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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욱 展
낙장 다섯 번째 장
갤러리 도스
제1전시관
2022. 11. 30(수) ▶ 2022. 12. 6(화)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 T.02 737-4678
www.gallerydos.com
Somewhere over the window in Kreuzberg Berlin 1_80x110cm_린넨에 혼합재료_2020
현재까지의 나의작업은 낙장이라는 큰제목으로 시작해 몇 가지 테마가 파생되었다. 일상의장소나 사물들을 그리는 낙장, 창문너머의 일상을 그리는 Somewhere Over the Windows, 사물들의 이야기와 시간성에 집중한 행간, 세월에 잠겨버린 시간과 존재를 이야기하는호박(Amber) 등이다. 일상에서 사용했던 물건들과 거했던 장소들은 그 사용자와의 시간과 생활의 깊이가 서린다. 일상은 대체로는 흔하고 지루하며 잊혀지지만 인생에서 가장 큰 부분이다. 그 물건/장소들은 사용자들의 생의 증거 이면서 벗겨진 허물, 우리의 몸이었던 것들 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에 시간을 함께 보낼수록 일상사물들은 공산품 혹은 복제된 물건에서, 고유한 존재로변하고, 그것들의 금전적, 활용적 가치는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가치로 전환 되어간다. 그리고 그런 물건들을 상실하거나 상실했음을 깨닫는 순간은, 그 가치와 관계가 절정에 달하는 순간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사라지는 사물들을 떨어져나간책장, 낙장(落張)이라 칭하며 수묵을 위주로 그리기 시작했고, 얇은 한지의 투명성을 이용해 겹쳐가며 시간의 겹침과분절 등을 의도해보기도 하였다. 자신의 물건들 만을 대상으로 삼던것에서, 타인의 분실물이나 버리는 물건들로 확장하여, 모르는 이들의 존재와 삶, 그리고 그 상실에 대해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시간속에 갇히고 잊혀지고 사라지는 존재들 시간들을 보면서 레진 속에 물건 자체를 가두기도 하였다. 그리워 하지 않을시간, Lost and not found \'분실물 센터\'의 영어 번역의 변형), 호박 같은 이름을 붙였다. 시각이 점점 확정되어, 사건이나 장소에도 주목하였다. 이에 어떤사건의 상징적인 물건과 그에 얽힌 일지를 함께 화면에 담아보기도 하였다.
Somewhere Over the Windows - in Bloomsbury_린넨에 혼합재료_60x80cm_2020
Somewhere Over the Window 창문너머의, 대체로는 기억되지 않지만 소중하게 지나갈 삶을 그렸다. 영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로인한 도시봉쇄를 경험하던중, 아무도 없는 거리와 불켜진 집들의 대비와 또 창문 너머의 광경들을 보게되었다. 창문 하나를 사이로 서로 모르고 만나지않을 삶들이 이어지고 또 그것이 일상으로서 흘러가는 것에 큰 인상을 받았으며, 안도와 희망을 가지게 되었다. 또한 창문이 안과 밖의 세계를 서로 나누고 동시에 드러내는 역할도 인상적이었다. 마치 연극의 제4의벽 과도 같았다.
그리워하지 않을 시간(가제) 떠나간 것은 돌아오지 않고 기억도 흐려져간다. 그리고 그 중 대부분은 그리워하지조차 않을 정도로 잊혀진다. 누군가 잃어버린 물건이나, 곧 버리게 될 나의 물건들 등을 그리면서. 이렇게 사라져갈 것을 생각하면, 내가 하는 행동들이나 마음은 마치 강물을 손으로 떠올리려는 것만도 못한 기분이 든다. 그려진 것이 드러내는건 오히려 그려지지 조차 못한것들이 아닐까? 유사한색들로만 그려 사물들이 손을 떠나고 잊혀지는 것처럼 사라지는 듯 남겨지는 듯한 모호한 그림을 그리고자 했으나, 그리면 그릴수록 형태가 선명해지고, 관객들로하여금 더 들여다보기를 요구하고 있음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정말 사라진 것은, 이렇게 그려지지도 못한 것들이라는 생각이들었다. 그러나 시간이지나, 이 그려진 물건들조차도 사용했던 이들이 그림을 봐도 무엇이었는지 기억해내지 못하거나, 더 이상은 기억해줄이가 없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두개의 창 너머_천에 혼합재료_196x390cm_2022
블랙진 2007 - 2015_천에 아교와 안료_110x11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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