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 展
Vibration of silence
S2380 Vert 2023_Acrylic on canvas_146x114cm
GALLERY ARTSIDE
2023. 6. 16(금) ▶ 2023. 7. 8(토)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6길 15 | T.02-725-1020
https://artside.org
S2330 Bleupâle 2023_Acrylic on canvas_92x73cm
그림을 시작한 후부터 항시 늘 똑같은 의문과 고민을 한다. 나의 경험과 훈련이 오늘 새롭게 다시 시작되는 것처럼, 비어있는 화폭을 보면 늘 긴장되며 또한 새로운 만남에 대한 설렘이 있다.
인간의 생각과 특히 미지의 세계를 기입 또한 기원하고자 하는 원초적인 행위를 볼 수 있는 라스코의 동굴화부터 현대화까지 꾸준히 진행되온 평면 작품들 중에서 내가 추상을 선택한 이유는 문화적인 굴레를 벗어나고 규정화된 코드를 버린 보편적이고 자유로운 시각을 요구하는 추상화의 본질 때문이다. 나의 추상 작업은 은유적이거나 상징적인 메세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다. 단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것,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그 무언가 존재하는 것을 표면으로 드러나도록 행위하는 과정이다.
작품에서 보이는 색과 형태들의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은 수많은 붓질과 색의 뒤바뀜 등의 여러 번의 변화를 거치며 그것이 요구하는 것만큼의 시간성을 가지고 서서히 드러난다. 한 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늘 그전과는 다르게 새로움을 지향하면서도, 그전의 익숙한 지표점을 찾아가려는 대조적인 갈등을 느끼며, 조화롭게 혹은 낯선 구조, 율동적이기도 부동적이기도 한 형태, 부드럽기도 딱딱하기도 한 선들 이런 파라독스한 양면성들은 내 작품에 긴장감을 주며, 실제로 다이나믹한 조형성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나의 작품은 어떤 개념이나 미리 선험적으로 계획한 것을 만들어 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의 충분한 이해를 통해 천천히 화폭에 행위들이 쌓여지고 지워지고 반복되면서 하나하나의 형태들의 드러남에 있다. 이런 행위들은 아주 오랜 시간의 기다림을 통해 서서히 나오며, 익숙한 제스처의 반복이 아니라 한 순간순간의 직감으로 나오는 흔적들이다. 또한, 끊임없이 관찰하며 변형시키고 행위에 행위들이 겹쳐지면서 예상치 않은 형태들이 생성되며 여러 단계를 거쳐서 천천히 새로운 형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러한 행위들은 또한 캔버스의 평면이 주는 범위에 대한 인식, 그 구조, 비율 등의 인식을 통해서 함께 조형화되어간다.
2023 파리에서
S2330 Rose 2023_Acrylic on canvas_92x73cm
S2350 Mauve 2023_Acrylic on canvas_91x117cm
S2350 Bleu 2023_Acrylic on canvas_91x117c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