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미 展

 

The Best is yet to Come

 

Pluto and Nana_39x34x6cm_Oil on constructed birch panel_2022

 

 

GALLERY PLANET

갤러리 플래닛

 

2022. 12. 28(수) ▶ 2023. 1. 31(화)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71길 14 | T.02-540-4853

 

http://galleryplanet.co.kr

 

 

STILL LIFE-LOVE_60x60x7cm_Oil on constructed birch panel_2022

 

 

이경미는 많은 사랑을 받아온 고양이 ‘나나’의 이미지를 실제 세계와 상상의 공간이 혼재된 풍경과 배치함으로써 존재와 세계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여왔다. 이러한 작품세계를 우주 고양이 ‘나나아스트로’라는 대중적 아이콘의 형태로 이행시키고, 아트 피규어, 영상 작업, NFT 등의 다양한 매체와 장르로 확장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얼굴, 짧은 문장이 적힌 메모지 등이 등장하는 ‘Still life’ 연작과 초기 작업의 연장선 상에 있는 클래식한 도시 풍경을 담은 ‘Street’ 연작을 포함해 20여 점의 회화 작품들과 SKM프로젝트(김시경, 이경미)가 제작한 영상 작업이 소개될 예정이다.

이경미의 주제의식은 오랫동안 생을 함께 해오다 이별을 맞은 고양이 ‘나나’의 존재에서 잘 드러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Street’ 연작에서 ‘나나’는 건축적 구조를 형성하는 책들과 익숙한 듯 낯선 도시의 거리 풍경 그리고 그 사이를 유연하게 연결하는 물결 위에 웅크린 자세로 위치한다. 정확하게 현실 세계를 재현한 듯 보이는 풍경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긋난 세계들의 연결임이 나타나고, 그 풍경 아래 보이는 테이블은 이것이 작가가 상상하는 초월적 공간임을 암시한다. 여기서 고양이는 실제로 오랜 시간 작가와 함께했던 반려묘, 그리고 작가의 자전적 세계를 투영하는 자아의 분신이자 길 잃은 듯 소외되고 불완전한 인간 존재라는 여러 기의를 가진 하나의 기호이다. 우리는 이 기호를 따뜻한 위로를 주었던 존재의 영원불멸함 그리고 그러한 존재로 인해 밝은 세계로 향할 수 있는 긍정의 에너지를 의미하는 것으로 확장시켜 해석하게 된다.

 

 

STILL LIFE-The Best is yet to Come_60x60x7cm_Oil on constructed birch panel_2022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Still life’ 연작 속 작가의 스냅사진과 메모, 그리고 ‘나나아스트로’, 행성 등 여러 이미지들은 ‘Street’와 유사하게 초현실적 풍경 속에 자리한다. 이 여러 도상들은 작가 개인의 삶과 현대 문명,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 지구라는 우리의 지형적 토대와 우주의 무한한 공간이 서로서로 다층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이경미의 작품세계는 내용적으로, 형식적으로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는데 이 사실은 여러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목판화 ‘요한의 묵시록(The Revelation to John)’을 모티브로 한 ‘뉴 버티컬 페인팅’, ‘Balloon’, ‘행성’ 연작들을 해오고 있다. 또한 아트 피규어에서 미술의 도상을 대중적 캐릭터로 변형시키고, 개인의 소소한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으로 브랜딩하며, 회화와 입체와 설치와 영상 미디어를 넘어 NFT 작품으로까지 형식을 넓혀가며 주제의식의 다양한 변주를 보여준다. 최근에는 ‘노브랜드’ 등 기업과의 협업 등도 활발하게 해오고 있다.

이경미의 작업은 우리가 애정하는 존재를 미술의 규칙으로 실현하는 ‘탐구적’ 창조력의 좋은 사례다. 특별히 이경미는 ‘접목’의 창조력을 덧붙인다. 연결하고 접목시키는 ‘과정(process)’은 인간의 세계에 갇힌 형이상학과 허무주의, 멜랑콜리를 도구 삼은 노동의 결과라는 과거의 미술에 균열을 일으킨다. 지금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그러나 미술의 도상이 되어, 소재가 되어, 이미지가 되어, 굿즈가 되어, 브랜드가 되어, 블록체인이 되어 자유롭게 유영하는 이경미의 ‘상징’은 인간이 관여할 수 없는 세계가 어딘가에 분명 있다는 사실을, 인간의 사유가 미치지 못하는 장소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이경미는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통해 자신에게 남겨진 존재의 흔적을 반추한다. 우리는 이경미의 작품 앞에서 잊고 있던 슬픔에 공감할 수도 있고, 타자로부터 건네 받은 남겨진 것의 의미를 되새길 수도 위로를 받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상호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나와 타자의 존재에 대한 성찰에 다다르게 된다.

 

 

Brugge on the table Nothing endures but changes_96x120x10cm_Oil on constructed birch panel_2022

 

 

Collection of voids Daily Bugle_72x126x15cm_Oil on constructed birch panel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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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1228-이경미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