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엽 展

 

모욕을 당한 자이며 위대한

 

나의 묘한 벌레들, 2023_광목천위에 아크릴_300x156cm

 

 

Gallery MEME

 

2023. 6. 21(수) ▶ 2023. 8. 18(금)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5길 3 | T.02-733-8877

 

www.gallerymeme.com

 

 

대체불가, 2023_광목천위에 아크릴_116.8x91cm

 

 

모욕을 당한 자이며 위대한, 작업노트

이번 전시는 나의 멋지고 묘한 벌레들과 구르는 콩 작업이다. 생 광목천에 사생하듯 그려진 100여 마리의 벌레들은 안성 미산리에서 만났고 낯설며 친숙하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뒤로 물러서게 만드는 ‘벌레’ 일 뿐이었다. 2011년 이후 한 발자국씩 가까이 들여다보니 어떤 벌레도 기기묘묘 대체불가 독특한 모양과 움직임을 가지고 있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생명들은 또 얼마나 많을 것인가. 어느 날 그 짧은 기간에 조금씩 안 보일 때 쯤, 줄어드는 나방의 숫자들을 헤아릴 때 쯤 기록하기 시작했다. 지상의 모든 형상이 거기에 있었다. 한 마리씩 낙하를 가늠하며 처음처럼 더듬어 가며 그려나간다. 너무 늦은 불안감의 몸짓이다.

콩 하나의 씨앗들. 점점이 흩어지고 구르는 다양한 빛깔의 콩들을 아주 멀리 내버려두었다. 마음의 산란함, 위기감과는 달리 절반의 우연을 유영한다. 오늘 한 알 한 알 그리는 행위가 멀리 가는 마음을 붙잡아 준다. 파도소리, 못다 한 말, 달의 흔적, 열린 벽, 잃어버린 마을, 덤불의 움직임, 섬, 축제. 씨앗 하나와 뭇 생명들이 주는 상상이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이 모욕을 당하고 있다 그럼에도 위대하다.

 

 

못 다한 말, 2022_acrylic oil on canvas_130x194cm

 

 

열린 벽1, 2022_acrylic and oil on canvas_130x194cm

 

 

열린 벽2, 2022_acrylic and oil on canvas_130x19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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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30621-정정엽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