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 초대展

 

사는 맛

 

Game_한지에 수묵담채_45.5x53.0cm_2022

 

 

성마루미술관

 

2022. 10. 1(토) ▶ 2022. 10. 23(일)

충청북도 충주시 대소원면 장성길 38-1 | T.043-848-7200

 

seongmaru.modoo.at

 

 

한 잔_한지에 수묵담채_70.5x125cm_2022

 

 

사는 맛

 

예술의 영역은 예술가만의 독점적인 소유물이 아니다. 예술가가 특별한 세상에서 고고하게 사는 것도 아니며, 일상과 멀리 떨어진 비속의 삶을 살면서 작품을 작업하는 것 또한 아니다.

화가의 예술 작업 과정과 결과물을 살펴보면, 예술적 표현에 있어서 표현 대상에 대한 화가의 조화된 감정은, 화가가 살아가는 일상의 생활에서 일어나는 구체적인 현상과 삶의 경험 및 개인의 성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인간의 삶을 영위하는 시간이라는 개념의 경계는 낮과 밤, 그리고 사계절이 주기를 반복하여 나타나는데, 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바로 일상이며, 이는 생생지락(生生之樂)의 자연성에 근거하는 것이다.

화가의 예술 작업 활동에 있어서, 화가의 일상의 사례들이 예술적인 의미를 지니기 위해서‘새로운 화의를 평범한 사례에서 찾았던’유협(유협(劉勰).『문심조룡(文心雕龍) 26장』「신사(神思)」: 庸事或萌於新意.) 의 창작 생활처럼 일상생활에서의 관찰과 체험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가 또한 일상생활에서 친숙하고 새로운 것들이 예술적으로 승화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의(新意)가 필요한데, 이러한 창의력은 작가가 대상물의 내적 사유인 리(理)를 터득했을 때 성립되는 것이다. 그것은 대상의 외적 특징에서의 내적 본질의 리(理)를 터득했을 때 평범하고 반복적인 일상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창조적 사고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통영아가씨_한지에 수묵담채_45.5x53.0cm_2022

 

 

조선 후기 화가 강세황(姜世晃)은 김홍도(金弘道)의 그림을 평하면서"날마다 쓰는 말과 행동" (강세황(姜世晃).『표암유고(豹菴遺稿)』「단원기우일본(檀園記又一本)」: 人生日用百千云爲.) 이란 말로 김홍도 작품 세계의 신의(新意)가 일상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밝힌바 있다. 강세황이 지적하고 있는 핵심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생활에서 듣고 보아 온 것이기 때문에 식상하다고 느끼는 편견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일상을 떼어놓고 화가의 예술 활동 및 작업에 대하여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우리에게 재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이렇듯 일상생활이 개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성정(性情)에 의한 삶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상생활의 소소한 여러 행동과 판단 등은 성정 발현의 과정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한 습관과 인식으로만 간주했던 점을 바로 잡는데 이번 전시회의 작품 작업의 의의가 있다 하겠다.

나에게 있어서 일상은 자유 감성의 락(樂)을 체감하는 인간의 다변성의 세계를 대변해 주는 발현 및 현상인 것이다. 따라서 일상의 모든 행위와 그에 따라 발생되는 감정들은 모두 예술을 만들어 주는 소재이자 원천으로 여기고 있으며, 개인의 삶과 사소한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 ‘해학(諧謔)적 일상’의 중요성에 대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봉천동 춘분_한지에 수묵담채 70.5x123.5x2_2022

 

 

나의 작품 작업은, 현대 사회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현실의 무게에서 벗어나게 해주고, 인간의 순수한 성정(性情)을 회복할 수 있는 해학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인간상의 다양한 모습들에 대한 작업으로서, 퇴근 후 딱 한 잔만으로 시작하는 소소한 모임, 혹은 혼자만의 혼술, 더불어 함께 하나 각자 깨달음 얻는 요가 하는 사람들, 재래시장에서의 쇼핑의 즐거움, 겨울나기를 준비하는 김장하는 주부, 사교댄스에서의 열정적 행위, 공유의 즐거움으로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춤사위, 희로애락이 넘치는 화투치기, 애견 산책시키기, 등등, 개인이 살아가는 여러 형태의 삶에 대하여 나의 주관적 경험과 해석을 재구성하여 다른 사람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으로 완성시키고자 하였다.

각 작품에서 표현된 인물들의 모습에서는 ‘순수성’과 ‘천진성’을 제시하였는데, 이 개념은 현실의 이해타산에서 벗어났을 때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여유와 즐거움으로 인하여 작품에서 표현된 인물 개개인의 가치를 극대화 시키고, 사람들의 삶에 가치를 부여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주인공 1_한지에 수묵담채60.5x72.5cm_2022

 

 

표현 방법에 있어서는, 대체적으로 가늘고 부드러운 선 보다는 두꺼운 평필(評筆)을 이용해서 부피감을 갖는 발묵법(潑墨法)과 파묵법(破墨法)을 사용하여 단순한 필획으로써 억지로 의도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개개인의 해방감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담묵(淡墨)과 농묵(濃墨)의 발묵 대비를 이용해 대상이 지닌 고유한 성정의 발현이 어떠한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가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거침없는 자 로운 표현의 행위의 효과는 차가운 일상생활에서의 인물의 조화를 추구하는 따스한 성정의 감정의 발현이기도 하고, 그러한 행위를 통해 이열성정(怡悅性情)의 감정 해소의 즐거움에 몰두하기도 하였다.

특히 작품에 반영된 일상은 요즘 같은 팬더믹의 시대에 일상에 위협받는 일이 생긴다 할지라도 자연의 이치에 의해 삶을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난다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 그러한 본능적 움직임 속에서 인생을 살면서 곱씹게 되는 ‘사는 맛’을 느끼며 현대 사회의 인간상과 즐거움을 추구하려는 무한한 긍정적인 힘을 발견 할 수 있었다.

 

임인년 추분 고개 꼭대기에서 정유정 쓰다.

 

 

봉천동_한지에 수묵담채_45.5x53cm_2022

 

 

고양이자세_한지에 수묵담채_45.5x53cm_2022

 

 

향기_한지에 수묵담채_50x40cm_2018

 

 

 

 

 
 

정유정 | 鄭有晶 | Yoojung Jung

 

한국화가 정유정은 서울에서 태어나 한성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에서 동양화를 전공 하였고, 본교 일반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에서 "성·정의 발현과 락(樂)의 현대적 표현연구"주제로 인물화를 연구하며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 서울과 충주에서 개인전 8회를 개최 하였으며, 중국 청도, 강릉 등에서 4회의 부스와 아트페어 다수의 단체전 참여 경력이 있다. 현재 진정한 초월의 경지이자 최고의 인생경계인 락(즐거움)을 작품을 주제로 삼고 있으며, 현대사회의 인간상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긍정의 힘을 발견하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facebook | facebook.com/yoojung.jung.7792

blog | https://blog.naver.com/rich9533

E-mail | rich7792@daum.net

 

 
 

*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21001-정유정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