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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원 展
채집된 방 Collecting Chamber
멈춰버린 순간 The Paused Moment, 2023_oil on canvas_162.1x227.3cm
디스위켄드룸
2023. 3. 3(금) ▶ 2023. 4. 8(토) 서울특별시 용산구 한남대로42길 30 | T.070-8868-9120
정지된 시간의 방을 향하여, Into the Chamber of the Time, 2023_oil on canvas_181.8x181.8cm
인간은 삶에 대한 끈질긴 욕구를 가지면서도 그 너머의 영역을 갈망하고 꿈꾼다.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현재 밖의 것들은 경외와 미지의 지대가 되며, 이곳에서 상상과 욕동의 시간이 작동한다. 문화와 역사를 가로질러 남아있는 죽음과 후생에 관한 여러 흔적들이 이를 증명할 것이다. 화려한 장식의 부장품, 무덤을 휘감는 패턴, 산 자의 몸에 지니는 부적, 동물과 곤충을 박제하고 전시하는 일. 인류가 강박적으로 그려내고 보존해온 기묘한 사물들은 삶과 죽음의 메커니즘이 필시 한 페이지 위에 있음을 상기시킨다. 최지원은 이러한 인류의 보편적인 호기심과 질문에 동요하며, 이를 자신의 세계에서 다소 독특한 풍경으로 묘사하고자 한다.
닫힌 문 Closed Casket, 2023_oil on canvas_145.5x112.1cm
한편 이들은 다양한 장소에서 등장한다. 작가의 침실이, 사방이 문으로 가로막힌 곳이, 혹은 인간이 아닌 동물이 머무를 집과 안뜰이 그림의 배경이 되었다. 특히 그의 근작들에서 두드러지는 건축적 요소들은 화면을 보다 복잡하게 변형시킨다. <멈춰버린 순간>속 거울은 사슴의 앞모습과 뒷모습을 겹쳐보게 하고, <블루문>의 유리창은 등장한 인형을 외부로부터 내부로 끌어들인다. 또 <정지된 시간의 방을 향하여>나 <닫힌 문>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문은 주어진 공간을 사방으로 분할하면서도 연결할 수 있다. 중요한 사실은 이 장벽들이 언제든 현실의 차원을 다른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포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문과 창, 벽, 액자 틀의 구조물은 얕은 생명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곧 사라져버릴 작은 존재의 이면을 탐닉하고 마주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지를 드러내는 장치로 볼 수 있다.
글 박지형(디스위켄드룸 큐레이터)
채집된 거울 Frame Collection, 2023_oil on canvas_112.1x193.9cm
박제된 시계 The Captured Clock, 2023_oil on canvas_91x9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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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30303-최지원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