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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핑 왕 展
The Loudest Silence 커다란 침묵
Meeting in the back of the hallway, 2022_Painting - Oil on canvas_80x60cm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2022. 12. 15(목) ▶ 2023. 2. 10(금)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 249 서울신라호텔 B1 | T.02-2233-2335
Small lights through daybreak, 2022_Painting - Acrylic and oil on canvas_100x80cm
페레스프로젝트는 2022년의 마지막 전시로, 중국 작가 지핑 왕(b. 1995, 중국)의 개인전 ≪The Loudest Silence; 커다란 침묵≫을 12월 15일(목)부터 2023년 2월 10일(금)까지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가 페레스프로젝트의 함께하는 첫 번째 전시이자 한국에서의 첫 번째 개인전이다. 지난 2020년, 아시아프(ASYAAF)에 참가해 작품이 소개된 이후로 국내에서 갖는 첫 개인전으로, 올해의 신작 9점을 선보인다. 다양한 이미지들이 오려 붙여진 듯한 화면은 알록달록한 색상과 매력적인 조합으로 관객들을 끌어당긴다. 이번 전시는 친숙한 것들이 만들어 낸 낯설면서도 어울리는 조합을 통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다시금 생각해 보는 시간을 제공한다.
Hidden glass candy, 2022_Painting - Oil on wooden panel_50x40cm
이번 신작의 핵심은 ‘역설’이다. 화면 속 부드러운 요소들은 그녀의 작품에 새로운 공간성과 조화를 가져온다. 하지만 관객들은 작품에 다가갈수록 작품이 해석하기 결코 쉽지 않은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초현실주의적 세계는 관심 경제의 밖에 위치하고 있는 한편, 관객들의 시선을 진정으로 붙잡을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그녀의 시각적 세계들은 관객에게 가슴 울리는 경험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관심’이라는 매우 본질적인 부분을 언급하고자 한다. <Dalalala>(2022)에서는 푸른색과 회색 프레임 속 외눈박이 문어 한 쌍과 함께 수많은 아기자기한 꽃무늬들 틈으로 밝은 주황색의 캔 음료가 엿보인다. 시선을 움직이다 보면 오른쪽 상단의 붉은 체리를 언뜻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뜬금없는 듯한 ‘welcome’ 표시들이 화면을 차지하고 있다. 접점 요소를 찾아볼 수 없는 다채로운 작품 속 세계에서, 작가는 관객으로 하여금 무엇을 보아야 하고 무엇에게 환영받고 있는 것인지에 대해 궁금하도록 만든다. 근거가 없어 보이는 듯하면서도 매력적인 화면은 서사와 균형과 같은 특정 방향을 겨냥한 레이어를 쌓아 올리는 것을 지양하는 것에서 유지된다. 그렇기에 화면에서 식별 가능한 요소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녀의 회화는 가상 체험으로 보이는 듯한 편면성을 구현한다. 관객은 감상의 단일 주체가 되어 각자의 관점으로 작품의 의미를 풀어나갈 수 있다.
이는 다양한 관점의 공유로 이어진다. 작품은 시각적 위계를 허물고 다수의 의견만을 정답으로 삼을 필요 없는, 모두를 포용하는 세계를 담고자 한다. 그 세계 속의 이미지들은 인터넷 또는 슈퍼마켓의 매대에서 작가가 색과 모양을 기준으로 선정한 재료들이다. 그녀는 본격적으로 캔버스에 붓을 올리기 전, 이 모든 재료들을 콜라주해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조합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작업 방식과 화면 구성 역량은 그녀가 관객을 사로잡는 동시에, 구심점 없이도 시각적으로 뜻밖의 놀랄 만한 아름다운 작품들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든다. 그럴수록 관객은 바라보는 작품 속에 빠져들어 갈피를 못 잡게 된다. 그녀는 이러한 방식으로 갤러리라는 공간에 흥미를 자아내며 친근한 경험을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친숙한 경험들은 우리가 주머니에 넣어두고서 손으로 조몰락거리곤 하던 그 어떤 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전시전경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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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21215-지핑 왕 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