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래 展

 

가사미학(Aesthetics of Housework)

 

 

 

LABEL GALLERY

 

2022. 11. 10(목) ▶ 2022. 12. 23(금)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수이로26길 31 | T.02-2272-0662

 

http://labelgallery.co.kr

 

 

행주 02_29.5x29.5cm_paint on kiln formed and engraved glass

 

 

오는 11월 10일, 레이블 갤러리에서는 강나래 작가의 가사미학(Aesthetics of Housework) 전시가 열린다. 그는 유리와 종이에 점처럼 작은 요소를 찬찬히 쌓아 올려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한다, 그 안에는 가사노동과 그 무대가 되는 집이 주는 영감이 새겨져 있다.

강나래 작가가 가사 노동이라는 주제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남편의 유학길에 동행하며, 자의 반 타의 반 주부로서의 삶을 살게 되면서부터다. 그동안 덜 중요했던 ‘집’과 ‘집안일’이 제일 중요한 ‘일’이자 ‘삶의 터전’이 되는 경험은 주부로서의 삶, 나아가 보조적인 역할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것은 여성이 특별히 고귀하다거나, 가사노동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그런 개념과는 다르다. 단지 이것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얼마나 컸던 것인지 깨달았기에, 그에게는 조금 더 소중한 관심으로 키워내고 싶은 이야기가 되었을 뿐이다.

 

 

Build up_35x61cm_engraved sheet glass_2022

 

 

그는 그렇게 가사 노동과 관련된 작은 것들을 차근차근 모으고 이어 하나의 큰 이야기를 엮었다. 고무장갑, 수세미, 세제 등의 하찮아 보이는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아름답게 그려낸다. 화면은 오랜 시간 그늘 속에 있었던 풍경을, 너무 사소해서 기억하지 못했던 집의 순간들을 담는다.

작품을 만들어내는 작업 방식 또한 매일 쌓이며 삶을 지탱하는 가사노동과 많이 닮아 있다. 그의 작업은 유리위에 핸드피스를 이용해 무수히 많은 점들을 채워 넣음으로써 이미지와 형태를 만들어내는 점묘화이다. 이는 반복적인 노동과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주는 분명한 의미가 담겨있다. 누군가에게는 눈에 띄지도 않는 사소한 일상을 반복적으로 묵묵히 그려낸다는 것이, 오늘 하루를 일궈 나가기 위해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충실하게 일과를 행하는 주부(主婦/主夫)들의 삶의 모습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하루를 부지런한 한 땀 한 땀과 켜켜이 쌓인 결에 빛을 비추어 보며, 우리가 무심했던 것을 이따금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전시는 12월 23일까지 진행된다.

 

 

gesture-concept cut_35x61cm_engraved sheet glass_2022

 

 

non still life 04-05_40x61cm_engraved sheet glass_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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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1110-강나래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