에서 마주하는 도시풍경은 배상하의 후기작풍을 열어가는 시작점으로 여겨진다.

 

홍창호(한서대 교수/미술학 박사)

 

 

존재의 사유 11_72.7x60.6cm_Mixed media

 

 

The blue city 9_90.9x72.7cm_Mixed media

 

 

The blue city 26_72.7x60.6cm_Mixed media

 

 

 

 

 
 

배상하 | Bae Sang Ha

 

1978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졸업. 동대학원 (석사) |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졸. 영상예술학 박사

 

개인전 | 1985 관훈미술관 (서울) | 1989 나우갤러리 (서울) | 1991 문예진흥원미술회관 (서울) | 1991 동경 Q화랑 (일본, 동경) | 1995 현대백화점 현대갤러리 (서울) | 1995 갤러리 에뽀끄 초대전(서울) | 2013 pary B ,브하라 갤러리 (파리, 프랑스) | 2023 개인전 (광주시립미술관 분관)

 

국내외 단체, 초대전 | 1978~2023 (300여회전시) | 1978 앙데팡당전 (국립현대미술관) | 1979~87 전북.서울.강원.남부미술초대출품 | 1981 아시아현대미술초대출품 (일본) | 1984 에뽀끄전 (광주) | 1989 한국현대미술전 (멕시코 현대미술관) | 1991 인도 트리엔날레 (인도뉴델리) | 1998 한국현대판화30년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한국 | 2011 대한민국 아트페스티벌 (광주비엔날레전시관) 외 전시

 

초당대학교 교수 역임

 

E-mail | shbae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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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622-배상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