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기 초대展

 

환상적인 인간과 자연의 조화

 

공존-유_194.0.0x130.3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2022. 7. 27(수) ▶ 2022. 8. 1(월)

Opening 2022. 7. 27(수) pm 6

서울특별시 종로구 인사동길 34-1 | T.02-736-6347

 

http://insaartplaza.com

 

 

공존-유_194.0.0x130.3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환상적인 인간과 자연의 조화

 

예술은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활동이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그 창작자의 마음을 절로 느끼게 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예술작품을 통해 창작자와 소통하고 공감하게 된다. 강철기 작가의 회화작품도 이러한 예술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작품들은 초현실적인 방법으로 감상자를 인간과 자연이 어우러진 즐거운 환상 여행으로 안내한다. 어쩌면, 강 작가의 이번 작품은 벌써 3년째 들어선 코로나 팬데믹으로 불편하고 우울한 일상에 위안과 희망을 선사하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번 전시가 기대되고 반가울 수밖에 없다.

강철기 작가는 그동안 전통문화, 특히 우리의 토속적인 전통미학을 주제로 30년 넘게 색채로 천착해 왔다. 신석기 시대부터 우리 조상이 음식이나 식량을 보관해온 옹기, 전통 한옥이나 고가구에 달린 원형의 문고리, 한옥의 지붕을 구성한 기와에 나타난 다양한 문양, 부드러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한국의 고궁 등 한국의 전통 공예와 건축을 모티브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를 조형화해온 투철한 역사의식의 화가다. 그동안 그는 공예와 건축을 창작한 장인처럼 치밀하면서도 꼼꼼한 태도에 의한 조형예술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를 앞두고 2017년에 가진 '조선 선비 견문록'이라는 개인전에서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로마의 성 베드로 성당,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인도의 타지마할, 베니스의 라보나 광장,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전 등 서양의 전통 건축이 조화를 이룬 한국과 서양의 전통문화가 조화를 이룬 독창적인 세계가 소개되었다.

이번 강철기 작가의 회화작품은 이와 같은 작품세계에서 많이 벗어난 느낌을 준다. 무엇보다 모티프에서 종전에는 없었던 동물과 인물의 등장은 낯설면서도 새롭다. 특히 주제적인 측면에서 이전의 '역사'와 '전통'에서 '자연'과 '평화'로의 전환은 큰 진전이고 새로운 의미가 있다. 이러한 주제의식의 변화와 함께 이전의 장인 태도를 반영한 꼼꼼하고 치밀한 '공력'에서 자유롭고 편안한 '자율성'으로 전환한 형식적 변화, 그리고 드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동물들과 아이들, 구름이 어우러진 초현실적인 구성은 신선한 충격을 와닿는다.

 

 

공존-유_194.0.0x130.3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이번 작품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조형적 특징을 보인다.

첫째, 화면의 주조색은 모노톤(Monotone)이다. 모노톤은 하나의 색상을 말한다. 한두 가지의 색상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같은 계열의 색채로 명암을 표현하는 특징이 있다. 이런 모노톤은 이전의 작품에서보다 강하게 드러나 있는데, 다양한 색채들이 구성된 화면보다 색채 감정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특징을 보인다. 모노톤의 화면에 같은 색조의 명도 차이로 인물이나 동물, 사물의 존재감을 드러낸 방식도 흥미롭다. 마치 오래된 사진 같은 느낌을 준다.

둘째, 넓은 하늘이다. 그런데 그림 속의 하늘은 실제와 같은 깊이감이 생략된 평면 자체이다. 이는 대상의 재현이 아닌 마음의 표현으로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정신적 공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하늘의 깊이감으로 인해 주제가 약해지는 현상을 방지하는 의도도 있다.

셋째, 크기와 형태를 달리하는 반복적인 같은 동물의 이미지다. 동물은 말, 기린, 돌고래, 소, 개 등 우리에게 친근한 동물들이다. 그의 그림에서 동물은 자연과 생명을 상징한다. 과학기술 문명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잃어가는 자연과 생명에 대한 소중한 가치를 담보한 모티프다. 강 작가는 우리와 친근한 동물을 실제보다 크게 확대하거나 실제보다 작게 그림으로써 같은 소재라도 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거대한 크기에 세부적인 묘사까지 곁들인 클로즈업 이미지는 위압감과 실재감을 강조하지만, 크기도 작고 묘사마저 생략된 실루엣 이미지는 상실과 소멸을 느끼게 한다. 비록 동물 이미지이긴 하지만, 동물로 인간세계를 표현한 우화(偶話)처럼 우열과 빈부 같은 인간 사회를 풍자하는 듯하다.

 

 

공존-유_194.0.0x130.3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넷째, 구름과 아이들의 데페이즈망(dépaysement)적 구성이다. 데페이즈망은 '전치(轉置)' 또는 '전위법(轉位法)'이라 불리는데, 본뜻은 '나라나 정든 고장을 떠남'을 뜻한다. 어떤 물체를 본래 있던 곳에서 떼어내 이질적인 상황에 배치함으로써 기이하고 낯선 장면을 연출하는 특징이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강철기 작가는 하늘에 떠 있는 구름 위에 아이들이 노는 모습과 결합시켰다. 현실적으로 전혀 불가능한 구름과 인간의 조합은 하늘을 날고 싶은 동심을 가상으로나마 실현한다. 이러한 작품은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Rene Magritte)가 즐겨 표현한 구름에서 볼 수 있다. 예컨대 마그리트의 <승리>에서 열린 문 사이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은 강 작가의 그림에서 아이들을 태운 구름과도 같은 데페이즈망의 표현이다. 하늘 위에 떠 있는 하얀 뭉게구름 위에서 폴짝 뛰어오르거나 달리거나 줄넘기 등의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간직한 소중한 동심의 세계다. 동심은 과거의 기억일뿐 현실일 수는 없다. 이러한 초현실성은 같은 화면에 표현된 다양한 크기의 동물들과 어우러져 전혀 새로운 감정을 환기시킨다.

다섯째, 원형의 문고리다. 문고리는 문의 손잡이를 뜻한다. 우리 민족은 전통적으로 둥근 고리 형식의 문고리를 주로 사용해 왔다. 나무로 만든 커다란 대문은 물론 방과 바깥의 통로인 방문은 물론 옷장 같은 가구의 문에도 원형 고리가 사용되었다. 이 문고리를 문에 부딪혀서 노크해 초인종처럼 주인을 부르기도 했다. 이러한 전통의 문에는 우주철학이 담겨 있다. 즉 문의 사각형은 땅을, 고리의 원형은 하늘을 상징한다. 우주의 조화를 문으로 표현한 것이다.

작가의 그림에서도 문고리는 이러한 우주의 조화와 함께 소통의 의미를 지닌다. 문고리는 벽으로 차단된 공간의 통로를 왕래할 때 반드시 잡을 수밖에 없다. 즉, 문고리는 차단된 공간의 통로를 여는 '물리적 이동'의 매체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세계를 여는 '심리적 소통' 매체의 기능도 갖추고 있다. 후자는 작가의 그림에 갖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러한 특징으로 이루어진 이번 강철기 작가의 작품은 자유분방한 붓질에 의한 우주 자연과 인간의 조화, 전통의 상징이자 소통의 매체인 문고리, 현실과 기억을 넘나드는 초현실적인 구성을 통하여 새로운 조형적 가능성과 철학적 의미를 보여준다. 특히 하나의 동물을 다양한 묘사와 생략의 표현으로써 자연의 질서인 생성과 소멸을 보여주는 조형세계는 참신하다. 이러한 강 작가의 작품세계를 많은 분이 소통하고 공유하기를 바란다.

 

김이천 / 미술평론가

 

 

공존-유_194.0.0x130.3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공존-유_194.0.0x130.3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공존-유_259.0x181.8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공존-유_259.0x181.8cm_캔버스위에 유채_2022

 

 

 

 

 
 

강철기 | Kang Choul Gee

 

중앙대 예술대학원 조형예술학과 서양화 졸업 | 추계예술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 졸업

 

개인전 | 26회 | 서울. 부산. LA. 에리조나. 뉴욕. 북경. 상하이. 나가사키

 

단체전 및 기획초대전 | 벡스코아트페어 (벡스코무역센타. 부산) | 서울아트페어 (삼성동무역센타 코엑스. 서울시) | 한국현대미술 북경아트페스티벌 (지고미술관, 북경) 외 550여회

 

심사 및 운영위원 |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30여회

 

백석대학교 강사 역임 | 송파미술가협회 회장 역임 | 한국미협 행정국장 역임 | 추계예술대학교 강사 및 겸임교수 역임

 

현재 | 한일미술교류회협회 회장 | 한국미협 서양화1분과위원장 | 사)한국미술협회, 송파미술가협회고문 | 광화문아트포럼운영위원 | 한일미술교류회

 

작품소장 |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아트뱅크, 대전천안지검, 아산병원, 노원문화예술회관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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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0220727-강철기 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