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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강 展
The Vaguelette Variations : 서로 다른 춤을 추더라도
갤러리이든 Gallery Eden
2022. 7. 13(수) ▶ 2022. 8. 13(토) 서울특별시 송파구 백제고분로41길 42-19 | T.02-6958-5385
여기 영원히 이어지는 파도, 어둑어둑한 바다와 꺼질 줄 모르는 달빛이 있다. 여인은 끝없는 잔물결 사이를 유영하며 느릿하게 춤을 춘다. 그러다 일순간 당신과 그 주변에 시선을 고정한다. 자신의 팔을 가볍게 쥐고 있는 그는 언뜻 연약해 보이나 어딘가 강인한 얼굴을 지녔다. 그런가 하면, 그가 무릎을 끌어안자 두려움을 내재하는 듯하면서도 알 수 없는 평온함이 피어오른다. 이제 쉬이 읽어내기 힘든 무표정 너머로 한쪽 가득히 펼쳐진 회화를 보자.
한편 작가가 또 다른 세계와 환상 속에서 마주친 오브제들은 현실의 층위에 실재하게 됨으로써 공간성을 연장한다. 이들은 무뎌진 조합이 되기를 거부한 채, 마치 뒤섞인 파도의 거품처럼 서로의 안전한 지지체로서 작동한다. 이와 같이 각자의 시차를 넘고 상호 인도하며, 회화와 병치되는 점토 작업은 전시장의 총체적 공명을 가능케 한다. 그뿐만 아니라 캔버스 내부로부터 출발한 라인 드로잉은 시선의 흐름을 무한히 팽창하며 전에 없던 차원을 드리운다. 이렇게 탄생한 평행우주는 붓질로 환원된 솔직함과 작가가 내뱉은 숨에 기반을 두고 있다. 바로 이곳에 ‘흔들리긴 해도 꺼지진 않는’ 1) 것들이 프레임 안팎으로 놓인다. 그렇기에 이 결과물은 설익은 도피처라기보다 어떤 시점에서 바라보아도 충만한 장소다.
전민지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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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메일에 등록된 모든 이미지와 글은 작가와 필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 vol.20220713-지강 展 |