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국 展

 

현관문

 

 

 

개나리미술관

 

2022. 9. 2(금) ▶ 2022. 9. 18(일)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1123-6 | T.070-8095-3899

 

https://gaenaree.modoo.at/

 

 

현관문_캔버스에 목탄_194x130cm_2022

 

 

개나리미술관에서는 원주출신으로 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한동국작가의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한동국은 목탄을 재료로 ‘문’이라는 주제에 천착하여 깊은 흑백의 화면을 만들어 낸다. 유년시절, 가족(조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작가에게 아파트의 현관문(玄關門)은 하나의 삶과 죽음의 경계로 인식되었다. 본래 불교 사찰의 첫 번째 관문을 뜻하는 현관은 ‘검을 현’, ‘관계할 관’ 자를 사용한다. 단순한 검정이 아닌 깊은 어둠을 뜻하는 현(玄)은 한동국의 작업을 한 글자로 함축해 표현할 수 있는 글자라고 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칠흑 같은 어둠으로 표현한 현관문 작품들과 더불어 <아파트> (2021) 와 같이 하나의 문과 창으로 이루어진 작은 단위의 패널들이 유닛이 되어 결합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를 통해 자신과 끊임없이 마주하며, 문 앞에 서 있는 스스로와의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

그가 사용하는 ‘목탄’이라는 재료는 무광의 깊은 어둠을 표현할 수 있는 매체로써, 긁고 비비고 화면에 정착시키는 반복적인 수행의 과정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켜나가는 시간성을 지닌다. 숯을 나무라는 한 존재의 주검으로 해석해 본다면, 죽음에 대한 의식인 ‘화장(火葬)’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므로 캔버스 화면 위에, ‘나무를 화장한 숯(목탄)’으로 칠하는 작가의 방식은 죽은 이에 대한 애도의 한 형태이며, 작가 본인의 트라우마를 극복해나가고자 하는 노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동국 작가의 이번 전시는 그가 세상에 작가로서 선보이는 첫 번째 관문으로써. 자신의 두려움을 대면하고 ‘삶과 죽음’이라는 존재 본연의 물음으로 돌아간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감염병과 기후변화, 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시대적인 환경 속에서, 이처럼 근원적인 삶과 죽음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관객 개개인에게 하나의 화두로 던져질 수 있기를 바란다.

 

 

아파트_나무패널에 목탄_181x66cm_2021

 

 

누나와 두기두기_캔버스에 목탄_61x73cm_2021

 

 

밥솥 화장_밥솥에 목탄_22x22x30cm_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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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902-한동국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