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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지, 이은영 展
돌도둑/이야기/그림/책
봄화랑
2022. 12. 17(토) ▶ 2023. 2. 18(토) 서울특별시 서초구 사평대로55길 114
박형지 作_다른 정원으로 간 돌 I_53x45.5cm_Oil on canvas_2022
이번 전시에서 박형지와 이은영은 각각 회화와 드로잉 작업을 통해 문이 잠긴 정원에서 사라진 돌에 대한 이미지를 추적한다. 이은영은 그간 종종 선보여왔던 드로잉들을 책의 형식으로 묶어냈고, 도자를 기반으로 하는 조각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박형지는 ‘실패와 망치기’라는 과정을 거쳐 완성한 회화들로써 이은영의 작업에 호응한다.
박형지 作_돌도둑 II_53x45.5cm_Oil on canvas_2022
하지만 서사의 출발점은 동일했으나 두 작가가 이를 다루는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박형지는 회화 내부와 외부 모두의 방향으로 서사의 외연을 확장한다. 실재하는 단 하나의 장면은 ‘돌이 사라진 정원’이지만 그의 회화가 포착한 장면들은 <돌이 있는 정원>과 <다른 정원으로 간 돌 I>, 그리고 그 누구도 본적 없는 <돌도둑 II>이다. 수많은 실패와 망치기 끝에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회화 표면이 작품 내부에 존재하는 다양한 층위를 상상하게 하듯, 그가 포착한 장면들은 작품 외부에 존재하는 또다른 서사의 가능성을 상상하게끔 우리를 이끈다. 한편, 이은영은 도둑의 시선을 쫓는다. 작품의 제목 <아주 짧은 산책길에 본 얼룩돌>의 주체는 어쩔 수 없이 돌도둑 그 자신이다. 즉, 비어 있는 대상을 욕망하는 자가 바라본 풍경에 대한 드로잉들이다. 드로잉북을 가득 채운 대상을 탐닉하는 듯한 필체와 분절되어 있는 장면의 연속 또한 이에 상응한다. 돌(도자)에 각인된(그려진) 돌들의 정원이 돌도둑/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풍경처럼 보여지는 이유 또한 같은 맥락일 테다.
이은영 作_아주 짧은 산책길에 본 얼룩돌_22.2x13.5cm_Risograph on paper_2022
이은영 作_아주 짧은 산책길에 본 얼룩돌 (상세)
이은영 作_아주 짧은 산책길에 본 얼룩돌_29x41.5x5cm_Ceramic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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