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하영준 展
뛰어가는 소나무 I_208x130cm_화선지에 수묵_2023
갤러리 라메르 1층 제3전시장
2023. 6. 7(수) ▶ 2023. 6. 12(월)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5길 26 홍익빌딩 | T.02-730-5454
가시장미 I_205x145cm_화선지에 수묵_2023
하영준 개인전 - 형상의 바깥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소나무와 대나무, 매화와 장미 등을 암시하는 형상이 한글 서예와 함께 출현하는 그림이다. 그림과 문자가 하나로 엮여서 비처럼 화면을 적시고 흥건한 먹과 자유로운 필묵의 유희가 파도처럼 몰아친다. 이른바 문인화라 부를 수 있는 그림이다. 하영준의 그림과 글씨는 문인화의 전통을 부단히 일깨우는 한편 동시대의 조형 감각을 더불어 내밀고 있다.
하영준 그림의 화목은 여전히 사군자이고 자연물에 의탁 된다. 그 경(景)을 빌어 정(情)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른바 의경(意境)이 그것이다. 아울러 자연생명체의 어느 한 순간, 찰나를 건져 올린다. 시간의 속박을 벗어난 생명체는 홀연 자신의 진상(眞相)을 밝힌다. 아울러 작가는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를 빌어 이를 크게 그린다. 그 안에 우주자연의 신비한 이치나 현상이 내재 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다. 꽃 한 송이나 대나무 잎 새 하나를 빌어 상상하는 세계는 무한하다. 저 사물의 핵심으로 밀고 들어가 만난 것, 대자연의 원초적 생명의 힘과 교감해서 얻은 것을 형상화하려 한다. 그러니 작가는 마음의 순수함의 경지에 이르러 자연과 합치됨을 느꼈을 때 일어나는 심리적 반응을 중시하고 내면에서 우러난 맑은 감성적 심사를 우선한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자연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정신적 흐름인데 이는 자기의 뜻을 자연물에 의탁하는 문인화적 전통의 연장선상에 있다. 또한 형태와 닮음을 구하기보다는 생동하는 기운을 찾고자 한다. 만물은 영기의 화신이므로, 만물이 영기를 발산하는 것은 당연하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느냐는 전적으로 화가의 몫이다.
깨달음 I_133x145cm_화선지에 수묵_2023
화면에는 온통 먹이 번지고 스며든 흔적이 가득하고 그 위로 날카로운 몇 번의 붓질이 얹혀 진다. 먹이 얹혀 진 화면과 여백 사이에서, 구상과 추상 사이, 선과 도상 사이에서 붓질은 진동한다. 붓질, 붓의 놀림이 감각적으로 흔들린다. 가장 근원적인 그 붓질, 선은 무척 골법적이다. 그런데 형체의 근원이자 형체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 기(氣)다. 이 붓질은 소나무나 매화, 난, 장미 등의 형태를 암시하는 듯 하면서도 무엇보다도 붓질이고 기의 표출이자 흔적이 된다. 붓질이란 다름 아닌 작가의 신체적 행위의 기록인 셈이다. 붓을 통해 자기 자신의 신체의 굴곡과 이동, 움직임, 호흡, 떨림 같은 것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작가는 수묵화의 뼈대인 필을 통해 수묵의 정신을 육화해 내는 조형적 실험을 전개하고 있으며 모필과 먹으로 이룬 조형적 과정을 펼쳐낸다.
그러니 하영준이 추구하는 문인화란 결국 자연물을 빌어 내면의 정신세계를 표상하거나 생기를 드러내는 일에 해당한다. 이른바 문기에서 나오는 추상을 시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바람처럼 구름처럼_188x132cm_화선지에 수묵_2023
Ha Young-jun Solo Exhibition - Outside Form
By Park Young-taik (Kyonggi University Professor & Art Critic)
Ha Young-jun’s paintings feature forms hinting at pine trees, bamboo, plum blossoms, and roses alongside Hangeul(Korean alphabet) calligraphy. Pictures and letters are woven into one, wet the scenes like rain, and plays of deep soaked ink and free-flowing brushstrokes surge like waves. Ha’s painting and calligraphy have reawakened the tradition of literati painting, asserting the formative sense of the present times.
Ha still paints the ideals of the Four Gracious Plants, relying on natural objects. He tries to unveil emotions through an appropriation of landscapes, which in turn reveals an artistic conception. He also captures a certain moment of a natural living thing, which discloses its own true nature, untrammeled by time. In addition, he appropriates a single flower or tree, depicting it as large. He believes that the mysterious principles and phenomena of nature and the universe are inherent in this subject matter. The world he pictures through a single flower or bamboo leaf is infinite. He tries to attain a figuration of what he encountered at the heart of this object or what he gained by communing with Mother Nature's primordial life force. Thus, he values the psychological reaction that occurs when one reaches the level of mental purity and feels one with nature, stressing a clear emotional examination.What he ultimately pursues is his own inner spiritual flow through nature, which is an extension of the literati painting tradition in which one’s will is dependent on natural objects. He tries to explore vitality rather than looking for from and resemblance. As all things are incarnations of spiritual energy, it is natural for all things to radiate spiritual energy, and it is entirely up to the artist how to express it.
樂樂長松_134x207cm_화선지에 수묵_2023
His scenes show the flow of spreading and permeating ink. His brushwork vibrates between scene and blank space, figuration and abstraction, and line and image. His brushstrokes sway sensuously. The most fundamental brushstrokes and lines are really bone method-like. The bone method is a way to depict the basic form of an object and refers to an emotion hidden in this form. That is, the source of form and what sustains it is after all qi, or inner energy. His brushwork seems to hint at forms such as pine trees, plum blossoms, orchids, and roses, but above all displays qi. His brushwork is a record of his physical actions. He shows things such as his own body's curves, motions, movements, trembles, and breath. He is conducting formative experiments to incarnate the spirit of ink wash painting through the brush and unfolding the formative process achieved through his brush and ink.
Therefore, the literati painting he pursues represents his inner spiritual world and reveals vitality by borrowing natural objects. That is to say, he tries to attain abstraction deriving from literary energy.
어느 대나무의 고백_178x144cm_화선지에 수묵_2023
풀꽃과 더불어 I_134x150cm_화선지에 수묵_2023
풀꽃과 더불어 II_200x118cm_화선지에 수묵_2023
|
||
■ 하영준 | Ha Young-jun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 | 성균관대학교 동양철학과 예술철학전공 박사
개인전 | 13회 | 단체전 및 초대전 | 300여회
수상 | 1995년 동아미술제 문인화부문 '대상' | 1996년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부문 '우수상'
저서 | 『시로써 그림을 탐하다(2016)』 | 『중국화조화(2005)』
학술논문 | 「한국 현대문인화의 제 경향연구」 및 「한국 문인화의 원류와 유파」 등 10여 편
현재 |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콘텐츠학과 회화예술전공 교수
Blog | https://blog.naver.com/hhj0215 E-mail | gungnimbang@daum.net
|
||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30607-하영준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