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아 展
풍경으로 그려진 풍경 너머의 심상
Walk(closed eyes) 23170-#001_240x190cm_oil on canvas_2023
갤러리 분도
2023. 3. 13(월) ▶ 2023. 4. 7(금)
대구광역시 중구 동덕로 36-15 | T.053-426-5615
www.bundoart.com
Walk(faded Air) 22060-#002_130.3x100cm_oil on canvas_2022
2023년 갤러리분도의 첫 전시로 지난 30년간 꾸준히 회화의 외길을 걸어온 서양화가 박경아를 초대한다. 그녀는 초기 독일유학시절(1998-2007)부터 줄곧 서정적 풍경화로 숲이나 창밖 혹은 창에 비친 풍경을 통해 내면의 감정들에 형상을 부여한 일종의 심미적 풍경으로 그리움을 담아냈다. 귀국 후 2009년 갤러리분도 전시 <내 안의 창>시리즈는 창문과 커튼을 주요 모티브로 삼고 안과 밖의 희뿌연 풍경으로 그려낸 작업은 그 당시 그녀의 감정을 담은 자화상과 다름없었다. 2014년 <풀> 연작을 시작하면서 대상성이 사라진 추상성이 도드라지는 그림을 통해 아크릴, 혼합매체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과도기를 거쳐 2018년에 시작한 < aufeinander(아우프아인더)- 겹 >연작으로 본격적인 추상화에 뛰어들어 생동하는 색채와 과감한 붓놀림을 구사한 작업으로 우연과 즉흥성이 만들어낸 무한한 이미지의 확장을 통해 시각적으로 경험화 되는 회화 작업을 이끌어간다. 그녀가 2020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연작< Walk 워크 >는 자연과 추상 사이에 존재하는 회화적 공간에 관한 것을 끊임없이 연구해가는 과정으로 최근 새롭게 제작된 작업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 Landscape from my mind 풍경으로 그려진 풍경 너머의 심상 >을 주제로 갤러리분도에 전시되는 박경아의 워크신작이 주는 첫 인상은 회화적이다. 작품의 또 다른 특징은 ‘표현주의적’ 제스처이다. 작가의 창작의 근원은 외부로부터 가해진 시각적 자극을 통해서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과 관계된 것이기에 표현주의에 가깝고, 주관적 표현성이 작품 깊숙이 내재되어 그녀만의 독특한 감성을 녹아낸 회화를 만들어 간다. 풍경을 담은 작품에서 색, 형태, 형상이 캔버스에 위에서 추상과 구상의 교묘한 경계를 오가도록 놓여 있는데, 그림 속 풍경은 실제 풍경이 아니라 그녀의 내적 심리적 상태가 투영된 풍경이다. 미술사학자 김석모는 “풍경은 자연을 객체화, 대상화하면서 생성된 개념이다. 풍경에는 필연적으로 보는 ‘내’가 전제되어 있다. 풍경은 ‘나’를 포함한 전체로서의 자연이 아니라 ‘내’가 보고 있는 자연의 일부분을 대상화한 것을 가리킨다. 따라서 모든 풍경은 나에 의해 관찰된 자연이 대상화된 것이라는 점에서 자연을 보고 있는 주제의 시선이 투영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 박경아의 회화적 관심은 자연 그 자체 또는 자연에서 일어나는 다채로운 시각현상을 회화적으로 접근하는데 있지 않다. 그의 작품은 기억에 새겨진 감정에 관한 것으로 풍경을 떠올리는 이미지에 그것을 투영 혹은 은폐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설명한다. 3월 갤러리분도 전시공간은 다양한 색면의 변화와 거침없이 그어진 선의 조율이 담긴 커다란 심상적 풍경회화 10여점 선보인다. 작가는 특유의 풍경화로 삶을 대변한다. 역시 사람들이 풍경을 물들이고 풍경이 또한 사람들을 물들인다. 픙경의 조건은 그렇듯 삶 그 자체이기도 하다. 그녀에게 있어 풍경회화는 바로 그러한 심리를 토로하는 매개체가 되면서 동시에 숨을 쉬기 위하여 또 하나의 창을 마련해야 하는 정신적 필연성을 대변한다. 박경아 작가는 “그리는 것은 매일을 살아가는 것과 같다. 물감을 바르고 흘리고 다시 겹치는 과정은 종종 무질서하고 흐려지는 삶의 순간을 닮았다. 묵묵이 오늘을 살아가고 살아내야 하는 우리 삶과 닮았다. 인생이란 결국 잠시 산책 나온 듯 뚜벅뚜벅 걸어가는 여정인 것 같다.”라고 말하고, 자신이 걷고 싶은 풍경을 캔버스에 담아낸다. 박경아의 워크 작품을 마주하는 관람자들이 그녀의 작품을 통해 잠시, 각자의 내면의 풍경과 마주해보길 바란다.
Walk(descend) 22060-#001_130.3x97cm_oil on canvas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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